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40년간 수집해온 바둑 소장품을 공개한 바둑서지학자 안영이 씨. |
38년 전통의 정통바둑매거진 월간『바둑』이 창간 38주년을 맞이하여 전격 공개한 '안영이 바둑컬렉션'과 '17줄 티베트 돌바둑판'을 독점 게재했다.
바둑서지학자 안영이(安玲二·1935년) 씨가 40년간 수집해온 비장(秘藏)의 바둑 소장품을 월간『바둑』 창간 38주년과 현대바둑 60주년을 맞아 전격 공개했다.
월간『바둑』 창간 멤버로 초창기 편집장을 지낸 안영이 씨가 이번에 공개한 소장품은 고려시대 순장바둑판을 비롯하여, 중국 왕자용 바둑판, 탁본용 바둑판, 휴대용 바둑판, 돌바둑판 등 각종 바둑판, 「현현경(玄玄經)」, 최남선의 「기보(碁譜)」 등 바둑서적, 각종 휘호, 일본 중국의 대국인형, 한국 일본의 각종 바둑 잡지 창간호, 바둑만화, 바둑그림, 바둑엽서, 바둑대회 포스터, 바둑행사 티켓 등 모두 100여 점으로 사료적 가치가 높은 바둑문화재급이다. 이는 국내에서 가장 방대한 바둑관련 자료를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바둑박물관을 만들 수 있을 정도며, 앞으로 바둑사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순장바둑판의 경우 지금까지 서울역사박물관을 비롯한 전국 박물관에 전시, 공개된 것이 본지 조사 결과 20점 정도인데 안영이 씨는 단독으로 10점 정도를 소장하고 있다. 이중 연화문(蓮花紋)바둑판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고려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그밖에 천에 그려진 17줄 시킴바둑판, 반면에 금빛으로 용을 그린 중국 왕자용 바둑판, 중국 청나라 때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탁본용 바둑판, 일제시대 사용된 휴대용 바둑판, 바둑장기 겸용 바둑판, 시각장애인을 위한 맹인용 바둑판 등 시대와 국가를 넘나드는 각종 진기한 바둑판을 소장하고 있어 옛 순장바둑판 연구 및 각국 바둑판 비교연구에 도움이 될 만하다. | |  |
안영이 씨는 소중한 바둑 고서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데, 1850년경 펴낸 국내 유일의 목판본 「현현경」, 1912년 광문회에서 발행한 최남선의 「기보」, 제작 연대가 기록된 1835년판 필사본 「기보(棋譜)」, 중국 청나라 때 국수 과백령(過伯齡)이 지은 「사자보(四子譜, 1750년경)」 등 중국, 일본 바둑 고서들도 다수 있었다. 특히 미국의 인류학자 스튜어트 컬린(Stewart Cullin·1858∼1929)이 1895년 한국 순장바둑을 외국에 처음 소개한 「한국의 놀이(Korean Games)」도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바둑관련 유물과 사료를 월간『바둑』에 공개한 안영이 씨는 1965년 경우당에서 발행한 (구)「바둑」에서 기자로 출발, 67년 월간『바둑』 창간 멤버, 편집장을 거쳐 74년부터 91년까지 바둑서적 전문출판사 현현각의 대표를 지내며 바둑서적을 발간했었다. 안영이 씨는 지난 40년간 바둑관련 서적을 수집하며 연구해온 한국의 대표적인 바둑서지학자며 바둑문화재수집가로 바둑사에 획을 긋는 많은 바둑사료를 발굴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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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년 김옥균(金玉均, 1851∼1894)과 본인방(本因坊) 슈에이(秀榮)가 둔 국내 최초의 근대식 대국기보를 발굴, 화제를 일으켰다. 95년 일본 왕실 보물창고인 쇼소인(正倉院)에 소장된 세계 최고(最古)의 목제 바둑판인 목화자단기국(木畵紫檀碁局)의 출처가 한국임을 밝혀냈다. 96년 「혈(血)의 누(淚)」의 신소설작가 이인직(李人稙, 1862∼1916)과 하라(原槍七郞) 二단이 둔 국내 최고의 순장바둑기보(6점바둑)를 공개했다. 97년 인도의 시킴(Sikkim) 지역을 답사하고 돌아와 한국 순장바둑의 인도기원설과 바둑의 어원이 산스크리트어인 바-드(B dh, 괴롭히다 맹렬히 압박하다 포위하다라는 뜻)라고 주장,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2000년 우리나라 최고의 돌바둑판인 월남사지바둑판(고려시대 추정)을 발견했다. 이와 함께 신안 앞바다에서 건져낸 나무바둑판 조각이 21줄 바둑판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각종 바둑사료를 발견, 발굴해 온 안영이 씨는 그동안 바둑관련 유물과 사료의 공개를 늦춰왔는데 최근 40년간 수집, 연구해온 사료를 집대성해 책으로 발표하기에 앞서 이번에 정리, 공개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월간『바둑』 8월호에는 장 주주(江鑄久)·루이 나이웨이(芮乃偉) 九단 부부가 중국 (雲南省) 샹그리라(香格里拉)에서 태고적 신비를 간직한 17줄 티베트 돌바둑판을 직접 체험하고 베일에 싸인 티베트바둑의 전모를 소개했다.
