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마감하는 2006바둑대상 시상식이 1월11일 서울롯데호텔에서 성대하게 치러진다. 바둑대상은 총 11개 부분에서 수상의 주인공을 기다리고 있는데, 한 해 동안 출중한 활약을 보인 기사에게 그 노고를 치하하는 의미로 치러진다.
바둑대상은 크게 경쟁, 기록, 공로 부문으로 나눠진다. 경쟁부문은 최우수기사상, 우수기사상, 감투상, 신예기사상, 여자기사상, 인기기사상, 아마추어기사상 등 7개 부문. 기록부문은 다승상, 승률상, 연승상 등 3개 부문. 그리고 한국기원 공로상은 바둑계에 끼친 공로를 기리는 상으로 다수가 수상가능하다.
팬들의 관심은 아무래도 경쟁부문이 될 것이다. 후보자끼리 저마다 출중한 성적을 가지고 경쟁하는 각 부문 수상자를 미리 예측해본다. 참고로 이미 투표는 진행되었으며 그 결과는 행사 당일 현장에서 발표된다.
바둑대상은 연간 우수한 성적을 거둔 프로, 아마기사 및 바둑보급과 발전에 공로가 큰 바둑인에게 주어지는 바둑계의 골든글러브이다. 1978년 기도문화상이란 이름으로 시상해 오다 6회를 끝으로 중단되었다. 이후 1989년 프로기사 MVP에게만 시상하는 약식으로 4년간, 1993년부터 바둑문화상으로 10년간 지속되었다. 2003년부터는 바둑대상으로 명칭이 변경되어 지금까지 4년간 전통을 쌓았다.
| 명칭 | |
| 기도문화상(1978년 이후)
| 최우수기사상 - 조훈현 6회 수상 |
| 프로기사MVP(1989년 이후) | 조훈현, 서봉수 각 1회, 이창호 2회 |
| 바둑문화상 (1993년 이후) | 최우수기사상 - 조훈현, 유창혁 각 1회 이세돌 2회, 이창호 6회 |
| 바둑대상(2003년 이후) | 최우수기사상 - 이창호 2회, 최철한 1회 |
이세돌-박정상 MVP 다툼할 듯
최우수기사상은 경쟁부문의 하이라이트이다. 최우수기사상 선정에서 득표수 2위는 우수기사상 수상자로 자동으로 결정된다. 후보로는 이창호, 이세돌, 최철한, 박영훈, 박정상이 올라있다. 아무래도 국내에서 맹활약한 이세돌과 국제전에서 성과를 드높인 박정상의 대결로 압축되는 분위기이다.
성적으로는 이세돌이 가장 앞서가고 있어서 최우수기사상의 손색없는 후보이지만 박정상도 틈새를 노릴 수 있는 강력한 후보라고 판단된다. 세계타이틀은 하나도 없지만 국내 4개 타이틀을 보유한 이창호도 전통적인 후보. 또한 박영훈도 농심배에서 보여준 막바지 투혼이 인상적이었다. 다만 1년 동안의 평점을 매겨본다면 MVP가 되기에는 이창호와 박영훈은 역부족이지 않을까 싶다. 최철한은 우승이 하나도 없는 관계로 약세를 면치 못하리라는 판단.
 | | 이세돌은 국내기전에서 4개(맥심배, 물가정보배, 바둑왕전, GS칼텍스배)의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특히 GS칼텍스배에서는 리그전적 7전7승에다 도전기에서 최철한에게 3:0으로 완승을 거두며, 종합 10연승으로 우승을 차지한 것은 대단한 위력이었다. 도전기 및 결승무대에서 딱 한 차례(천원전 결승 대 조한승) 패한 것이 거슬릴 뿐이다. 다만 ‘심정적인 일인자’ 이창호를 제치며 타이틀을 |
딴 것이 아니라는 것과올해 세계대회 우승이 하나도 없다는 점은 마이너스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타의 후보도 똑같은 약점이 있기 때문에 매한가지의 상황이다. 따라서 국내기전으로 선정위원들의 시선이 몰릴 경우 국내기전에서 4관왕에 오른 그의 기세가 상당히 어필할 것이다.
 | 바둑대상의 단골 후보 이창호는 그 어느 해보다 저조한(?) 성적 때문에 수상이 힘들지 않을까 보여 진다. 일단 이창호라는 이름 석 자를 떠올리면 국가대표 주장이라는 이미지부터 떠오른다. 개인전에서 2번의 준우승이 있고 단체전에서 3번의 실패가 있었다. 단체전에서는 그가 ‘영원한’ 주장이므로 한국패배의 직접원인은 그에게로 모아진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
국내기전으로 돌아오면 그는 여느 해처럼 4전4승을 거두었다. 그러나 이 같은 성과는 이세돌 역시 4번의 성공을 거두었다는 점 때문에 상당부분 퇴색되는 면이 있다. 아무래도 올 한 해를 놓고 보면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 | 다크호스는 오히려 박정상이다. 그가 이번 최우수상후보에 강력하게 도전하게 된 것도 후지쓰배에서 우승한 이유 때문이다. 세계대회 우승을 밥 먹듯이 하던 한국이 중국 세에 밀리면서 하나의 세계타이틀도 따지 못할 위기에서 예상외의 선전은 분명 칭찬받아 마땅하다. 그것 하나로 1년 농사 다 지었다는 것이다. |
‘빅 4’가 조용히 있을 때 ‘스몰 4’ 중의 한 명이 세계대회 우승을 거머쥐었다는 사실로 모든 것이 커버가 된다는 것이다. 국내기전에서 박정상은 전자랜드배에서 준우승, 마스터스 서바이벌대회에서 준우승한 경력이 있다. 신예기전인 오스람코리아배에서 우승한 것은 덧셈 요인이다.
