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49기 일본 기성전(棋聖戦) 도전7번기 5국에서 타이틀 보유자 이치리키료(좌)와 도전자 이야마유타가 대국하는 모습. [사진=日本棋院 유튜브채널]

벼랑 끝에 몰렸던 이치리키료 기성이 타이틀 방어의 불씨를 살렸다. 26~27일 양일간 일본 지바현 가쓰우라시에 위치한 카츠우라호텔미카즈키(Katsuura Hotel Mikazuki)에서 열린 제49기 일본 기성전(棋聖戦) 도전7번기 5국에서 타이틀 보유자 이치리키료(1997년생)가 도전자 이야마유타(1989년생)를 맞아 293수만에 흑1집반승을 거두며 2-3으로 추격했다.

일본 바둑 최고의 자리를 다투는 기성전 도전5국은 이치리키료 기성의 흑번으로 시작됐다. 첫날 오후 5시 30분, 도전자 이시마유타가 102수째를 봉수하여 첫날 대국을 마무리했다. 

이야마유타가 3승 1패로 앞서고 있는 가운데 이날 대국은 초반 이치리키료는 실리로 앞서나가고 이야마유타는 두터움을 중시하는 흐름으로 출발했다. 이치리키료가 좌변 백 모양을 삭감하려고 할 때 복잡한 전투가 시작됐다. 좌변에서 패싸움이 진행되는 가운데 이치리키료가 흑81, 흑83을 연속으로 두며 우하 백을 끊으면서 치열한 전투가 이어졌다. 이야마유타가 백100으로 좌변 흑을 잡은 후 이치리키료는 우변 백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이야마유타의 백102로 봉수가 이뤄졌다. 이때까지 AI가 분석한 형세는 65% 이치리키료의 우세를 나타냈다. 

둘째 날 대국에서도 이치리키료는 이야마유타가 추격하여 격차를 좁히면 곧 달아나며 우세를 이어갔다. 이치리키료는 끝내기 단계까지 미세한 우세를 유지하며 2연패 끝에 반격에 성공했다. 

이번 대회의 관전 포인트는 이치리키료의 4연패냐 이야마유타의 기성 복귀와 함께 일본 바둑사상 개인 최다 78회 우승 신기록 달성 여부다. 지난해에 이어 두 사람은 다시 한번 도전7번기에서 마주 앉았다. 이번 대회에서 4연패를 노리는 이치리키료는 제46기 때 도전자로 나서 이야마유타의 10연패를 저지하며 생애 첫 기성 타이틀 획득에 성공했다. 이후 시바노도라마루와 이야마유타의 도전을 연이어 물리치고 3연패에 성공, 이번 대회에서 다시 이야마유타를 맞아 4연패에 도전하고 있다. 

이야마유타는 지난해 12월, 제72기 일본 왕좌전 도전5번기 4국에서 도전자 시바노도라마루를 3-1로 물리치고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면서 개인 통산 77회 우승을 기록하며 일본 바둑사상 최다 우승 신기록을 세웠다. 이번에 기성 타이틀을 획득한다면 이치리키료의 대회 4연패 저지와 함께 4년 만에 기성으로 복귀하게 되고, 일본 바둑사상 개인 최다 78회 우승 신기록을 이어가게 된다.

이치리키료는 기성(棋聖), 명인, 천원, 본인방, 아함동산배, NHK배, 응씨배 등 7관왕에 올라있으며, 도전자 이야마유타는 십단, 왕좌, (작은)기성 등 3관왕에 올라있다. 

이날 대국은 일본기원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 장쉬 9단과 시바노도라마루 9단의 공동 해설로 생중계했다. 

이야마유타의 흑번으로 진행될 도전6국은 오는 3월 6일~7일 양일간 일본 하코네마치시에 위치한 호텔화월원(花月園)에서 열릴 예정이다.

요미우리신문사가 주최하는 기성전은 일본 기전 서열 1위 기전으로 도전7번기는 양일간 각자 제한시간 8시간, 최종 10분 전 60초 초읽기 10회로 대국을 진행한다. 우승상금은 4300만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