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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배

'먹고, 닦고, 맡고' 탕웨이싱의 마이웨이

삼성화재배 준결승전 에피소드

2017-11-09 오후 1:57:39 입력 / 2017-11-10 오후 1:06:42 수정

유독 대국 매너로 구설수에 오르는 일이 많은 탕웨이싱.

이런 일이 끊이지 않고 있다보니 대국이 끝나고 나면 탕웨이싱의 상대 대국자에게 '이번에는 대국할 때 태도가 어땠느냐'는 질문이 따라올 정도.

삼성화재배 32강전에서는 탕웨이싱의 과한 액션에 서봉수가 불만을 토로해 경고를 받기도 했는데, 이번 준결승전에서도 '탕웨이싱의 과한(?) 액션'은 예외가 아니었다.

초시계를 너무 힘껏 내려치거나(?), 대국 시작 시 바둑판에 돌을 너무 세게 올려 놓아 기자들이 사진을 찍다가 놀라기도 했고, 복스럽게 음식들을 먹어 먹방 찍으러 왔냐는 바둑팬들의 반응들이 나왔다.

관계자들 중에는 "대국 매너가 더 불량했으나, 삼성화재배 우승 이후에 많이 고쳐진 것이다"라는 의견들도 있고,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라 무의식 중에 그런 행동들이 나오는 것이다" 혹은 "바둑 밖에 모르는 기사다. 순수하다"는 반응도 있다.

순수하다는 것은 준결승1국이 끝나고 탕웨이싱이 SNS에 올린 아이스크림 인증샷 한컷으로 일정 부분은 수긍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탕웨이싱의 '위로 인증샷' 한컷 자세히보기)

언젠가 인터뷰에서 '대국 태도 불량'에 대해서 질문을 하자 '내가 정말 그러냐?'라는 놀라운 반응을 나타냈다는 후문도 있다.




분명한 것은 탕웨이싱이 이런 구설수에 대해서 스스로 의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탕웨이싱이 8강전 당시 정장에 빨간색 운동화를 신고 대국장에 나타나 눈길을 끌었던 적이 있다. 대국이 끝나고 보니 운동화 색이 바뀌어 있었다. 관련 질문을 하자 "빨간색 운동화는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대국 도중에 바꿔신고 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많이 좋아졌고, 스스로 의식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간 선보였던 대국 태도의 전적들이 있어 아직은 탕웨이싱의 모든 행동들에 관심이 가기 마련이다.

준결승전 3일간 탕웨이싱의 3종세트 '먹고, 닦고, 맡고'를 사진과 함께 소개한다.


 

▲1국이 안국현(왼쪽)의 승리로 끝나고 5분 가량 두 기사는 복기를 했다. 의견을 나눈 뒤 돌을 쓸어담는 모습. 종이컵, 수건, 호랑이 연고, 각종 간식들 등이 주변에 있어 정신이 없다.

대국 시작할 때 탕웨이싱이 소중히 가져온 비닐봉지(탕웨이싱의 오른쪽) 안에는 무엇이 들었을까 궁금해진다.



▲대국이 끝나고 탕웨이싱의 왼쪽에 먹다 남은 '머핀' 있는 것으로 보아 막연히 비닐봉지 안에는 '머핀'이 들어있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 정도.

워낙 먹성이 좋은 기사로 소문이 나 있어 큰 의심없이 음식을 싸왔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맛있기로 소문난 삼성화재 연수원 식당에서 밥을 세그릇이나 뚝딱 먹는 것을 본 관계자가 있다.)

안국현에게 '오늘따라 유난히 많이 먹고, 움직였는데 신경 쓰이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을 하자 "대국에 온통 빠져 있었어서, 탕웨이싱이 하는 행동들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고.


 
▲삼성화재배는 11시부터 시작해 점심시간이 없기 때문에 대국자들이 출출할 수 있다.
관계자들이 한 켠에 주전부리할 것들을 챙겨놓는다. 간식 종류를 살펴보니 탕웨이싱이 맛있게 먹던 '머핀'은 없다.




