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리그
승리한 제일화재, "영남일보 화이팅"
14라운드 제1경기 결과
2006-11-13 오전 10:31:52 입력
| 지난 11월 9일과 10일, 서울 제일화재와 대전 신성건설의 경기를 시작으로 [KB 국민은행 2006 한국바둑리그]의 최종 14라운드가 시작됐다. 포스트시즌의 마지막 티켓을 놓고 경합하는 제일화재와 신성건설의 승부는 한 치의 양보가 있을 수 없었다. 두 팀은 또 하나의 경쟁 상대 부산 파크랜드에 다만 반 걸음이라도 뒤져 있는 상태. 반상 위에 빈번히 횡행하는 타협과 절충이란 이미 고려 대상이 아니며, 승점 3점을 위해 상대를 대마몰이 하는 수 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이었다. 또한 실제로 두 팀의 4판 대국은 끊임없는 대마 공방의 대서사시였으며, 결국 서울 제일화재는 대전 신성건설이라는 대마를 포획하며 희망의 끈을 이어갔다.
대전 신성건설로써는 제 1국에서 이미 워닝 싸인을 접했다. 기선 제압을 목적으로 믿고 내보낸 1지명자 안조영이 상대 팀 와일드카드 김지석 선수에게 패배한 것. 승부의 중요성에 과부하가 걸렸을까? 두 선수의 대국은 시종 의문의 연속이었다. 대국 개시 5분만에 초반 50여 수를 합작하며 초속기로 일관한 두 선수는 반상 위에 추상화를 그려가고 있었다. 정답이 없는 논술 문제를 풀어내듯 난해한 행마를 고집하던 흑백의 수묵화는, 단 일합을 겨뤄 하변 백 모양에 침투한 안조영 선수의 흑말이 때이르게 전멸하며 첫 전투를 마감했다. 침착하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운 안조영 선수의 너무나 과감한 전략이었다.
이어 벌어진 2국에서 제일화재의 이세돌 선수는 신성건설의 김승준 선수를 초반부터 압도하며 대마사냥에 성공함으로써 완승, 제일화재는 2연승의 기분 좋은 출발을 보였다. 이튿날 열린 제 3국의 주인공은 제일화재의 송폭풍과 신성건설 최후의 보루 목진석. 이 대국의 초반 양상은 마치 1국의 것과 비슷했다. 수묵화 위에 조화를 이뤄가던 흑백은 단 한번의 기세 충돌로 선혈이 낭자한 채색화가 된 것. 얼핏 형세 불명인 상황이지만, 검토실은 조심스레 흑을 쥔 목진석의 우세를 예상했다. 그러나 이게 왠일인가, 송태곤의 시간 연장책에 잘못 응수한 목진석은 신성건설의 관계자 및 동료들을 아노미 상태에 빠뜨렸다. 잡혔던 백돌의 일부가 살아가며 형세는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것. 한 고조 유방에게 천하를 내준 항우의 맘이 그랬을까, 8개월의 대장정을 자신의 손으로 종결 짓게 된 패장 목진석은 승패를 알면서도 돌을 투척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장면을 연출했다. 송태곤의 백 4집반승.
최종 주자 안달훈 선수마저 승리한 제일화재는 이로써 신성건설의 디펜딩 챔피언 꿈을 무산시켰으며 , 아울러 인천 매일유업의 한 가닥 희망의 끈조차 끊어버렸다. 승점 3점을 추가한 서울 제일화재는 승점 16점으로 리그를 마무리했고, 4강 포스트시즌 경쟁률을 4:1에서 2:1로 끌어내렸다. 제일화재는 주말에 펼쳐지는 4강행 라이벌 부산 파크랜드의 경기 결과에 따라 포스트시즌 진출의 향방이 가려진다. 공식은 매우 간단하다. 파크랜드가 영남일보와 비긴다면 가, 파크랜드가 영남일보에게 승리한다면 불가. 서울 제일화재의 운명은 영남일보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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