다만 박정상은 지명도에서 ‘양이’에 비해 처지기 때문에 바둑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선정위원의 표를 얻을 공산은 그만큼 낮을 전망이다. 따라서 바둑 연조가 오래된 위원들의 표를 얼마나 얻는 지가 관건이다. 세계대회 우승의 가치를 그만큼 높게도 볼 수 있고 낮게도 불 수 있다는 뜻이다.
조한승 유력, 서봉수 원성진 추격
감투상은 이름 그대로 감투정신을 발휘하여 인상적인 성적을 낸 기사를 격려하는 상이다. 후보는 서봉수, 안조영, 조한승, 원성진이다. 저마다 출중한 성적이라서 누가 수상해도 나름대로 논리가 있다.
 | | 가장 빛이 나는 이는 조한승이다. 천원전에서 이세돌을 꺾고 생애 첫 우승을 달성했기 때문에 새해에 분투를 바란다는 의미에서 수상가능성이 가장 높다. 또한 그는 LG배 4강에 진출해 있어 ‘양이’가 없는 가운데 한국의 에이스 역할을 해야 하는 것도 그에게 힘이 실리는 이유. |
그러나 역대수상자의 면을 보면 예상외의 성적을 올린 기사가 깜짝 수상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 작년의 경우 김동엽이 뽑힌 것도 한 예. 그런 면에서는 서봉수의 수상가능성은 반반까지 올라간다. 삼성화재배에 와일드카드로 ‘깜짝 출전’하여 4강까지 진격한 노장의 투혼을 무시할 수 없다. 향수에 젖은 선정위원의 표심은 단연 서봉수일 것이다.
반면 안조영은 국제전에서는 강원랜드배에서 3연승을 올렸고, 기성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성적으로는 그럴싸하지만 2002년도 감투상을 수상한 적이 있어서 아마도 감점요인이 있을 것이다.
성적으로는 오히려 원성진이 해 볼만 하다. 다승5위 승률2위에 해당하는 엄청난 식욕을 자랑했다. 그러나 뚜렷하게 각인된 성적이 없는 것이 슬프다. ‘준우승제조기’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에서 보듯 영양가 있는 성적이 아쉬울 뿐이다.
결국 감투상은 조한승이 가장 유리할 듯하다. 그 이외의 주자가 고만고만해서 오히려 선정위원단의 표심이 그에게 쏠림현상으로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원성진의 선전과 서봉수의 ‘깜짝쇼’에 얼마나 많은 표심이 쏠릴 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
승률1위 백홍석 수상 유력
역대 신예기사상에서는 ‘반집승부’가 나오지 않은 적이 없을 정도로 매년 투표결과가 관심을 끌었다. 최철한, 박정상, 강동윤 등 2003년 이후 수상자의 면면에서 알 수 있듯, 수년 내 정상기사로 군림한다는 예측이 어렵지 않은 상황이다. ‘내일의 이창호’를 간택하는 과정에 올라온 최종 후보는 이영구, 허영호, 백홍석, 윤준상이다.
후보에 뽑힌 이들은 공교롭게도 2001년 입단 동기이다. 이영구가 5월, 허영호와 백홍석은 8월, 윤준상은 12월에 입단했다. 그러나 수상의도에 어울리는 사람을 좁혀보라면 백홍석과 윤준상일 것으로 사료된다. 백홍석은 비교적 무명기사라는 점에서, 윤준상은 비교적 어린 나이라서 그렇다.
 | | 이영구는 성적으로는 빠지지 않는다. 다만, 그도 원성진, 안조영등과 마찬가지로 준우승을 단골로 차지하는 이미지 때문에 신선함이 결여되어있다. 왕위전에서는 이창호에게, 신예10걸전에서는 백홍석에게 영봉패를 당한 것이 아프다. 특히 그와 신예기사상을 타투는 입장의 백홍석에게 당한 1패는 실제로는 1경기 이상의 격차. |
허영호도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비씨카드배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마스터스토너먼트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승률도 70퍼센트를 상회하는 등 우수한 성적이다. 다만 경쟁자인 윤준상, 백홍석이 그보다 뛰어났다는 것이 문제이다.
