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에 주먹만한 혹이 하나 달린 착한 혹부리 영감과 욕심쟁이 혹부리 영감이 살았다. 어느 날 착한 혹부리 영감은 해가 저문 줄도 모르고 나무를 하다가 빈집을 발견하고 그곳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혹부리 영감은 길을 잃은데다가 밤에 혼자 있는 것이 두려워 이를 잊기 위해 노래를 불렀는데 갑자기 도깨비 몇 마리가 나타났다. “이봐 영감! 그 아름다운 소리는 어디서 나는 소리인가?” 그러자 혹부리 영감은 “내 노래 주머니에서 나오지.” 도깨비는 그 노래 주머니가 탐이 나 노래주머니와 금은보화를 바꾸었다. 착한 혹부리 영감은 혹도 떼고 부자가 됐다.
욕심쟁이 혹부리 영감은 착한 혹부리 영감이 갑자기 부자가 된 것이 수상해 어떻게 부자가 됐냐고 물었다. 착한 혹부리 영감은 산에 올라가 빈집에 가서 노래를 하다 보면 도깨비들이 나오는데 그 도깨비들이 혹을 가져가는 대신에 금은보화를 주었다고 설명했다. 욕심쟁이 혹부리 영감은 그 말대로 밤에 산에 올라가 빈집에서 노래를 부르자 도깨비들이 나타났다. 욕심쟁이 혹부리 영감은 이때다 싶어 더욱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당신이 준 이 노래 주머니를 달고 열심히 노래를 했지만 그대로인걸. 당장 달고 집에 가게!” 결국 욕심쟁이 혹부리 영감은 혹 하나만 더 달고 말았다.
위의 혹부리 영감은 어렸을 적에 한번쯤은 다 읽어 보았을 우리 전래 동화에 나오는 이야기다. 두 명의 혹부리 영감의 가슴을 뛰게 했던 도깨비처럼 타이젬 한국 바둑팬들의 심장을 뛰게 하는 이가 있으니 그가 바로 GoldHammer다. 그는 때때로 믿기지 않을 만큼 바둑을 잘 둬 끊임없이 연승가도를 달리면서 금은보화를 안겨주기도 하지만, 가끔씩 슬럼프가 찾아올 때는 혹 떼러 갔다가 혹을 붙여오는 것처럼 그를 믿는 자들에게 깊은 내상을 안겨주곤 한다.
타이젬의 많은 아이디 중에서 GoldHammer만큼 작명을 잘 한 경우도 드문 것 같다. 그는 한 판의 바둑을 두면서 자신의 행마가 마치 황금처럼 화려하고 접근전이 일어났을 경우에는 망치처럼 파괴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은연중에 뽐내고 있는 것 같다.
GoldHammer는 2005년 가을에 5단으로 처음 나타나 40연승으로 9단에 오른 이후 ‘강단의 추억’이 한 차례도 없다. 그의 기보를 살펴보면 2005년 10월2일부터 10일까지 19연승을 기록했고, 2006년 1월 28일부터 2월 12일까지 20연승의 위업(偉業)을 이루었다. 20연승(1/1048576의 확률)을 달성하면 대국자는 승강급 대국 최근 20국을 모두 핑크색 '승'자로 물들이면서 마치 금의환향(錦衣還鄕)하는 영웅처럼 뿌듯할 것이다. 또한, 이 해 5월12일부터 18일까지는 다시 18연승(1패 후 다시 10연승)을 질주했다. 이 가운데 20연승의 기록을 살펴보면 측정불가·whrh·biohazard 등 한국과 일본의 실력자들을 상대한 것이 대부분이어서 그의 기록이 더욱 빛나는 것 같다.
