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우승상금 2천만원을
거머쥘 ‘가면의 기사’가 가려진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세계 최대의 인터넷기전 동양생명배 타이젬바둑오픈이 12월 17일(수요일) 밤 9시, 한국의
속기약해 9단 대 중국의 tanna1984 9단 대결로 우승자를 가리면서 대단원 막을 내린다.
인터넷바둑사이트 타이젬이 만든 동양생명배는 출범부터 화제에 올랐다. 총규모 1억 5천만원에 본선에 오른 32명을
순위에 따라 나눠주는 총상금만도 1억원을 웃도는, 바둑사상 최초의 인터넷 오픈기전이란 점도 놀랄 만한데, 기존의
대회방식을 깨고 실명이 아닌 익명이나 다름없는 아이디(ID)를 내세운 대회라는 점은 파격 그 자체였다.
바둑계 관행을 깬 파격은 신선한 만큼 네티즌의 열띤 호응을 불러일으켰으나 파란도 몰고왔다. 대회 공인 문제를
두고 한국기원과 이견을 드러냈으며, 한국기원이 소속 프로기사가 동양생명배에 참가한 것이 밝혀질 경우 징계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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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만원의 우승상금을 차지할 가면의 기사는 누가 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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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겠다고 발표하자 조훈현 9단은 바둑을 업으로 삼는 프로기사에게 바둑을 금하는 조처에 반발해 “그렇다면 나부터 징계하라”는
의사를 밝히는 등 파문이 적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한국기원은 첫 대회를 묵인하는 선으로 한발 물러섰고 이미 타이젬 9단을 획득한 상당수의 프로기사가 예선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일본의 프로, 아마기사가 총집결한 예선전은 말 그대로 ‘인터넷 바둑전쟁’이었다. 일설에 따르면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정상급 기사들이 본선에도 오르지 못하고 줄줄이 탈락했다고 한다.
특히 중국 인터넷바둑의 전설적인 기사 ‘용비호’도 참가했으나 예선 결승에서 다 이긴 바둑을 마우스 미스로 실족, 분루를
삼킨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 10월부터 중국 청풍 사이트에 나타난 아이디 명 ‘용비호(龍飛虎)’는 중국의 속기천재 뤄시허((羅洗河) 9단을
6승2패로 쓰러뜨리는 등 중국바둑의 내로라하는 고수들을 줄줄이 제압하며 단숨에 유명스타로 떠올라 각종 신문매체 뿐 아니라
CCTV에서까지 그를 소재로 한 프로그램을 제작할 정도로 선풍을 일으킨 인물. 그런 신비에 휩싸인 용비호도 동양생명배에서는
쓴잔을 마셨다.

▲중국 tanna1984가 Jr99를 꺾고 결승전에 오른 대국을 서능욱 9단이 화상으로 생중계 해설하고
있는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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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370명의 타이젬 9단이 9월말부터 한달간 예선을 거쳐 32강을 선발한 뒤 본선은 스위스리그로 매주
치러졌다.
본선 32강에 진출한 중국기사는 6명. 중국바둑통에 따르면 이 가운데에는 중국바둑 최정상인 6소룡 10소호의
프로기사도 끼었다는 소문도 있다고 한다. 본선 4전 전승으로 결승에 진출한 tanna1984 9단이 그들 중
한명이 아닐까 하는 추측이 난무한 가운데 한국의 속기약해 9단도 그 실력으로 볼 때 빅4(이창호-이세돌-조훈현-유창혁
9단)급 수준으로 짐작돼 과연 익명의 가면을 쓴 기사가 누구냐에 팬들은 한껏 궁금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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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가지 재미 요소는, 타이젬 바둑은 세계 최초로 바둑에 경마나 경륜처럼 사이버머니를 건 베팅기능을 넣어 관전 재미를
배가하고 있는데 이 점도 쏠쏠한 관전 포인트. 동양생명배가 열전에 돌입하면서 베팅 사이버머니가 100억에 이르는 등 대국이
정점으로 치달으면서 연일 베팅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바둑네티즌은 한국인이냐 중국인이냐?
오는 12월
17일 밤 9시 타이젬 대국실 생중계 대회서버에서 열리는 최종 결승전에서 판가름나게 된다. 이 대국은 타이젬 대국실과
바둑TV를 통해 생중계, 생방송되며 이에 앞서 12월 16일 같은 시간에 3,4위전이 치러진다.
최종 결승전 인터넷 생중계를 맡은 서능욱 9단은 "최종 결승전이 한중전이 된만큼 흥미진진한 승부가 될 것 같다"며 "그동안
대국을 살펴본 결과 객관적 전력에서는 조금이라도 tanna1984가 유리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서9단은 “tanna1984의
기풍과 대국 스타일이 중국의 뤄시허(羅洗河) 9단을 떠올리게 한다”며 “한국 바둑팬들의 열띤 응원과 속기약해의 선전으로 한국
선수가 이기기를 개인적으로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동양생명배는 익명을 최대한 보장하는 베일에 가린 대회인 만큼 우승상금도 온라인으로 전달하며 당연히 별도의 오프라인 시상식도
없다. 타이젬 유준열 대표이사는 “동양생명배가 끝나는 대로 내년 상반기에 이와 비슷한 규모로 제2의 대회를 또 열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바둑도 본격 인터넷시대가 열리고 있다.
TYGEM/정용진 sodol@tyge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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