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으로 신진서(오른쪽)가 장고대국 출전했다.
홍성지에게 승리한 신진서는 “초반에 많이 좋았다가 중반 들어 실수가 많았다"는 국후 평을 남겼다.

중위권에 남느냐, 하위권으로 밀리느냐. 절체절명의 기로에 선 신생팀 두 팀이 외나무 다리에서 마주쳤다. 벼랑 끝 승부에서 셀트리온이 회생의 기쁨을 맛봤다.

22일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2019-2020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2라운드 4경기에서 셀트리온이 사이버오로를 3대2로 눌렀다. 악몽 같은 4연패를 탈출한 셀트리온은 5승6패로 6위에 올랐으며 사이버오로는 7위다.

신진서의 가공할 위력에는 쉼표가 없었다. 2시간 장고대국에 처음 출전해 홍성지를 제압하고 개막 11연승을 질주했다. 올 시즌 1부리그 무대에 선 61명 중에서 유일한 전승자인 신진서의 불계승은 42판 연속으로 늘어났다.

언제나 주목의 대상인 최정은 3국 속기대국에 출전해 사이버오로 5지명 송규상을 꺾었다. 초 중반을 두텁게 둔 다음 길게 끝내기로 승부를 가져가는 모습에서 “전성기의 이창호9단이 생각난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나왔다.

사이버오로 주장 나현이 한 판을 만회한 상태에서 최정이 승리하면서 승부의 저울추가 셀트리온쪽으로 기울었다. 6라운드에서 강동윤을 꺾고 4연승을 달리기도 했던 최정은 여제의 자존심을 지키며 6승4패의 호조를 이어갔다.
 

▲4연패로 신음하던 조한승(오른쪽)이 사이버오로의 젊은 허리 설현준을 눌렀다.
조한승이 연패에서 탈출하자 셀트리온도 4연패를 벗어났다.

결승점은 팀의 맏형이자 2지명 조한승의 몫이었다. 사이버오로가 2대2로 따라붙은 상황에서 신예 강자 설현준을 흑 불계로 꺾었다. 8라운드부터 이어져 온 4연패를 끊은 것이 팀의 4연패를 끊는 천금의 결승점이 됐다. 5경기 만에 신진서ㆍ최정ㆍ조한승의 세 바퀴로 달린 셀트리온은 5승째(6패)를 확보하며 포스트시즌의 꿈을 살렸다. 반면 후미의 4승(6패)대열을 벗어나지 못한 사이버오로는 앞으로의 험난한 여정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한편, 19일에는 홈앤쇼핑이 포스코케미칼을 20일에는 화성시코리요가 kixx를, 21일에는 한국물가정보가 정관장황진단을 각각 누르고 1승을 추가했다. 12라운드를 모두 치른 결과 순위는 ‘한국물가정보-수려한합천-kixx-화성시코리요-홈앤쇼핑-셀트리온-사이버오로-정관장황진단-포스코케미칼’ 순이다.

기전 총규모 37억원으로 단일기전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다가오는 목요일부터 13라운드를 속행한다. 대진은 Kixx-수려한합천(26일), 한국물가정보-사이버오로(27일), 셀트리온-홈앤쇼핑(28일), 포스코케미칼-정관장 황진단(29일). 화성시코리요는 휴번이다.

▲최정(오른쪽)은 송규상과의 첫 대결에서 중반 이후 전세를 뒤집으며 송규상을 4연패의 수렁에 밀어넣었다.

▲부진한 한상훈을 대신해 올 시즌 처음 등판한 김현찬(왼쪽).
GS칼텍스배 본선에 진출한 여세를 몰아 도전했으나 사이버오로 주장 나현의 벽은 높았다.

▲사이버오로의 희망 문유빈과 첫대결을 펼친 이원도(왼쪽).
중반까지 좋은 흐름을 보이면서 5연패를 끊을 절호의 기회를 맞았지만 이후 역전을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