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이젬 공식랭킹 1위인 '우정과 ♡'(왼쪽)이 타이젬 유준열 대표이사에게 공로상을 수여받고 있다. |
1018전 757승 246패 15무. 랭킹 포인트 35,710점. T-포인트 1,310원.
타이젬 공식랭킹 1위인 ID '우정과♡'의 대국실 회원정보에 담겨 있는 내용이다. 분명 며칠전까지만 하더라도 ID '350yard'와 함께 타이젬에서 유일한 베팅신이었던 우정과♡이 '거지'가 되었다. 올인을 했다가 망하기라도 한 것인가. 타이젬 랭킹1위인 우정과♡이 2004년 새해 그동안 자신이 모았던 30억원의 T-포인트를 타이젬 회원들에게 모두 방출했다. 타이젬 랭킹 1위를 지키는 것도 쉽지 않은데, 힘들게 모은 T-포인트를 모두 나누어주는 일까지.
타이젬은 공식랭킹 1위로 그동안 타이젬에 많은 기여를 한 점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지난해 12월 29일 공로패를 전달했다. 이날 타이젬을 방문한 우정과♡을 만나 바둑과 개인적 가치관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또 새해 벽두 T-포인트를 방출하는 이벤트를 계획하게 된 동기도 살펴보았다.
인터넷의 특징인 익명성 보장을 위해 개인적인 신상에 관련되는 질문은 가급적 피했으며 얼굴 역시 모자이크 처리한 점 당사자와 회원들에게 양해구한다.
-타이젬 공식랭킹 1위로 2003년을 마감했는데, 소감 한 마디.라이브바둑에서 처음 인터넷 바둑을 둘 때만 하더라도 ID '좋은인연' 님이 공식랭킹 1위였다. 그 당시 좋은인연 님과 치열한 랭킹다툼을 벌여서 마침내 1위가 되었고 좋은인연 님은 1위 자리에서 물러나자마자 그대로 탈퇴했다. 그 때 쌓은 랭킹포인트를 토대로 꾸준하게 바둑을 즐기다보니 어느새 공식랭킹 1위에 오르게 되었다. 나보다 강한 9단도 많을 텐데 1위로 한해를 마감해서 기쁘다.
-바둑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초등학교 1학년 때인가 2학년 때인가 우연하게 TV에서 바둑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KBS인지 SBS인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바둑을 보는데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서 부모님에게 바둑학원을 보내달라고 졸랐다. 부모님이 바둑학원이 너무 멀다고 김수영 사범님이 강의한 바둑 비디오테이프를 사 주셨다. 2학년 말쯤에 부모님이 바둑학원을 보내줘 학원에 가서 테스트를 해보니 13급이라고 그랬다. 1년 정도 학원에 다녀 3학년 때 1급이 되었다.
-인터넷 바둑은 언제부터 두었나?
초등학교 3학년 때 천리안 통신에서 처음으로 인터넷 바둑을 두었다. 그 이후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터넷 바둑을 도통 못 두다가 라이브바둑이 막 생길 때 다시 인터넷바둑을 접하게 되었다. 이후 라이브바둑이 타이젬과 통합되면서 꾸준하게 인터넷 대국을 즐기게 되었다.
-라이브바둑을 알게 된 계기는?
주위에 바둑두는 친구들이 라이브바둑이 좋다며 추천을 해줬다. 천리안 통신 이후 라이브바둑이 처음이라서 다른 바둑사이트는 거의 들어가 보지 못한 탓에 타사이트와 비교는 힘들지만, 지금 현재 대국 프로그램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
-인터넷 대국은 보통 몇판 정도 두는가?
일주일에 많이 둘 때는 30판 정도 두는 것 같다. 사정상 접속을 못할 때도 있으니까 평균적으로 한 15판 정도. 하루에 3판 정도는 두는 편이다.
-인터넷 대국이 기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가?
속기가 약한 편인데, 인터넷 대국을 두면서 감각이 많이 길러졌다. 적잖은 도움이 된 것 같다.
-주로 타이젬 대국실에 접속하는 시간은?
일과가 끝나는 한밤 중에 접속한다.
-타이젬 9단들의 평균 기력은 어느 정도인 것 같은가?
내 실력이 9단의 평균 정도 되는 것 같다. 전에 누군가에게 프로기사 약 200명 중에 100명은 타이젬에 들어온다는 얘기를 들었다. 가끔씩 들어오는 아이디도 포함한 것이긴 하지만 타이젬 9단이 얼마나 강한지 잘 보여주는 말 같다. 연구생 출신의 아마강자들과 프로기사들 외에는 9단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동양생명배 우승자알아맞추기에서 35.1%라는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하며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오른 바 있다. 하지만 결과는 3승2패로 11위에 그치는 부진을 보였는데?