GoldHammer의 9단 전적을 살펴보면 689전 500승 189패이고 승률은 자그마치 72.57%다. 그가 대부분 강 9단과 대국했음을 따져본다면 앞의 승률로 보아 정상급 기사라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GoldHammer와 관련해 세간에 최고의 화제를 뿌린 사건이 있었다. 타이젬은 2007년 3월 27일부터 31일까지 ‘타이젬 세계 최강 모험대결’이라는 이벤트 대국을 주최했다. 한국보다 오히려 중국에서 더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창호 9단과 중국의 인기 아이디인 GoldHammer의 온라인 대국을 지켜보기 위해 중국의 바둑팬들이 타이젬에 몰려들었다. 당시 짧은 시간 동안 접속자 수가 폭주하면서 주최측은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고 하는데 믿거나 말거나. 이 대국에서 한·중·일의 온라인 최강자 인기 스타팀으로 출전한 GoldHammer는 한국의 Big3 드림팀으로 나온 이창호 9단에게 백으로 불계승을 거둬 그의 명성을 드높였다.
프로기사 K는 이년 전에 이런 말을 했다. “GoldHammer는 대단한 기재다. 앞으로 몇 년 후면 그는 대성할 것 같다.” 당시 열렸던 세계 바둑 대회에서 그와 대국을 했던 K는 입에 침이 마르도록 상대방을 칭찬했다.
이제 GoldHammer의 기풍을 살펴보자. 그는 다른 9단에게는 승률이 크게 떨어지지 않지만 유독 ‘한심한’ 9단과의 역대 전적에서 10승 16패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번개처럼 빠른 수읽기와 웅장한 스케일을 선보이며 맥에 밝은 그도 타개와 끝내기가 장기이고 균형감각이 뛰어나며 치고 빠지는 유격전에 능한 한심한에게는 잘 통하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너무 좌절할 필요는 없다. 이 세상 어디를 가든지 상극은 존재하고 경쟁자가 있음으로 인해 자신의 단점을 바로잡을 수가 있다. 오히려 상극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부단히 노력한다면 좋은 결실을 맺지 않을까 싶다.
다음은 한국의 ‘코브라더스’와의 대국이다.
| | | 백1로 유연하게 전개했을때 흑은 우변 보다는 좌하귀를 중시했다. 백은 우변에 침입하자마자 거뜬하게 살아버린 후 발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  | | | | | | 흑이 우상쪽의 큰 자리를 차지하자 백은 좌하귀에 붙여 흑의 응수를 물어보았다. 요즈음 프로기사 실전에서 자주 등장하는 수로써 배워둘만한 수법이다. 백22로 좌변 흑을 공격하자고 나섰을때 흑23이 백의 신경을 자극하고 있다. 뒤로 물러서면 손해이고 반발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전진이냐 후퇴냐! |  | | | | | 백1로 젖힌것은 기세의 한 수 였다. 백은 팻감이 없는 관계로 인해 패를 양보할 수 밖에 없었는데 백15로 단수쳤을때 흑16으로 반발한것이 지나친 것 같다. 실전처럼 되느니 차라리 참았어야 했다. 백27이 하변 패를 보는 좋은 응수이고 백29로 한점을 살리자 흑 넉점이 미생마로 변하면서 흑이 오히려 달아나야하는 형편이다. 주객전도! |  | | | | | 흑1로 달아날 수 밖에 없을때 좌하귀 백의 끝내기가 흑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선수를 잡은 백은 콧노래를 부르면서 하변과 좌변을 정리해 흑의 앞길이 어둡다. 백18로 좌변에 붙여 손바람이 절정에 이르고 있다. 좌변을 백에게 내준 대신에 중앙에서 집을 기대하고 있는 흑. |  | | | | | 흑은 집이 부족한데 백이 선수를 잡아 중앙마저 깨자고 한다. 흑은 사력을 다해 중앙 사수를 외쳤지만 백27을 보는 순간 흑이 돌을 거두었다. |  | | | | | 흑이 계속 둔다면 이을 수 밖에 없지만 백2에 흑3이 유일한 저항수단이다. 하지만 백14까지 장문에 걸리면 우변 흑 대마가 전부 잡힌다. 중반부터 힘겨루기로 일관한 이바둑에서 하변의 흑의 과수를 제대로 응징한 GoldHammer의 힘이 돋보이는 한 판이다. |  | | | | | 얼마 전에 GoldHammer가 좋은 성적을 올렸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타이젬 팬들의 기대를 잊지 말고 금년 중국 바둑리그를 비롯해 그가 중국 바둑계에 돋보이는 존재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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