장·루이 부부는 6월 21일부터 24일까지 샹그리라에서 열린 제1회 샹그리라 고산식물원 바둑문화제를 참관, 전시된 돌바둑판이 중국 시장(西藏, 티베트)자치구 주도 라싸(拉薩)에서 발견된 티베트 돌바둑판임을 확인했다.
티베트 돌바둑판은 1999년 4월 2일 티베트 라싸 동쪽 메드로공카(墨竹工 ) 현 송첸감포(松贊岡保, ?∼649) 왕의 출생지인 장파미지우린(强巴米久林) 유적지 지하 2m에서 발굴됐다. 이 바둑판의 제작 시기는 7세기 혹은 기원전 10세기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약 1,200년 전 또는 3,000년 전으로 만일 3,000년 전에 제작된 것이라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바둑판이 된다. 지금까지 가장 오래된 바둑판은 1952년 중국 허베이(河北)성 망도(望都)에서 출토된 17줄바둑판으로 후한 서기 182년에 제작된 것이다. 이 망도바둑판은 17줄로 귀와 천원에 꽃무늬 화점 5개가 새겨져 있으며, 바둑판의 크기는 가로세로 69cm, 높이 14cm이다. 티베트 바둑판의 제작 연대를 7세기로 짧게 잡아도 세계에서 세 번째로 오래된 바둑판이 된다.
이 돌바둑판은 가로세로 17줄이 새겨진 전형적인 티베트 바둑판으로 길이 170cm, 폭 55cm, 두께 5cm이며, 반면은 가로세로 44cm의 정방형이다. 화점의 존재 여부는 불분명하며, 바둑판 양쪽에 바둑통이 음각돼 있다. 장·루이 부부에 의하면 티베트바둑은 '미망(密芒, mimang)'이라 불리는데 '미망'은 '눈이 많다'는 뜻이다. 티베트바둑은 17로 289개점으로 돼 있으며, 145점을 소유하면 승리한다.
한편 '안영이 바둑컬렉션'과 '17줄 티베트 돌바둑판'을 게재한 월간『바둑』은 창간38주년을 맞이하여 8월호부터 지면을 대폭 개편했다.
80년대 조·서 시대를 개척한 '토종 승부사' 서봉수 九단의 진솔한 인생이야기를 담은 '서봉수 자전에세이 - 승부의 길', 바둑계의 살아있는 입담꾼 이인환의 '바둑소설(탱고킴, 제주에 오다)', 바둑의 다이내믹한 내용을 무협소설 양식으로 흥미롭게 표현한 '무협관전기', 신개념의 새연재 포석강좌 '니들이 포석을 알아?(1편 목진석의 천원 신포석)', 세계최고의 바둑고전 「망우청락집」에 게재된 진기한 사활 문제를 김수장 九단이 현대적인 해석을 덧붙여 소개한 기획강좌 '망우청락집 해제 上' 등 재미있고 유익한 바둑이야기와 독특한 상보와 차별화된 강좌로 바둑팬들의 기력을 업그레이드해 준다.
[기사=월간바둑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