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이 종반 난타전에서 순간 역전을 허용했다가 힘겹게 승리를 지켜내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대회 2연패를 노리는 박정환이 반격에 나섰다. 16일, 서울 성동구 홍익동에 위치한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제2기 5육七 관절타이밍 한국기원 선수권전 결승5번기 2국에서 랭킹 2위 박정환(1993년생)이 랭킹 6위 설현준(1998년생)을 맞아 170수만에 백불계승을 거두며 1-1 동점이 됐다. 

종합기전 첫 우승에 도전하는 설현준의 흑번으로 시작된 결승2국에서 중반접어면서 설현준이 흑79, 흑81의 악수에 흑89, 흑93의 느슨한 수가 연이어 나오면서 승세는 박정환 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박정환의 백92때 설현준은 초읽기에 몰렸으며 박정환은 48분 51초를 남기고 있는 상황이다. 결승1국에서도 시간에 쫓기며 고전했던 설현준은 이날 대국에서도 시간을 많이 소비하면서 수세에 몰렸으며, 초읽기에 몰렸을 당시 AI는 97% 박정환의 승리를 예상했다. 

종반 접어들어 설현준은 하변 전투에서 만만찮은 승부를 펼치면서 박정환을 마지막 초읽기까지 몰아 붙이며 격차를 좁혀갔다. 이 과정에서 우하귀 백이 곤마가 되면서 승부처가 됐고 박정환이 백144의 실수를 범하는 순간 AI는 역전이라고 판정하는 순간 설현준이 곧 흑145로 받자 AI는 다시 백의 우세를 점쳤다. 

복잡한 이 전투에서 설현준이 흑149수 착각을 하자 박정환이 백150의 찝는 묘수를 찾아 내면서 승세를 굳혔다. 결국 박정환이 승리를 거두어 1-1 동점이 되면서 이번 결승5번기는 결승3번기로 바뀌었다.

종국 후 가진 인터뷰에서 박정환은 "초반에는 제 흐름대로 중반까지 잘 풀렸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봤을 때 상변에서 흑이 붙였을 때 괜히 젖혀간 것 같았고, 그때부터 예상못한 수를 당해서 계속 흔들렸던 것 같다"라고 총평했다. 

결승3국에 대해서는 "결승1국에서 어이없는 실수가 나왔는데 그런 부분이 결승2국에도 심리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 같고 오늘 바둑도 역전당하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멘탈 관리가 힘들었는데 그래도 결승3번기는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잘 준비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전기 대회 우승자인 박정환은 역대 통산 35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것이며, 최근 크라운해태배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는 설현준은 다시 한번 생애 첫 종합기전 우승 도전이다. 설현준은 제5기 합천군 초청 하찬석국수배 영재바둑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박정환은 2022년 3월, 제1기 우슬봉조 한국기원 선수권전 결승5번기에서 이동훈을 3-0으로 꺾고 초대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날 대국 결과 후 상대전적은 박정환이 5승 3패로 다시 격차를 벌렸다. 

5전 3선승제로 진행되는 결승 5번기 3국은 오는 18일(일)에 열리며, 이어 4국 26일, 5국 3월 6일에 열린다. 

(주)인포벨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는 제2기 5육七 관절타이밍 한국기원 선수권전의 우승상금은 5000만 원, 준우승상금은 2000만 원이다. 제한시간은 각자 90분에 1분 초읽기 3회가 주어진다. 

▲결승1국에서 역전승을 거뒀던 설현준이 결승2국에서도 종반까지 만만찮은 실력을 보여줬다.

▲제2기 5육七 관절타이밍 한국기원 선수권전 결승5번기 2국에서 박정환(좌)과 설현준의 대국 모습. 

▲결승2국에서 힘겹게 설현준의 추격을 따돌리고 승리를 거둔 박정환이 승자 인터뷰를 하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