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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단

이태현 '처음엔 오목으로 시작했죠'

제109회 입단대회 통과한 이태현 군 인터뷰

2007-05-21 오후 9:39:24 입력 / 2007-05-21 오후 11:23:27 수정

최근 한국 바둑은 '이(창호)-이(세돌)'가 주름잡고 있다. 여기 한국 바둑의 바통을 이어받을 큰 꿈을 가진 '이(원도)-이(태현)'가 나타났다. 5월 19일 제109회 입단대회에서 험난한 관문을 이원도, 이태현 군이 뚫은 것. 갓 입단한 이태현 군을 한국기원에서 만났다.


011 90XX XOXO. 한국기원에서 이태현 군의 연락처를 받았다. 따르릉~ 중년의 신사가 전화를 받는다. 아이고- 태현군이 아닌가보다. 알고보니 태현군 아버지. 핸드폰이 없기 때문에 아버지가 도장으로 전화를 해 약속 장소, 시간을 알려준다고 하신다.

오후 3시 한국기원. 태현군을 기다리고 있는데 '얼굴을 모르는데 어떻게 찾지'라는 생각에 슬슬 불안해 지기 시작한다. 시간은 점차 흐르고~ 결국 안절부절 못하던 기자는 다시 아버지께 전화를 넣는다. '죄송한데요, 태현군을 만날 수가 없….' 185cm는 족히 넘어보이는 얌전하게 생긴 한 남학생이 급하게 올라온다. 눈을 깜빡이면서 기자를 바라본다. '아~ 아버님, 태현군 방금 만났어요.'

1990년 1월 1일생(만 17세), 충암고등학교 2학년, 이태현 군과의 대화에 함께한다.

 

- 19일날 처음부터 성적이 좋다고 하죠? 소감이 남다를 것 같아요~
기뻐요. 하나님께, 부모님께 감사드려요. 앞으로도 열심히 하려고요. (기자 : 나중에 목표를 물어보려고 했는데, 벌써 다 대답해버리네요?)

- 아버지, 할아버지가 응원 오셨다고 들었는데요, 입단하고 나서 뭐라고 말씀하시던가요.
할아버지가 감격에 겨워 우셨어요. 어머니도요. 많은 걱정을 하고 계셨었나봐요. 어버이날 선물도 못 해드렸는데 다행이예요. ^^

- 입단대회에 여러번 출전했었나요?
예선에는 7~8번 정도 출전했고요 본선에는 두번이요. 작년에 아깝게 떨어져서 이번에 시드를 받고 본선으로 직행했어요. (기자 : 아~ 작년에 상심이 컸겠어요.) 상심이 컸던 것은 아니고요, 이번 입단대회 출전하기 전에 연구생 2조로 떨어져서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목숨 걸었죠. 연구생 2조부터 다시 시작하려면 많이 힘들거든요.

- 입단하기 전에 좋은 꿈 꿨어요? 아니면 좋은 일이 있었다거나.
저는 원래 꿈을 잘 안 꿔요. 엄마랑 할아버지랑 꿈을 꾸셨다고 하더라고요. (기자 : 꿈 이야기 해주세요~) 잘 모르겠어요. 이야기 안 해주시던걸요. 예전에 할아버지가 좋은 꿈 꾸셨는데 엄마한테 이야기하셔서 좋은 기운이 다 날아간 것 같다고요. 하하! 이런 미신 믿으면 안 되는데요. ^^ 그리고 교회에서 기도를 많이 해주셨어요. 마지막까지 믿음을 주셨거든요. 감사드리죠.

- 입단하고 가장 먼저 해보고 싶었던 것이 있다면.
저 롯데월드 한번도 못 가봤어요. 핸드폰도 없어서 사고 싶고…. 사실 입단하고 나면 바둑 공부를 더 열심히 하겠다고 생각했는데요 당분간 쉬고 싶어요. 입단하면 뭐 해야지~라는 생각 많이 했었는데 막상 입단하고 나니까 생각나는 것이 없네요.

- 그럼 입단하고 가장 먼저 한 일은?
주말이었잖아요. 주말에 교회에서 하루종일 있었어요. 교회에서 예배도 드리고 주일학교 교사 활동도 하고, 성가대 활동도 하고. 참, 저희 교회에 (최)기훈 형도 있어요. (기자 : 그러고 보니 닮은 것 같아요~) 맞아요. 해깔리는 사람 굉장히 많아요. 교회에서 축하 파티도 해줬어요.


- 바둑은 어떻게 알게 됐는지.
아버지 기력은 잘 모르겠는데요 급이신 것 같은데…. 아버지가 바둑두시는 것 보고 제가 바둑돌로 오목을 뒀었데요. 할아버지도 바둑 좋아하세요. 할아버지는 관전만 9단이예요~ 결국 바둑학원에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여동생이랑 같이 다녔고요. 저만 허장회 도장으로 가서 전문적으로 배우게 됐죠.

- 요즘 한상훈 초단의 활약이 대단했죠.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요?
한상훈 초단하고는 연구생 시절에 자주 뒀어요.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었고요. '나도 저렇게 되야지, 따라가야지'라는 생각했어요.

- 인터넷 바둑은 자주 두나요.
많이 뒀죠. 요즘에는 입단대회 준비 때문에 못 뒀어요. 아무래도 입단대회는 시간이 길고 인터넷 바둑은 시간이 짧잖아요. 이제 자주 둬야죠. 속기 기전이 많잖아요.

- 자신의 소개를 한다면. 뭐 성격적인 면이나.
좀 내성적인 것 같아요. 그런데 신기하게 성격 테스트 같은 것 해보면요 리더쉽이 있다, 활달하다로 나오더라고요.

- 이 기사에게는 배워보고 싶다?
이창호, 이세돌, 박정상 9단이요. 이창호 9단은 대국하면 제가 많이 늘 것 같고요, 이세돌 9단은 워낙 잘 두잖아요. 그리고 박정상 9단은 항상 노력하는 기사이기 때문에 닮고 싶어요.

- 이 기전에서 꼭 우승을 하고 싶다.
한국바둑리그에 엄청 참여하고 싶어요. TV에도 나오고…. 한국에 정상급 프로기사들이 밀집되어 있는 기전이 한국바둑리그 잖아요. 정상급 프로기사들하고 많이 둬 볼 수도 있어서 좋고요.

- 마지막으로 감사드리고 싶은 분이 있다면.
부모님과 할아버지요. 그리고 기도해 주신 모든 분이요. 참, 허장회 사범님도요. 제가 도장에서 자주 졸아서 혼나곤 했는데요 입단대회 하기 전에 잘 하라고, 이번에 꼭 입단하라고 음료수를 주셨어요.
TYGEM / 정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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