▲2국 때도 탕웨이싱과 함께 어김없이 등장한 비닐봉지.

대국장에 와서 주전부리가 마련 된 장소를 휙 둘러보며 '메이요 차~' 라고 말하며 원하는 중국 차를 요청하기도 했다.

몇 분 뒤 위빈 감독이 어디선가 공수해 온 티백 두개를 건내주는 모습이 보였고, 티백 두개를 요리조리 살펴보고 그 중 한개를 가져가 물을 타 오는 여유를 부리기도.




▲이쯤에서 안국현을 볼까.
안국현은 1국부터 3국까지 생수 1병과 이온음료 1병을 준비해온 것이 전부.




▲다른 테이블도 구경해보자.
구쯔하오와 퉁멍청은 대국 시작 전과 시작 후가 다르지 않다.

구쯔하오가 바둑판 아래에 집중력에 좋은 연고를 가져다 놨을 뿐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으로 심심한 느낌까지 든다.


▲관계자에게 '구쯔하오-퉁멍청'은 소리가 없다. 정말 조용하고 차분한 느낌이라고 말을 건냈다.

"구쯔하오는 대국 중에 잠깐 주전부리가 마련되어 있는 곳으로 가서 뒤를 돌아 빵과 음료를 조용히 먹고 자리로 돌아갔다"고 매너가 좋은 기사라고 말하기도.



▲3국 때에는 중국 찻잎을 따로 챙겨와 종이컵에 넣어서 '호호' 불면서 마셨다.




▲3국 때도 등장한 비닐봉지.



▲3국이 끝난 뒤 복기를 하고 있는 두 기사.
하염없이 바둑판을 바라보고 있는 안국현과 주변을 둘러보는 탕웨이싱의 모습이 대조적이다.

삼성화재배 준결승전은 인터넷과 TV 생중계로 진행되기 때문에 대국장에서 선수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다 볼 수 있는 바둑TV 관계자에게 "도대체 비닐 봉지 안에는 무엇이 들어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수건 얼린 것을 챙겨왔더라고요. 탕웨이싱은 3국 내내 정말 움직임이 많았어요. 정말 자주 먹고, 수건으로 얼굴 닦고, 호랑이 연고 냄새 맡고…. 반복적으로 3종 세트를 계속 했어요. 중계하는데 사람들이 댓글로 '먹방 찍으러 왔냐'고 말하기도 하더라고요."

대국 후 인터뷰에서 "안국현과 박정환은 격차가 많이 난다"는 거침없는 발언을 해 한국 바둑팬들의 볼멘소리를 듣고 있는 탕웨이싱이 12월 속개되는 삼성화재배 결승전에는 어떤 볼거리를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끝으로 '먹방남' 탕웨이싱과 '수줍은 소년' 구쯔하오의 기념촬영 에피소드도 소개한다.


▲결승에 오른 기사들의 기념 촬영 시간. 어색하게 서있는 탕웨이싱과 구쯔하오.





▲어색하지 않게 악수 한번 해볼까요?

삼성화재배 우승 경험이 있는 탕웨이싱은 옅은 미소를, 생애 첫 세계대회 결승인 구쯔하오는 아직은 굳은 표정.

악수하는 모습은 너무 평범한 것 같은데, 주먹 불끈 쥔 '대결 구도' 포즈 해볼까요?



▲앗! 메이웨더와 맥그리거의 카리스마있는 결투 예고 포즈를 잠시 상상했던 것은 무리였다.

귀여운 주먹 두개가 나란히 자신감 있는 '퐈이팅'말고, 수줍은 '화이팅’을 하는 느낌.

당황한(?) 삼성화재배 관계자가 다음부터는 권투 글러브라도 준비해와야겠다며 말 끝을 흐렸다.



▲여기서 포기하지 않겠다! 너무 정직한 정면 말고 비스듬히 서보면 그림이 좀 괜찮지 않을까?

그제서야 긴장이 좀 풀어졌는지(더 어색해진 것인지) 구쯔하오가 수줍은 미소를, '먹방남' 탕웨이싱도 함께 수줍은 미소를.
TYGEM / 정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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