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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재, "조훈현 국수님, 정말 고맙습니다"

조훈현 9단에 2점 지도기 받아

2004-12-14 오후 6:21:09 입력 / 2008-01-25 오후 4:48:42 수정


▲ 조훈현 9단(오른쪽)이 김용재 씨와 벌인 지도대국 장면.


조훈현 9단과 김용재 씨의 지도대국. 승자와 패자가 존재하지 않는, 한 바둑가족일 뿐이었다.

12월 14일 타이젬 본사에서 조훈현 9단이 청각장애인 김용재 씨를 상대로 두점 치수의 지도대국을 벌였다.

11월 3일부터 청아모(청년아마바둑모임)에 의해 김용재 씨의 사연이 타이젬에 소개되자 지금까지 3백여명이 성원을 보내주어 약 7백4십만원의 후원금이 걷힌 상태이다.
인터뷰 과정에서 김용재 씨는 "가장 존경하는 프로기사는 조훈현 9단이고 시력을 완전히 잃기 전에 지도대국을 꼭 한번 받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이날 대국은 타이젬이 김용재 씨와 조훈현 9단간의 지도대국을 주선해 이뤄진 것.

김용재 씨는 어릴 적 불의의 사고로 청각을 잃었고, 올해 망막색소상피변성증(망막세포변성·시신경세포 가운데 간상세포의 수가 줄어들어 시야가 점차 좁아지거나 희미해져 최악의 경우 시력을 잃는 희귀 질병)에 걸려 시력까지 잃어가고 있는 상태다.

이날 벌어진 조훈현 9단과의 지도대국에서 김용재 씨는 대국판에 돌을 올려놓을 때마다 놓고자 하는 곳 근처에 돌을 놓은 후 흑색과 백색을 확인하고 제자리에 다시 밀어 넣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였다. 일생일대에 한번밖에 없을, 그토록 소원하던 조훈현 국수와의 지도기를 받아 최선을 다한 결과 김용재 씨는 흑 1집을 남기는 감격을 누렸다.

청아모 회장 황인성 아마 6단과 청아모 회원 이승현 아마5단이 타이젬 대국실 고수1방에서 이 대국을 문자 해설했고, 국후 조훈현 9단이 또다시 음성복기해설을 통해 대국을 분석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한편 위성 바둑방송 '스카이 바둑'에선 이날 지도대국을 촬영했고, 이는 내년 1월 1, 2일 이틀간에 걸쳐 '스카이 바둑'에서 볼 수 있다.


다음은 김용재 씨, 황인성 아마 6단, 조훈현 9단 인터뷰 내용


김용재

-조훈현 9단을 직접 뵙고 지도대국까지 받았다. 평소 조9단을 가장 존경하는 프로기사라고 했는데 감회가 어떤가.
조훈현 9단과 직접 두게 되어 기분이 얼떨떨하다. 마음을 비우고 최선을 다해 두었다. 이겨서 정말 기쁘고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

-조9단의 기보를 그동안 많이 연구했을 텐데 직접 대국을 하니 어떤 차이를 느꼈는가?
조훈현 9단의 바둑모양은 변화가 많고 너무 복잡하다. 확실히 차이가 많이 난다는 것을 느꼈다.

-평소 잘 보이지 않을텐데 대국은 어떻게 하는지.
눈이 희미하게 보이지만 정신을 차리고 두었다.

-김용재 씨의 사연을 보고 청아모를 비롯해 타이젬의 수많은 회원들이 도움의 손길을 주었다. 이 기회를 빌어 그 분들께 한마디 하자면.
지도대국을 선뜻 수락하신 조훈현 9단, 타이젬의 여러 기우님들, 청아모, 타이젬 직원들, 저를 위해 힘써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황인성 아마 6단

-청아모에서 이번 이벤트를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청아모 회장으로서 소감 한마디.
우선 너무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셔서 정말 고맙다. 처음엔 이게 될까란 생각도 했었는데 기우에 불과했다. 지도대국료는 2만원인데 3, 5, 7만원 등 홀수로 돈을 보내주시는 분들이 너무 많았다. 아마도 짝수로 보내면 여러 판을 지도해 달라는 오해를 할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그러신 것 같다.
청아모와 지도대국을 한 모든 회원들은 '약을 주겠다, '좋은 병원을 소개해 주겠다'며 김용재 씨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였다. 어떤 회원은 해외에서 1백만원을 송금했는데 지도대국을 끝내 거절했다. 그러한 모습들을 보며 '바둑 배우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보다 청아모 회원들이 더 고생을 많이 했다. 이 자리를 통해 청아모 회원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김용재 씨 치료의 진행상태에 대해서 말해달라.
아이디를 밝히길 거부한 타이젬의 한 회원이 1백만원을 송금해 주셨고 강남 성심병원을 소개해 줘 진단을 받았다. 그 후 조훈현 9단의 주치의 병원인 일산 새빛안과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다.

-그동안 모인 후원금은 어떻게 사용되는지.
모든 후원금은 김용재 씨의 치료에 쓸 것이다. 하지만 김용재 씨의 부친 김덕봉(64세)씨는 "경제적인 지원으론 받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어 치료비 명목으로 드릴 생각이다. 김덕봉 씨에 따르면 "실명할지도 모른다"고 했기 때문에 만약 끝내 실명한다면 그 뒤의 생활에 필요한 의료기기 구입 등에 사용될 것이다.




조훈현 9단

-지도대국을 둬보니 김용재 씨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가?
생각보다 훨씬 강하다. 몸도 불편하고 해서 이 정도까진 아닌 줄 알았는데 대국을 하는 동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진심으로 김용재 씨의 쾌유를 바란다.

조훈현 9단은 김용재 씨와의 대화가 어려워 부친 김덕봉씨와 한참 얘기를 나누었다. 조9단은 내내 김용재 씨의 건강을 걱정했고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 청아모 회장 황인성 아마6단(오른쪽)과 청아모 회원 이승현 아마5단이 타이젬 대국실 고수1방에서 조훈현 9단 대 김용재 씨의 지도대국을 문자 해설하고 있다.



▲ 조훈현 9단(오른쪽)이 지도대국이 끝나고 타이젬 대국실 고수1방에서 음성복기해설을 하고 있고 김용재 씨가 옆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다. 왼쪽은 스카이바둑에서 이 장면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



▲ 김용재 씨(오른쪽)와 부친 김덕봉 씨.




▲ 모든 일정이 끝나고 왼쪽부터 황인성 아마6단, 조훈현 9단, 김용재 씨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용재 씨는 눈이 잘 보이지 않아 카메라 위치를 손가락으로 확인하고 있다.






TYGEM / 조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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