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지나 홍콩영화의 주된 스토리 중 하나가 생전 듣지도 보지도 못한 무명의 한 촌객이 '무림고수'를 죄다 물리치고 한순간에 정상에 등극하는 내용이다. 조선시대 바둑계에 이런 드라마틱한 인물이 실제로 존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 인물은 바로 '조선 제일의 바둑 고수' 정운창이다.
영남대 한문교육과 안대회 교수는 최근 '조선의 바둑계를 평정한 국수(國手), 정운창(鄭運昌)'이라는 논문에서 정운창의 바둑 인생에 대해 조명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전라도 바닷가 보성 시골뜨기 무명기사였던 정운창은 일거에 당시 조선 최고의 기사였던 김종귀를 이기며 최고자리에 오르게 된다. 차곡차곡 계통을 밟아서 국수의 지위에 오른 것이 아니라 당시 최고의 지위에 있던 사람을 단번에 '묵사발' 내면서 하루 아침에 온갖 명예를 거머쥔 것이다. 무명의 신인에서 어느날 갑자기 챔피언 타이틀을 허리에 차는 스포츠 스타와 다를 바 없다.
정운창은 보성에서 한양으로, 한양에서 다시 평양으로 가서 기존의 바둑고수들을 모조리 물리치고 제왕의 자리에 오른다. 한 시골뜨기 무명기사가 어느날 전국의 수많은 유명기사들을 물리치고 조선 제일 기사로 군림하게 되는 것이다. 그 당시 정운창의 명성은 지금의 이창호 9단과 겨루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독보적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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