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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대의 북한바둑행사 참관기①

8월 21일 북한대사관에 도착

2006-09-18 오전 10:35:22 입력 / 2008-01-25 오후 4:28:11 수정

4월, 유럽각지의 바둑계 소식을 들려줬던 한상대 교수가 이번에는 북한 주최 '제2차 세계무도대회의 바둑 소식'을 전한다 [한상대의 지구촌 바둑 기행 바로가기].

한상대 교수는 호주 팀 단장 겸 선수로 8월 22일에 북한에 들어가게 됐다. 29일까지 열리는 대회에 참가한 한교수. 과연 북한 바둑행사는 한국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타이젬에서는 한상대 교수의 북한 방문기를 차례로 연재한다. 북한 방문기는 타이젬 칼럼 '한상대의 지구촌 바둑 기행'에서 동시에 볼 수 있다.


[Prologue]

내 취미는 전 세계를 여행하는 일이다. 나는 세상의 많은 곳을 다니면서도 언제나 마음 속으로 제일 가고 싶었던 곳은 북한이었다. 그런 나에게 드디어 기회가 찾아 왔다. 북한이 주최 하는 제2차 세계무도대회에 바둑이 한 종목으로 들어가서 북한으로부터 초청을 받은 것이다. 나는 7명의 호주 팀의 단장 겸 선수로 북한에 들어 가게 되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수속을 하고 있는 무렵에 북한이 미사일 실험을 시작하여 전 세계 뉴스의 초점이 되기 시작 한다.

호주 바둑협회 초대회장이며 나와 30년 바둑 친구인 네블(Neville Smythe-호주국립대 수학교수 4단) 부부가 같이 가기로 되어 있었는데 북한이 미사일 실험을 시작하자 그들 부부는 곧 방북을 포기했다. 뿐만 아니라 나에게 지금은 위험하니까 가지 말고 다음에 가라고 간곡히 권한다. 나는 위험을 느끼지도 않았고 방문 이유가 비정치적인 바둑이기 때문에 네블의 권유를 뿌리쳤더니 소심한 네블은 그래도 나를 계속 말린다. 호주 동포 중 나와 함께 방북 하기로 한 진양일 박사(호주 연방정부 연구원)와 신명길 사장(건축업-호주챔피언, 한인바둑회장) 등도 나와 동조하여 북한에 들어가겠다는 결심을 표명하자 네블도 더 이상 말리질 못 한다.

2006년 8월 22일부터 8월 29일까지 열리는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나는 8월 20일에 중국에 먼저 들어 갔다. 북한 비자와 항공표를 준비하는데 21일(월) 하루를 잡았다. 호주에서 이미 비자를 받은 진박사와 신사장이 나보다 하루 늦은 21일에 북경에 있는 스위스 호텔에 도착하기로 되어 있었다. 북한의 고려항공이 이 호텔에 있기 때문이다. 저녁에 호텔에서 미국 CNN 뉴스를 듣는데 중국이 북한과 무비자 협정을 취소하였고 남한에서 북한 간첩이 체포된 얘기가 나온다. 아직도 간첩이 있나? 그 간첩이 태국 시민권을 얻어 외국인처럼 들어와 활동했다는 사실이 놀라왔다.

8월 21일(월)
북경의 북한대사관. 북경이 서울보다 한 시간이 뒤인 것을 잊어버리고 택시로 호텔에서 20분쯤 떨어진 곳에 있는 북한대사관에 아침 9시 반에 갔다. 대사관 정문 보초가 지금이 여덟 시 반이니까 한 시간 후에 오라고 한다. 근처를 돌아보니 북한상점들이 여러 곳 눈에 띈다. 길 건너 개성안경점 옆에 고려 찻집이란 간판이 보여서 그 곳에 갔다. 60년대 우리나라 다방을 연상하게 하는 시설과 분위기. 안 쪽으로는 조그만 칸막이 방들이 보인다. 우리나라 쌕색이를 팔길래 하나 시켜서 먹었다. 북한 여종업원이 컵에 포도 알맹이 하나 하나까지 다 나오도록 따라 준다.


▲고려찻집 내부.

9시 반이 되어 대사관에 갔더니 김일성, 김정일 부자가 백두산 천지를 배경으로 서있는 대형 그림이 입구를 압도한다. 들어가서 비자 신청을 했더니 그들이 나에 대해 벌써 알고 있다. 신청하고 약 10분 후쯤 비자가 나왔다. “아! 내가 드디어 북한엘 가는구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란 국명이 써 있는 비자를 보니까 새삼 감개가 무량해 진다. 나는 그 길로 호텔에 돌아와 고려항공에서 평양 왕복표를 끊었다. 북한 미인들이 짙은 이북 사투리로 용무를 보고 있다. 값은 380불(왕복, 세금포함) 편도는 반값이다. 우리나라 항공사는 편도를 70% 이상 받아 바가지인데…….


▲ 북한대사관 앞 고려찻집.

방북 준비가 완료 된 후에 나는 느긋한 마음으로 북경 거리로 나갔다. 중국은 이번이 나에게 7 번째 방문이다. 매년 10%이상의 고속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국가답게 갈 때마다 변화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북경, 상해 등의 대도시에도 옆 골목에만 가면 아직도 인프라(기초시설-Infrastructure)가 열악하다. 도시는 동해안을 끼고 발달하고 도시 내에서도 먼저 선진화 된 곳이 여기저기 포켓(Pocket development)으로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있는 호텔 부근은 선진화가 잘 되었으나 2 백 미터만 걸어가서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환경이 전혀 달라 진다. 전국으로 개발을 확대하려면 아직 멀어 보인다.

내가 중국인들에게 인상적인 것은 그들의 행복지수가 높아 보인다는 사실이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그들은 이를 내놓고 웃으며 살아가고 있다. 거리는 시끄럽고 인파, 자동차, 자전거가 함께 얽혀 돌아간다. 그런데 사람들 얼굴에 긴장감이 전혀 없다. 내가 거리에서 의도적으로 스트레스 받은 얼굴을 찾아 보려는 데 못 찾겠다. 서양 사람들을 이런 환경에 갖다 놓으면 자살자가 속출할 텐데. 중국이 2030년에는 국민총생산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벌써 중국이 경제적 여유가 생겨 오염문제, 서부와 중부의 개발 문제 등이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질긴 생명력의 잡초문화 중국이 경제 대국이 되면 새로운 세계 질서가 형성 될 것이다.




TYGEM / 정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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