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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정보배

이창호 9단과 대결한 자체가 기쁘다

기성방어하고 삼성이나 LG배서 우승하고 싶다

2005-10-12 오후 3:55:35 입력

'어린황제' 박영훈이 마침내 이창호의 벽을 뛰어넘었다. 몇 차례 국내외 대회에서 우승하는 동안 이창호 9단을 만나지 않았던 행운(?)의 사나이.

하지만 이번 제1회 물가정보배에서는 이창호를 정상에서 만나 2 : 0의 성적으로 당당히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우승한 다음날인 10월 12일 한국기원에서 박영훈을 만나 얘기를 나눠보았다.

- 국내외 대회에서 몇 차례 우승을 했다. 하지만 이번처럼 '세계최강' 이창호를 상대로 우승한 것은 처음이다. 이에 대한 소감이 남다를 텐데.
물론 기쁘다. 이창호 9단과 결승에서 만나는 자체가 좋았다. 막상 결승전을 둘 때는 편안한 마음으로 대국에 임했는데, 결과가 좋았다.

- 이번 우승 전까지 박영훈 9단은 국내대회에서 세 번(천원전, 기성전, 신인왕전) 우승했다. 국제무대에서는 지난해 후지쯔배, 올해 중환배에서 우승컵을 차지했다. 그 과정에서 결승전에서뿐만 아니라 중간에 한번도 이창호 9단을 만난 적이 없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이창호'를 만나지 않고 우승한 행운의 사나이라는 말도 나왔었다. 하지만 이번 우승으로 이러한 얘기가 더는 나올 지 않을 터. 이런 점에서 마음 고생이 없었는지.
(주변에서) 그런 얘기를 많이 들었다. 하지만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어차피 제가 성적을 내면 앞으로 이창호 9단과 대결할 기회는 많지 않겠는가.

- 제1회 중환배에 이어 벌써 올해 두 번씩이나 국제·국내 대회에서 첫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원년대회에서 우승하면 그렇지 않은 대회에서보다 훨씬 기쁜가?
별다른 느낌은 없다. 우승한다는 점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 올해 만들어진 제1회 원익배에서도 8강에 올라 있다. 원년 대회에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지금, 이 기전에서도 우승을 노려 볼만하지 않은가.
국내대회에서 원익배만 본선에 올라 있다. 그래서 전력투구하는 중이다. 그런데 8강에서 워낙 강한 세돌이형을 만났으니….

- 이번 결승전 두판을 통해 느낀 점이나 총평을 간단히 얘기해 달라.
두판 다 마지막까지 미세했다. 끝내기에서 이창호 9단이 약간 실수를 해 준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 초읽기에 몰려 그런 실수를 한 것 같다.

- 이창호와의 이번 정상 대결을 위해 특별히 공부량을 늘였다거나, 최철한 9단처럼 준비한 포석은 있었는가.
별다르게 준비한 것은 없다. 1, 2국 모두 내 스타일대로 뒀을 뿐인데, 좋은 결과를 얻은 것이다.

- 물가정보배에서 거둔 2승을 포함해 최근 이창호 9단을 상대로 3연승을 거둔 상황이다. 한판은 한국바둑리그전이므로 모두 속기전에서 이겼다. 원래 속기에서 더 성적이 좋은 편인가.
이상하게 올해는 속기전에서만 승률이 좋을 것 같다. 지난해와는 반대다. 속기전에서는 별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고, 대체로 시간이 많은 기전에서 성적을 거뒀다.

- 어쨌거나 이창호 9단을 정상에서 눌렀다. 특별한 해법이라도 발견한 것인지.
해법이나 그런 것은 잘 모르겠다. 다만 속기전에서 이긴 것이라 시간이 많은 승부에서 이기고 나서 생각해 볼 문제다.

- 아직까지 '세계최강'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창호를 이기기 위해 국내외를 막론하고 프로기사들이 '타도 이창호'를 외치며 '이창호 타파법'을 끊임없이 찾으려고 하고 있다. 박영훈 9단도 그런 편이었는가.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연구를 해 왔는가.
최근 기보를 보는 정도다. 그 이상은 없다. 다만 중요한 대국을 두기 전에는 최근보다 좀 전에 둔 기보까지 살펴본다. (기자: 학교에서 기말고사를 준비할 때 총정리 하는 그런 식인가) 맞다.

- 앞서 열린 LG정유배 결승전에서는 이창호 9단한테 거꾸로 0 : 3패로 힘도 못쓰고 졌다. 속기전이 아닌 4시간짜리 기전에서 다시 겨룬다면 자신이 있는가.
그럴 경우 지난번보다는 잘 할 것 같다.

- 후지쯔배, 중환배에서 우승했고, 삼성화재배에서 준우승했다. 세계기전 중 앞으로 가장 먼저 우승하고 싶은 기전은 무엇인가? 국내기전도 있으면 말해달라. 이유를 곁들여서.
LG배나 삼성화재배다. 하지만 두 기전 모두 올해 떨어져서 내년에나 도전해야 하겠다. 국내기전에서는 더는 욕심이 없다. 다만 현재 갖고 있는 기성전을 방어하고 싶다.

TYGEM / 최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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