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씨배
전성기 이창호가 연상되는 신묘한 마무리
내일 속개되는 응씨배 결승5번기 제2국 승부예측
2016-08-11 오전 8:42:57 입력 / 2016-08-11 오후 1:18:10 수정

▲ 박정환(오른쪽)과 국가대표 목진석 코치. 결승1국에서 천금 같은 대 역전승을 거둔 이후 소감을 나누고 있는 모습.
무게감이 달라졌다. 어제(10일) 결승1국과 같은 바둑도 승리할 수 있다면 질 바둑이 없다. 오래 전부터 예고했던 '세계 일인자 박정환 시대'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브라질 리우에서 올림픽이 한창인 시점,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한 태극전사 박정환은 당당했고 자신감이 넘쳤다. '실력 최강'이라는 사실은 이미 예전부터 입증됐고, 정신적인 부분이 유일한 약점으로 지목되었다. 하지만, 어제 결승1국에서 보여준 놀라운 집중력과 불굴의 투지는 박정환이 또 한 번 환골탈태 했음을 만천하에 알린 증거였다.
필승지세였던 바둑을 눈 깜짝할 사이에 역전 당하고 만 탕웨이싱은 뭔가에 홀린 표정. 약 15년쯤 전에 많이 봤던 장면인데, 세계바둑계를 완전 평정했던 첫 번째 절대자 이창호에게 끝내기에서 역전패를 당한 선수들이 종종 보여줬던 얼굴이었다.
▲ 믿기지 않는 대 역전패를 당한 후 넋이 나간 탕웨이싱.
타이젬을 포함한 여러 매체에서 생중계 해설을 진행하던 프로들이 '가망 없음' 선고를 내리고 마무리 멘트를 준비하던 시점, 단 한 명 끝까지 승부의 끈을 놓지 않은 사람이 있었다. 주인공은 박정환. 아무도 찾아내지 못했던 승리 가능성을 향해 상상을 초월하는 집중력으로 뚜벅뚜벅 한 걸음씩 걸어나간 박정환은 기어코 결승점을 먼저 통과했다.
결승1국 승리는 한 판 이상 가치가 있었다. 첫 판이 수중에 거의 들어왔다고 생각했던 탕웨이싱은 내상을 크게 입었고, 대 역전승을 거둔 박정환은 사기 충천한 상황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내일(12일) 속개되는 결승2국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응씨배 정상으로 가는 8부 능선을 넘는다.
승리 보증수표 국가대표 목진석 코치가 함께 한다는 점도 기분 좋은 요소. 목진석 코치는 지난 2014년 삼성화재배 결승3번기가 열렸던 중국 시안에 김지석과 동행했다.
당시 김지석과 결승에서 맞붙은 상대 또한 공교롭게도 탕웨이싱이었다. 후배 기사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능력이 발군인 목진석은 김지석과 함께 탕웨이싱을 2-0으로 격파하고 지리하게 이어졌던 메이저 세계대회 중국 독식 행진을 깨뜨렸다. 박정환과 함께 한 이번 응씨배에서도 깔끔하게 2-0 리드를 움켜쥐고 돌아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12일 오전10시30분 중국 베이징 쿤룬호텔 특별대국실에서 속개되는 제8회 응씨배 결승5번기 2국 박정환-탕웨이싱 대결을 타이젬에서는 대국 시작과 동시에 홍민표 프로의 해설로 생중계한다.
▲ 탕웨이싱-박정환(승). 전만법 계가 장면.
▲ 박정환이 백으로 3점을 남겼다.
▲ 믿음직한 최강자 박정환. 바야흐로 세계 일인자로 우뚝 설 호기다.
▲ 심기일전하고 반격해 올 탕웨이싱은 여전히 만만치 않은 상대다. 기세를 몰아 2국까지 가져오는 게 중요하다.
TYGEM / 이영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