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리' 작명소에서 지은 이름이란다. 아름다울 미(美)에 마을 (里)라는데 본인도 "아름다운 마을이 뭘까요?"라며 오히려 기자에게 묻는다. 이름의 뜻은 헤아리기 어렵지만 흔한 이름은 아니어서 한 번 들으면 절대 잊어버리지는 않겠다.
11월 12일 오후 12시, 한국기원에서 42번째 여자프로기사가 된 김미리 초단을 만나봤다. 이름도 특이하지만 처음 만났는데 박지은 9단과 모습이 비슷해 더욱 놀랐다. "그런 말 아주 가끔 들었어요. 호호"
▲ 김미리 초단. | | 42번째 여자 프로기사가 되다. 김미리 초단은 1991년 3월 24일 서울 상계동에서 태어났다. 바둑교실을 하는 작은아버지의 영향으로 5살 때부터 학원을 왔다갔다 했고 6살 때 본격적으로 바둑을 배우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타이젬 5단, 큰아버지는 타이젬 8~9단이라고 한다. 바둑을 좋아하는 집안에서 프로기사가 나왔으니 경사가 아닐 수 없다. "그 동안 휴대폰이 없었는데 입단 후에 최신형으로 사주셨어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쌍문동에 있는 허장회 도장에서 공부했다. 6번 정도 입단대회에서 경험을 쌓았고 11월 6일, 제34회 여류입단대회에서 3전 전승으로 입단에 성공했다. 김미리 초단은 현재 세명컴퓨터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이며, 이슬아 초단과 절친한 친구사이라고 한다. "입단하고 나면 하늘을 날아갈 듯한 기분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평범하게 지나갔어요." | 프로기사라면 다 좋아해요! 연구생 시절, 프로기사들을 보면서 꿈꿔왔던 게 하나 있다. 바로 세계대회나 한국리그 검토실에 가보는 것. 아니 대회 우승도 아니고 어쩌다 이런 소박한 꿈을 꾸게 됐을까. "그냥 일류 기사들과 바둑에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프로기사들과 어울리는 것 자체가 저한테는 아주 큰 꿈이죠. 소소회같은 프로기사 모임에서 활동도 하고 싶고 그래요."
2개월의 연수기간을 끝내고 2009년 초에는 프로기전에 출전할 수 있다. 프로기사와 공식적인 첫 대국을 앞두고 기대되지 않는지 물어봤다. "정관장배에 나가서 좋은 성적 내고 싶어요. 한국을 대표한다는 의미도 있고 또 외국기사와 겨뤄볼 수 있는 기회잖아요. 또 국내기전에서 남자기사들과 겨루면서 제 실력을 평가해보고 싶기도 해요."
여자기사가 남자기사보다 약하다? 가장 존경하는 기사는 루이나이웨이 9단이다. 물론 이창호 9단도 좋아하지만 남자기사들과 대등한 실력으로 싸워서 이겨내는 모습이 너무나 좋다고 한다. "요즘 젊은 기사들이 성적을 내고 있는데 40대임에도 항상 열심히 하시는 모습을 배우고 싶어요."
앞으로 어떤 프로기사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김미리 초단은 "남자들과 대등하게 붙고 싶어요. 여자라서 약하다는 인식을 없애고 싶죠. 이런 말 들을 때마다 별로 기분이 좋지 않아요."라며 환경적인 요인 때문이지 절대 실력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다른 프로기사들과 마찬가지로 학원과 도장, 그리고 연구생 생활을 거치는 등 평범한 입단 전 수순을 밟아온 김미리 초단. 인터뷰가 서서히 끝을 향해 갈수록 남달리 여장부다운 기백을 느낄 수 있었다. 외모와 다르게 굉장히 씩씩하고 당찬 모습이었고, 이런 자신감과 긍정적인 생각들이 김미리 초단을 프로기사로 만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