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 보령머드의 주장으로 활약했던 당시 최정의 대국 모습.

126개월 연속 여자 랭킹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바둑 여제' 최정(1996년생)이 오는 7월 개막하는 2024 NH농협은행 여자바둑리그에 불참하면서 리그 전체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세계대회는 물론이고 KB국민은행바둑리그나 여자바둑리그 등에서 최정상급 기사가 불참하는 경우 리그 전체의 흥행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에 바둑TV는 이들의 경기를 반드시 편성하고 있고, 시청자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소위 바둑TV의 흥행 보증수표라고 할 수 있는 신진서, 최정, 김은지의 경기에 채널을 고정했다. 

이런 보증수표 중 한 사람인 여자 랭킹 1위 최정이 이번 시즌 여자바둑리그에 불참하게 된 것. 최정은 2022년 삼성화재배에서 여자 기사 최초로 메이저 세계대회 준우승을 차지하며 최고 전성기를 보냈지만 지난해 여자기전 중 최고 우승 상금이 걸린 제7회 해성 여자기성전 결승3번기에서 김은지에게 패하면서 아성이 흔들리며 미세한 세대교체 분위기가 감지됐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최정이 여자바둑리그 참가 신청을 하지 않았는데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고 많이 힘들어 대회 참가를 줄이고 있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사실 최정은 여러 방송 대국 종료 후 가진 인터뷰에서 자주 컨디션이 좋지 않음을 알렸다. 최정은 최근 연속 3년 100대국 넘는 경기를 소화하는 강행군을 했으며, 1위 권좌에 오른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평균 한 해 88대국을 소화했다. 하지만 올해 대국수는 급격하게 줄어 5월말 현재 14국(9승5패)에 그쳤다. 

최정은 2015년 1월 16일 2015 엠디엠 한국여자바둑리그 본선에서 김혜민을 상대로 첫 경기를 치른 후 2023년 10월 19일 2023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 본선에서 오유진과의 대국을 끝으로 9시즌을 뛰었다.

최정은 2010년 5월 17일 입단한 후 2013년 12월에 처음 여자랭킹 1위에 올랐으며, 2014년 여자 최연소 최단기간 9단 승단 등의 기록을 세우며 승승장구했다. 그렇게 126개월 연속 여자랭킹 1위를 차지하며 궁륭산병성배 우승(2014년, 2017년, 2018년, 2019년), 오청원배 세계여자바둑대회 우승(2019년, 2021년), 2022삼성화재배 준우승, 2023 센코컵 월드바둑여자최강전 우승 등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앞서 최정은 6년 연속 참가해 오던 KB국민은행바둑리그에도 2023-2024시즌에는 불참을 선언했다. 최정은 입단 후 5월 30일 현재까지 개인통산 1115전 770승 345패(승률69.1%)를 기록 중이며, 개인 통산 31회 우승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여자바둑리그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 지역연고선수제를 시행하고 작년에 이어 팀 개별 섭외(영입)를 통해 자율적으로 중국이나 일본 용병을 선발하는 등 부단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현재 중국의 우이밍, 일본의 후지사와리나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이들이 최정을 대체할 흥행 카드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최정은 5월 31일부터 6월 9일까지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에서 열리는 밍스배 전국바둑대회 여자단체전에 출전한다. 이 대회에는 중국을조리그 16개팀, 병조리그 33개팀, 여자단체(여자을조리그) 18개 팀이 부문별 경합을 벌인다. 여자단체팀은 총 8라운드 경합을 벌이게 되는데 최정은 여자단체전 구이저우보이팀에서 활약할 예정이며, 이 대회에는 김채영(선전바오안), 조승아(치루기원) 등도 함께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