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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대회가 아니라 바둑축제(中)

제12회 아시아 대학생바둑선수권전 참가기

2007-11-09 오후 1:47:24 입력 / 2008-01-25 오후 4:39:01 수정

10월 22일 부터 29일까지 태국에서 제12회 아시아선수권전이 열렸다. 이중 한국팀 대표로 출전한 명지대학교 바둑학과 김지은 씨가 7박 8일간의 이야기를 전해왔다. 대회 참가기를 상, 하로 나누어 소개한다.


한국. 순조로운(?) 출발
10월 26일. 3일 동안 대회가 치러질 쿤텐대학교 체육관은 아침부터 개막식 준비로 분주하다. 세계 대학생 바둑대회와 더불어 태국 내 대학생 바둑대회도 함께 치러지기 때문에 이른 시각부터 대회장의 열기는 뜨겁다.

두둥! 드디어 개막식! 내·외빈의 축사와 더불어 태국 전통 춤 공연은 멀리까지 원정온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게다가 깔끔하고 화려한 행사 준비와 전문 MC가 사회를 맡아 진행한 개막식은 지금까지 필자가 본 아마대회 개막식 중 단연 으뜸이었다.

개막식 후 바로 대국이 개시되었다. 바둑 강국이자 한국과 라이벌 관계에 있는 중국과의 대결. 나의 대국 상대는 중국 프로 초단이어서 더욱 긴장이 되었다. 힐끔 우리 팀을 보니 다들 같은 마음이었는지 평소와 다르게 진지한 모습이었다.

제한시간은 각 1시간이며 덤은 6집반. 주목할 점은 제한시간이 각 1시간이라는 점이다. 만약 1시간을 넘기게 된다면 아무리 좋은 바둑이라도 시간패를 당하게 되는 것이다. 특이한 제한시간은 원활한 대회 진행을 도왔지만 관전자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유리한 바둑에서 시간패를 당하는 경우가 더러 있었던 것.

라이벌간의 대결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던 한국과 중국의 대결. 1장으로 출전한 (김)호석이가 중국의 XUE LEI(프로 4단)에게 시간패를 당했지만 2장인 나와 3장인 (조)경진이가 통쾌한 승리를 거둬 우승을 향한 청신호를 밝혔다. 호석이가 유리한 바둑이었는데 시간패를 당해서 진 것이 조금 아쉬웠지만 상대는 중국 프로 4단이었지 않은가. 비록 졌지만 유리했다는 것에 더 비중을 두기로 했다. 한국 뿐 아니라 바둑강국인 일본과 대만도 3승씩을 거둬 순조로운 스타트.

점심 식사 후 재개된 2국에서는 경진이가 대만 선수에게 반집패를 당해서 아쉬움을 남겼다. 그렇지만 호석이와 내가 대국을 승리로 마무리해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2회전이 끝난 상황을 보면 일본, 대만이 6승, 그 뒤를 중국과 한국이 4승 2패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3국의 대결로 압축되다
아시아 대학생 바둑대회는 총 6라운드 스위스리그전으로 진행된다. 두판씩 3일간 치러지는데 단체전 말고도 3일간 개인이 거둔 승수로 개인 시상도 하기 때문에 팀이 우승에서 멀어져다고 해도 열심히 둔다면 수상 가능성이 있다.

당초 우승 후보는 연구생 출신으로 구성된 한국, 프로기사가 두명이나 있는 중국, 대학생 최강자들만 나온 일본과 새롭게 바둑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대만이었다. 다른 국가는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어서 우승후보 4국의 미묘한 신경전은 대회기간 내내 계속되었다.

대회 이틀째날 3, 4국이 종료된 시점에서 대만은 사실상 단체전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이제 한·중·일 삼국의 싸움이다. 개인전은 필자와 일본의 사라카와가 4승을 거두고 있어서 공동 선두다. 그 뒤를 중국의 쉐이레이와 일본의 무라카미가 바짝 뒤쫓고 있다.


바둑대회가 아니라 바둑축제!
필자가 너무 바둑 대회 결과에만 치중하는 것 같아 나머지 시간을 궁금해 하시는 분들을 위해 잠시 샛길로 새고자 한다.