동양생명배 본선진출자가 모두 강해 승부가 만만치 않았다. 굳이 변명을 하자면 그 당시 지독한 감기·몸살로 인해 최악의 컨디션에서 바둑을 두어야했다. 그 와중에 ID hjh8902와 둔 2회전에서 어이없는 마우스미스를 범하면서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아쉽다.
-타이젬에는 고수들도 많지만, 초중급자도 적지 않다. 이들을 위한 기력 향상의 노하우 한가지만 알려달라.
연구생이 아닌 학생이나 직장인들은 모두 바둑공부를 할 시간적인 여유가 많지 않다. 때문에 짧은 시간에 효율적으로 공부를 하는 것이 좋다. 가장 좋은 방법은 바둑을 많이 두는 것이다. 특히 속기바둑을 권하고 싶다. 중급자들은 수읽기 실력이 비슷하기 때문에 대국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감각이다. 전투에 이기기 위한 힘은 좋은 감각에서 나온다. 속기바둑을 두면서 감각을 기르다보면 어느 순간에 기력이 늘고 있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그러면서 바둑책이나 인터넷 강좌를 보면서 이론을 습득하면 원하는 기력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타이젬에 접속해서 주로 어떤 ID들과 대국을 하는가?
대국자는 전혀 가리지 않는다. 우선 접속을 해서 기력순으로 정렬을 하면 랭킹포인트 순으로 9단 리스트가 정렬된다. 여기서 초청 가능한 아이디를 대상으로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대국 신청을 한다. 그래서 가장 먼저 대국신청을 수락하는 9단과 대국을 한다. 하루에 동일 대국자와는 2판 이상 안 둘려고 한다. 많은 9단들과 다양한 경험을 하기 위해서다.
-새해 첫날에 30억원에 달하는 T-포인트를 모두 방출했다. T-포인트를 방출한 동기는?
처음에는 20억원일 때 T-포인트를 모두 풀려고 했다. 하지만 30억원이 되어서 베팅신 아바타를 한번 보고 싶어서 꾸준하게 모았다. T-포인트가 20억원일 때만 하더라도 하루에 5억원씩 대국방에 들어온 회원들에게 나누어주곤 했다. 하지만 나누어주다가 머니가 부족할 경우도 있었는데, 그 때 일부 회원이 9단이 '돈 욕심이 있다', '머니도 안 푼다'며 비난을 해 난처했던 적이 여러번 있었다. 30억원을 모으기로 마음 먹은 후부터는 머니를 잘 풀지 않았지만 그 전까지만 하더라도 자주 풀었기 때문에 억울한 마음이 없지 않았다. 30억원이 되면 아바타를 한번 보고 모두 풀면 웬만한 회원들에게 어느 정도 금액이 돌아갈 것 같았다. 그래서 평소 9단들이 머니를 풀지 않는다는 오해도 씻고, 새해부터 새롭게 시작한다는 기분으로 그동안 모은 머니를 모두 다 풀게 되었다.
-갖고 있는 모든 T-포인트를 풀었는데 아쉬움은 없는가?
아쉬움보다는 혹시 누구는 머니를 푸는데, 누구는 풀지 않느냐는 정서가 일어 혹여 다른 9단들에게 피해가 갈까봐 걱정된다. 공식랭킹 1위가 9단을 대표하지는 못하겠지만 심정적으로는 9단을 대표해서 머니를 푼 만큼 다른 9단들에게 악의를 품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리고 9단은 바둑만 많이 두면 어느 정도까지는 머니를 모을 수 있기 때문에 아쉬움은 크지 않다.
-30억원이 되어서 베팅신 아바타를 본 소감은?
개인적으로 베팅 9단 아바타가 더 마음에 든다.(웃음)
-2003년 모두 끝났고 2004년이 시작되었다. 새해 목표는?
2003년은 우선 바둑만 생각할 때 만족스러운 한해였다. 타이젬에서 초절정 고수로 소문난 아이디와 대국도 자주 하고 승률도 괜찮았고 연말에 이런 공로상도 받으니 기분이 좋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하는 일이 잘 안 풀려 힘든 한해였다. 내년에는 타이젬에서 좋은 성적 거두고 개인적으로도 좋은 결실을 맺고 싶다. 타이젬에서 동양생명배에 이어 제2의 인터넷기전인 동양증권배를 개최한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그곳에서 우승 한번 해보고 싶다.
TYGEM/최철용 a4g@tyge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