연구생 시절 ‘윤펀치’로 소문난 윤준상은 진작부터 바둑가에서는 지켜보고 있던 신예기사. 이제 20세가 되는 그는 5년 전 초단시절에 이미 LG배 본선에 진출해서 바둑가를 깜짝 놀라게 했다. 특히 3년 연속으로 바둑리그에 진출하였고 올해는 국수전 도전자로 낙점되어서 ‘이창호 독대’를 기다리고 있다.
 | | 그러나 백홍석의 기세에는 못 미칠 것 같다. 백홍석은 삼성화재배에서 4강까지 진격했고 신예10걸전에서 우승 맛을 보았다. 특히 75%의 승률로 승률1위를 당당히 달성한 그는 군계일학이라고 할 만큼 출중했다. 무엇보다도 그가 철저히 무명기사였다는 점에서 여타 후보 3명과의 차별성을 보여준다. |
여자기전 싹쓸이한 루이, 4년 만에 수상 유력
 | | 루이나이웨이가 한국에 건너오자마자 혁혁한 전공을 세웠다. 그러나 그녀에게 주어질 상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 안타까웠다. 2000년도에 여류기사상이 생기자마자 루이는 3연 연속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러나 2003년부터 바둑대상으로 명칭이 바뀌자마자 내리 3년간 ‘토종’ 조혜연이 수상했다. 올해 이 상이 다시 루이에게로 돌아올 것 같다. |
일단 성적표로는 이견이 없을 것 같다 . 여류명인전, 여류국수전, 여류기성전 3대 여류대회를 휩쓴 ‘루이 아줌마’의 위력은 해가 갈수록 식을 줄 모른다. ‘웬만하면’ 토종여류에게 상을 안기고 싶어 하는 선정위원들의 인간적인 표심도 올해 루이의 활약 앞에서는 무용지물.
 | | 유일한 변수는 김혜민이다. 김혜민은 그간 빛을 보지 못하다가 정관장배 대리배에서 한국대표로 연속 선발되는 등 토종여류로서는 대표적인 활약을 했다. 또한 한국바둑리그에 유일한 여자기사로 뽑혀서 포스트시즌에서도 1승을 올리는 등 나름의 활약을 펼쳤다. |
김혜민으로서는 현재 대리배 세계여자바둑선수권대회 결승에 진출해 있는 것이 오히려 수상의 걸림돌(?)이다. 차라리 결승을 치러서 우승이라도 한다면 가장 강력한 후보 중의 한 명으로는 손색이 없다. 그러나 지금 아쉽게도 ‘결승에만’ 진출해 있어서 우승한 기사로 꼽히지 않는다.
세계선수권자 우동하 무혈입성할 듯
 | | 최강의 아마추어를 뽑는 이 상에는 우동하, 서유태, 하성봉, 조민수, 정찬호, 강창배 등이 수상 후보. 그러나 국무총리배 세계아마대회에서 우승한 우동하에게 거의 몰표가 주어질 전망이다. 올 한해 우승컵을 3개를 차지한 성적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다만 서유태도 2개의 우승컵을 안아서 보통 같으면 수상이 유력했지만, 한국에서 치러진 세계대회에서 우승한 우동하의 수상은 거의 틀림없을 듯하다. |
인기기사상 : 이창호,박지은 4년 연속 도전
인터넷사이트에서 팬들을 대상으로 인터넷 투표를 실시하여 남녀기사 각 1명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팬들이 직접 주는 상이므로 선정위원과는 다른 관점에서 수상을 예견해야 한다. 아무래도 남자기사로는 이세돌 이창호. 여자기사로는 루이가 아닌, 박지은 조혜연이 수상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
지금 현재의 성적보다는 수년간 누적된 이미지가 어필할 공산이 크다는 뜻이다. 인기기사상이 만들어지고 나서 3년 동안 줄곧 이창호․박지은이 계속 수상했다는 점에서도 보수적 투표성향을 지닌다. 전년도에 수상을 했으니 올해는 다른 후보를 선택한다는 것이 선정인단의 방침이라면, 팬들은 호감기사를 계속 좋아하는 속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십 수 년 간 대표선수로 활약해온 이창호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이 과연 몇 퍼센트의 득표를 기록하느냐가 관심일 정도이다. 그리고 실력으로도 남자기사 못지않은 당찬 아가씨 박지은의 인기가 아직은 식을 줄 모른다. 다만 올해 부쩍 관심을 모은 이세돌과 조혜연의 선전 여부가 관심거리.
아듀! 2006 바둑이여!
2003년부터 시작된 바둑대상이 영화제 같은 화려한 새로운 포맷으로 업그레이드가 되었다. 그러나 보다 많은 바둑인이 참여하여 바둑대잔치가 되었으면 좋겠다. 실제 바둑가에서 한솥밥을 먹는 사람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하고 팬 투표도 받아들이는 등 개방적일 필요가 있다. 또한 기왕 시상식을 해를 넘겨 치를 것이라면, 연말까지 모든 집계가 나온 다음 후보군을 선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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