하루의 두판만 두면 되는 아주 여유로운(?) 진행. 하루나 이틀 만에 결과가 나오는 한국 대회와는 정말 천양지차다. 처음 하루에 2판만 둔다는 이야기를 듣고 철철 남는(?) 시간을 어디다가 써야 되는지 걱정을 많이 했었다. 하지만 이러한 걱정은 잘 짜인 대회 일정으로 기우에 불과했다.

오전 대국은 9시에 시작을 했다. 타임아웃제인 대국 규정 때문에 11시에는 무조건 대국이 종료된다. 종료 후에는 다른 나라 선수들과 대국 검토, 자유 대국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었다.

필자도 그 시간을 이용해 소중한 친구들을 만들었다. 그 중 두 명을 소개하자면 빠오와 마티라는 태국 친구들이다. 두 친구는 굉장히 친절하게 가이드 역할을 해주면서 필자를 비롯한 많은 선수들에게 태국의 좋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대국장이 위치한 쿤텐대학교는 굉장히 넓어서 산책하기가 정말 좋았다. 대국장은 10월의 더위에
익숙치 않은 선수단을 배려하듯 냉방을 아주 잘해 놓아서 오히려 추웠다. 대국장이 위치한 쿤텐대학교는 굉장히 넓어서 산책하기가 정말 좋았다. 대국장은 10월의 더위에 익숙치 않은 선수단을 배려하듯 냉방을 아주 잘해 놓아서 오히려 추웠다. 나는 그 추위를 피해서 따사로운 오후 햇살을 즐기면서 컨디션 조절을 하곤 했다.

오후 대국은 2시에 시작이 되는데 종료 후에는 주최측에서 다양한 일정을 준비해줬다. 첫 날은 각 나라의 단장, 선수들 그리고 대회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공연을 보면서 디너파티를 했다. 둘째날은 태국 대학생들을 위한 지도 다면기가 이뤄졌는데 지도기를 둬주는 사람들은 아시아 대학생 바둑 대회의 참가자들이었다.
사실 같은 장소에서 있음에도 다른 대회에 참가를 했기 때문에 친해지기가 쉽지 않은데 대국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었다. 또한 태국 대학생들은 고수와 대국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어서 굉장히 인상 깊었다고 한다. 나는 총 8명의 태국 사람들을 6점으로 지도해 주었는데 그 중 세명이 서로 친구였는지 자신의 바둑은 보지 않고 상대방의 대국을 더 열심히 구경해 결국 두명의 대마를 잡는데 성공, 나를 즐겁게 해줬다.


한국 개인전 2연패 달성!
드디어 결전의 날이다. 현재 4승을 달리고 있는 필자와 일본의 사라카와가 바둑판을 보고 마주 앉았다. 사실상 개인전 결승전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그렇지만 예상보다 부진한 한국팀의 성적 때문에 내 어깨는 한층 더 무거웠다. 그리고 일본선수와의 대국이라 그런지 어느 때 보다 승부욕에 불타올랐다. (언제나 한·일전은 흥미진진한 것 같다.)

대국시작! 이 한판으로 우승이 확정되기 때문에 서로 초반부터 시간을 물쓰듯이 하며 신중하게 판을 짜나갔다. 1시간 안에 대국을 끝내야하니 후반전으로 가자 시간에 쫓겨서 바둑을 두는 건지 바둑이 나를 두는 건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필자가 역전승을 거두었다. 이후 필자는 마지막 라운드에서도 승리를 거둬 6전 전승으로 깔끔하게 개인전 우승을 차지했다. 작년에는 박종욱 아마6단이 개인전 우승을 했다고 한다.

마지막 라운드까지 대회를 치른 결과 단체전에서는 중국이 간발의 차이로 우승을 차지했다. 중반까지 줄곧 선두를 유지하던 일본은 개인전·단체전에서 모두 준우승에 머물렀다. 한국은 아쉽게 3위.

우승
준우승
3위
개인전
김지은(한국)
XUE LEI(중국)
시라카와 유이치로(일본)
단체전
중국
일본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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