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실수'로 불렸던 샤오미 창업자 레이쥔도 알고보니 애기가였다.

세계적인 기업 중국의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馬云)이 애기가인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는 대학 시절 바둑을 처음 두면서 바둑에 빠져들었고 마윈은 단기간에 대학 내 외국어학과에서 가장 잘 두는 최고수가 되면서 더욱 바둑에 심취하게 됐으나 대학 졸업 후에는 바둑을 둘 기회가 많지 않았다. 

마윈에 못지않게 바둑을 좋아하는 또 한 명의 기업인 중 '대륙의 실수'를 '대륙의 기적'으로 만든 샤오미(小米) 창업자 레이쥔(雷軍)도 바둑을 즐기는 애기가다. 

지난 10일, 샤오미의 CEO 레이쥔은 자신의 SNS 계정인 웨이보에 '바둑공방기교(圍棋攻防技巧)'라는 책 한 권을 소개하는 글을 올려 바둑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 책의 저자는 일본의 가토마사오로 레이쥔은 이 책과 40년을 함께 했다고 소개했다.

레이쥔은 웨이보에서 "책꽂이를 정리하다 '바둑공방기교'라는 책을 봤는데 일본의 가토마사오가 쓴 책이다. 1984년 3월 출판한 것으로 0.7위안(현재 환율 한화 128원)으로 이 책은 내가 바둑을 처음 배울 때 산 책이다. 표지는 얼마나 많이 봤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낡았다. 그해 나는 자세히 이 책을 읽은 후 친구들 사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후에 이 책을 가지고 이곳저곳을 누비며 40년이 다 되어가 다시 펴본 적이 없지만 마음 속으로는 여전히 어릴 적 바둑을 배우던 시절이 그립다"라고 회고했다.

네티즌들은 "이렇게 오래 가지고 있는 것을 보니 레이 회장님 마음 깊이 새겨두고 있었네요"라고 글을 남겼다. 이에 레이 회장은 "아직도 많은 책이 있다"라며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에는 당대 바둑명인의 명국 정선 총서 '다케미야명국정선', 조치훈의 '신속판단형세법'과 가타오카사토시의 '바둑포석 기본유형' 등의 고전 바둑서적이 있었다. 대학에 다닐 때 바둑 실력을 높이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음을 알 수 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이 책은 절판 됐죠? 이 책에 레이 회장님 사인을 하면 값어치가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나는 20년 이상 보관한 물건이 있어서 골동품이라고 생각했는데 40년을 보관하다니 놀랍다"라고 감탄했다. 또한 레이 회장에게 "샤오미배 바둑대회를 개최하라. 삼성도 삼성배가 있는데 우리도 뒤질 수 없다"라며 바둑대회 창설을 요청하는 댓글도 남기 네티즌도 있다.

레이쥔 회장은 일상 중 바둑을 가끔 둔다. 2016년 '세기의 대전'에서 이세돌이 알파고에게 패한 후 레이쥔은 한편의 칼럼을 남겼다. 5국이 모두 끝나고 레이쥔은 충격을 받고 "엄청난 충격이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뒤엎어 버렸다"라고 글을 남겼다.

2020년 5월 12일, 레이쥔은 웨이보에 영상을 한 편 올리며 "주말에 시간을 내서 바둑을 한판 뒀는데 이 바둑판은 저의 소장품이다. 아주 고급이어서 처음 꺼내서 사용했다"라고 밝혔다. 영상을 보면 바둑판은 꽤 오래됐지만 일본식 바둑판은 아니고 보통 크기의 바둑판이다. 

선전자유약동과학기술 창업자인 위레이(俞雷)는 레이쥔의 웨이보를 공유하며 "확실히 좋은 책이다. 가토마사오의 책 내용은 모두 아주 견실하다. 아쉽게 가토마사오는 혼이 담긴 기보를 남기고 너무 일찍 돌아가셨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한판 한판 하다 보니 다섯 판을 둬서 결국 이커바둑의 7단이 됐는데 예후바둑 9단보다 더 힘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사실 예후바둑 9단이면 이미 아마 정상급의 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위레이는 완전히 독학으로 이런 수준에 도달했다. 

▲레이쥔이 공개한 소장 바둑 도서.

▲레이쥔은 소장하고 있던 고급 바둑판을 꺼내 처음 사용했다며 영상을 공유했다.

▲ '샤오미'의 창업자 레이쥔 CEO의 웨이보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