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기 일본 본인방전 도전자 결정전에서 쑨저를 꺾고 도전권을 획득한 시바노도라마루.

지난 7일, 일본기원에서 열린 제80기 본인방전 본선 토너먼트에서 시바노도라마루 9단(25)이 쑨저 7단(29)을 꺾고 이치리키료 본인방(27)에 대한 도전권을 획득했다.

시바노도라마루는 대국 종료 후 "느긋하게 두고 싶다"며 5월에 열리는 5번기를 앞둔 각오를 전했다. 대국 종료 후 시바노도라마루가 기자들과 인터뷰를 가졌다.

Q. 오늘 대국은 초반이 상당히 불리해 보였는데, 올해 들어 불리한 형세에서 후반 역전하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올해 성적은 15승 1패로 국내에서는 무패다. 호조의 원인은?
A. 형태가 정리된 시점에서 확실히 안 좋다고 느꼈고, 형세는 이미 끝났다고 생각했다. 역전은 생각하지 않았고, 바둑판은 넓으니까 일단 그냥 두자는 느낌이었다. 두다 보면 복잡해지는 경우가 자주 있으니까. 오늘도 마찬가지였고, 내용상 좋지 않은 바둑이 많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이기고 있는 건 나 자신이 제일 신기하게 느끼고 있다. 다만, 예전과 비교하면 형세가 나쁠 때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마음이 강해졌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Q. 도전5번기는 지금까지는 이야마유타와 겨뤘는데, 이번에는 이치리키료와의 대국이다. 이치리키료와는 여러 차례 타이틀전에서 맞붙었지만 장기전에서는 이긴 적이 없다. 이번엔 승리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가?
A. 4년 전 이야마유타와의 7번기에서 3승 1패까지 앞서 나갔다가 역전패했기에 언젠가 설욕하고 싶다고 생각해왔다. 그런 의미에서도 이번엔 꼭 잘하고 싶다. 이치리키료에게는 확실히 이긴 적이 없지만, 타이틀전까지 오면 힘든 상황이 이어진다. 이치리키료가 어떻다기보다는 내가 노력해서 내 힘을 발휘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Q. 포석에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이치리키료와의 대국에 대한 대비는?
A. 나는 타이틀전을 앞두고 특별히 대책을 세우는 편은 아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공부를 그대로 이어갈 생각이다. 최근 한 달 정도는 바빴지만, 5월쯤에는 그 정도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주 1~2회 정도 대국이 잡혀 있는 편이 페이스를 유지하기엔 나은 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Q. 십단을 획득한 후라 이번 대국도 기분 좋게 임했는가?
A. 십단을 딴 것은 매우 기쁘고, 하나의 성과를 낸 것이지만, 다음 대국을 앞두고 특별히 기분이 달라지진 않았다. 그런 점이 내 강점이라 생각하며 계속 나아가고 싶다.

Q. 지난해에는 5차례 타이틀전에 출전했지만 아쉽게도 한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십단을 획득한 후 본인방전에도 각오가 남다른가?
A. 타이틀을 늘리겠다는 생각보다는 지금은 즐겁게 둘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게 목표다. 부담 없이 지금까지의 타이틀전보다는 좀 더 느긋하게 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목표를 세우지 않고 한 판 한 판을 즐기자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입단 이후로 가장 결과를 의식하지 않고 두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Q.  중국에서의 대국도 예정돼 있어 일정이 빡빡한데 컨디션 관리를 위해 신경 쓰는 부분은?
A. 예전부터 해오던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 근력 트레이닝 등은 꾸준히 하고 있다. 다만, 특별히 생활이 달라졌다고 할 정도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