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꾹꾹 참고 있던 최철한(왼쪽)이 끝내기에서 류수항의 잇단 실수를 낚아채며 역전승, 팀 승리를 결정지었다.

포스코케미칼이 화성시코리요를 꺾고 포스트시즌 진출의 불씨를 살렸다.

16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2019-20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6라운드 1경기에서 포스코케미칼이 화성시코리요를 3대2로 제압했다.

6승8패로 포스트시즌 탈락 문턱에 있는 디펜딩챔피언 포스코케미칼과 포스트시즌 진출을 빠르게 확정짓고 싶은 7승6패의 화성시코리요의 대결에서 포스코케미칼이 천금 같은 1승을 거뒀다.

승부는 마지막까지 반전의 파도를 탔다. 포스코케미칼은 박건호가 입단동기 최재영을 꺾었고, 변상일이 송지훈을 꺾으며 2대0으로 앞서갔다.

1승만 추가하면 승리를 확정하는 포스코케미칼은 다승 3위로 이번 시즌이 아주 좋은 최철한이 후반전 출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화성시코리요 2지명 원성진이 퓨처스 박준석을 상대로 한 판을 만회하긴 했지만 누가 봐도 포스코케미칼의 우세로 보였다.

이런 예상이 후반전의 뚜껑을 열자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기 시작했다. 류수항이 최철한을 상대로 초반부터 리드하는 선전을 펼쳤다. 동시에 진행 중인 옆의 판은 더 기가 막혔다. 이창석이 화성시코리요 주장 박정환을 철저한 실리작전으로 봉쇄하며 승리를 눈앞에 두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 두 판이 결국 원래 예상대로 귀결됐다. 먼저 최철한이 끝내기에서 전세를 뒤집으며 포스코케미칼의 팀 승리를 결정지었다. 박정환은 그 순간에도 진땀을 흘리며 반전을 모색하고 있었지만 절망의 그림자가 짙어만 갔던 상황.

▲용궁을 다녀온 박정환(왼쪽)과 대어를 잡으며 4연패를 끊을 기회를 놓친 이창석.

하지만 이 바둑이 마지막에 박정환의 반집승으로 종료됐다. 이창석이 결정타를 날려야 할 장면에서 몸을 사렸고, 치명적인 끝내기 실수를 범한 것이다. 승패를 가르는 마지막 반패에서도 패감 부족으로 양보할 수밖에 없었던 이창석은 기어이 통한의 역전패를 당했다.

7승8패가 된 포스코케미칼은 8위에서 5위로 순위를 대폭 끌어올리면서 꺼져가던 불씨를 살려냈다. 마지막 경기를 승리한다면 다른 팀의 상황에 따라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는 희망이 생겼다. 7승7패의 화성시코리요는 4위를 지켰다.

기전 총규모 37억원으로 단일기전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17일 Kixx(8승 6패ㆍ2위)와 정관장 황진단(4승 9패ㆍ9위)가 16라운드 2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백홍석-윤찬희, 김지석-이창호, 박현수(퓨)-진시영, 강승민-이동훈, 윤준상-박진솔. 전반기엔 Kixx가 3대2로 승리한 바 있으며 강승민-이동훈(승)은 리턴매치다.

▲ 2015년 입단 동기인 양 팀 영건의 대결에서 박건호(왼쪽)가 최재영을 꺾고 상대전적 3전 3승을 이어갔다.
새해 들어 사람이 달라진 듯한 박건호는 리그 3연승 포함 8연승으로 괘속 순항 중.

▲ 승패의 분수령이자 '힘과 힘의 대결'로 주목 받았던 3국에서 변상일(오른쪽)이 송지훈을 꺾고 팀 승리를 이끌었다.

▲퓨처스 박준석(오른쪽)이 6라운드에 이어 두 번째 등판 기회를 가졌지만 상대 원성진은 강했다.
초반의 실점을 끝내 만회하지 못하고 2집반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