12월 11일 한국기원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제7기 박카스배 천원전 결승5번기 제4국에서 조훈현 9단은 297수까지 가는 접전
끝에 '소년장사' 송태곤 3단에 흑 5집반승을 거두고 결승5번기의 향방을 원점으로 되돌려 놓았다. 이로써 천원전의 우승자는 내년
1월 6일 벌어지는 최종국 단판 승부로 판가름나게 되었다.
극심한 컨디션 난조 속에 2, 3국을 연패함으로써 1대2로 벼랑에 몰린 가운데 맞이한 이날 대국에서 조훈현 9단은
초반 좌변 전투에서 흑55의 강수가 주효하여 리드를 잡았으나, 중반 이후 송태곤 3단의 끈질긴 추격에 덜미를 잡혀
좌상 일대에서 손해를 보는 바람에 한때 승패불명의 혼전에 몰리기도 했다. 그러나 종반 송태곤 3단이 우변과 중앙 끝내기에서
잇달은 실착(백196과 206)을 범한 데 편승해 신승을 거두었다.
조9단은 국후 인터뷰를 통해 "피로 누적과 독감 때문에 최악의 컨디션이어서 패국을 각오했는데, 운좋게 1승을
건졌다"면서 어려웠던 격전의 소감을 털어놓았다.
한편, 생애 첫 타이틀 획득의 영예를 뒤로 미룬 송태곤 3단은 "마지막까지 희망이 있는 바둑이었는데, 막판
끝내기에서 어이없게 실족한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만약 오늘 송태곤 3단이 승리했다면 이창호 9단 이후 처음으로 조훈현을 상대로 후배기사가 타이틀을 따내는 역사적
순간이 될 뻔했다. 그래서인지 이날 한국기원 검토실에는 많은 기사들이 몰려들어 대국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대국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대국을 마치고 미소를 짓고 있는 조훈현 9단.
조훈현 9단이 힘겨운 승부였다는 듯 대국후 땀을 훔치고 있다.
오늘 승리로 조훈현 9단은 최근 천원전
결승3국(대 송태곤)과 국수전 도전자결정전 1, 2국(대 조한승)에서 당한 3연패의 사슬을 끊고 심기일전할 계기를
마련했다.
또한 이날 값진 1승을 추가함으로써 올 전적 57승23패를 마크, 조한승 5단(56승15패)과의 다승왕 경쟁에서도
한발 앞서가게 되었다.
반면, 시즌내내 승률1위를 질주해오던 송태곤 3단은 이날 패배로 조한승 5단에게 승률1위 자리 마저 내주게 되어 두
기사의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용궁에 탈출한 '바둑황제' 조훈현이 불사조의 저력을 발휘하여 무서운 신예의 기세를 잠재울지, '소년장사' 송태곤이 이창호 이후 조훈현을 꺾고
타이틀 홀더에 오르는 첫 영광의 주인공이 될지-, 운명의 천원전 결승 최종국은 내년 1월 6일 한국기원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