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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하는 마음으로 바둑행사를 준비하면 쉬워요!

바둑문화 발전에 앞장선 이재윤 대구바둑협회장

2005-07-11 오후 2:12:23 입력

바둑에 있어서 아마바둑 소식은 프로의 그것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7월 8, 9일 대구에서 열린 제12회 대구-후쿠오카 바둑친선교류전도 하마터면 그럴 뻔했다. 단순히 '먹고 놀기 식'이나 '우승상금 따먹기 식'의 일반적인 행사와는 그 성격이 달랐기에 타이젬에서 이례적으로 탐방 취재를 갔다. 94년부터 12년간이나 지속되어 온 순수 민간 차원의 바둑교류전!

처음부터 이 행사에 전폭적인 지원과 참여를 해 온 이재윤 대구바둑협회장(본업은 덕영치과 원장)은 전국규모의 덕영배를 만드는 등 바둑 저변 확대에 꾸준히 노력하고 있는 진정한 바둑인이다. 현재 한국기원 이사이자, 한국기원 대구바둑협회 회장이고 월간 '우먼라이프' 발행인이기도 한 이재윤 씨와 1박2일 동안 틈틈이 나눈 이야기를 정리했다.



-이런 행사를 하면 남 모르게 힘든 일이 있지 않으신지?
(망설임없이)없습니다.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행사를 준비하고 치러왔기에 하나도 힘들지 않아요. 비록 대구시에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괜찮습니다.

-보람이 남다를 텐데요?
요즘처럼 한일관계가 민감한 시점에서도 이러한 민간차원의 교류가 있으니 좋을 일이죠. 특히 언어가 통하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즐기며 서로를 알 수 있는 게 바둑입니다. 쉽게 친해지는 경우도 많죠.
처음에는 후쿠오카 바둑협회가 우리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월드컵 할 무렵부터 달라졌어요. 한국이 펼치는 8강전 경기에 일본 사람들이 많이 응원하러 갔다고 들었습니다. 이러한 것이 민간 외교의 힘이 아니겠습니까?

이재윤 대구바둑협회장 ▶
-바둑 저변 확대만 신경을 쓰시는 줄 알았는데요.
민간 외교는 보이지 않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교류전을 통해 꾸준히 일본 사람들과 사귀면서 가고 싶어요. 민감한 시점에서도 꾸준히 사귀면 결국 국익에도 보탬이 되기 마련이죠. 게다가 바둑은 사람들에게 좋은 이미지로 알려진 두뇌스포츠이잖아요.

-이번 교류전 외에도 전국규모의 아마대회 '덕영배'를 만드셨죠. 그 밖에도 많은 바둑활동을 하시는 것으로 압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국제로타리 바둑클럽을 만들었습니다. 이 모임도 어느 새 10년이 넘었답니다. 보통 어떤 모임이 있으면 그곳 일부 회원들이 바둑모임을 만들죠. 하지만 우리는 바둑으로 먼저 뭉친 다음에 국제로타리 바둑클럽을 결성한 것이라 그 맥락이 다릅니다. 중국에서는 로타리 바둑클럽이 없지만, 대만, 일본에는 있습니다. 그들과 매년 교류전을 갖고 있죠.

-바둑을 계속 후원하고 참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한마디로 바둑은 속성이 좋습니다. 저는 바둑TV를 많이 보는 편입니다. 다른 일반 프로그램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죠. 바둑에는 진리와 과학이 있는 데 반해 다른 프로그램은 그런 것들이 없죠.
또한 요즘같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바둑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바둑을 즐기면 승부의 호흡이 저절로 몸에 베죠. 예를 들어 밤길을 가다가 앞에서 수상한 사람이 걸어올 경우, 승부 호흡이 봄에 벤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에 비해 순간적인 판단 능력이 훨씬 낫다고 봅니다.


▲ 교류전을 마친 다음 한일 선수단은 인근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주최측에서 미리 마련한 만찬에 참석했다.

-바둑이 좋은 이유가 더 있나요?
물론 있죠. 바둑이 몸에 해롭거나 그러면 안 합니다. 바둑을 즐기면 운동 부족에 걸린다고 말하기도 사람들도 있죠. 어느 정도는 맞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바둑을 두는 사람도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육체적인 건강보다 정신적인 건강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죠. 이러한 점에서 바둑은 가장 좋은 정신훈련 오락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평소 글쓰는 일도 좋아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시집도 여러 번 냈고, 특히 이번에는 특별히 '雨音'라는 책을 내셨는데요. 간단히 소개를 해 주세요.
좀 쑥스럽군요. 제가 몇 년 동안 시집을 몇 권 냈긴 했습니다. 이번에 낸 '雨音'는 '비소리'라고 이미 나와있던 책을 다시 번역한 책입니다. 일본 선수단들은 물론이고 다른 일본쪽 행사를 위해 준비했습니다. 왼쪽에는 일본어로, 오른쪽에는 한국어로 구성을 해 한국 사람이든 일본 사람이든 읽을 수 있도록 해 놨죠.

-바둑 말고도 관심 분야가 있으신가요?
자연 운동에도 관심을 지속적으로 갖고 있습니다. 소위 3대 실천 운동을 펼치고 있어요.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일회용 용품 안쓰기, 샛강 살리기' 등이 그것입니다.
저처럼 시민단체활동을 하는 가장 큰 목적은 정치인들이 법을 잘 지키고 수호하게 만들기 위함입니다. 운동의 수도꼭지를 여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운동이 제도화되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할 것입니다.

-끝으로, 현재 한국 바둑에서 시급히 이뤄야 할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바둑이 체육으로 하루 빨리 인정받아야 합니다. 이창호의 출현으로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바둑학원이 생겨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죠. 제가 가장 가슴아프게 생각하는 것은 이러한 바둑교실에서 공부한 대다수 원생들이 프로로 들어가지 못해 방황을 한다는 것입니다. 바둑이 체육으로 인정받으면 그러한 문제들이 상당히 해소될 수 있죠.
저는 그래서 프로의 지방화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기원에서 정책적으로 만든 지부(지금은 바둑협회로 바뀜)를 활성화 시켜야 합니다. 거기서 자체적으로 프로기사들을 배출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현재 지역연구생으로 한명을 뽑고 있잖아요.
맞습니다. 바로 제 아이디어였죠. 하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지방 바둑협회가 5군데쯤 있으니 지방연구생 프로기사의 문을 5명으로 확장해야 합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프로를 지망하는 꿈나무들이 굳이 서울에 가지 않아도 되고, 궁극적으로는 지역 바둑발전에도 큰 보탬이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입니다. 언젠가는 제 뜻이 받아들여지겠죠.


▲ 이재윤 대구바둑협회장(오른쪽)이 이번 교류전에서 우승한 일본에 우승 상패를 전달했다. 이데미츠 후쿠오카 바둑협회 회장이 일본 선수단을 대표로 수상.



▲ 이재윤 회장이 만찬 장소에서 "교류전이 무사히 잘 치러져서 다행이다."며, 다음 후쿠오카에서 가질 교류전을 기약했다.

TYGEM / 최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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