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채우 한국기원 이사] 프랑스 툴루즈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유럽바둑연합은 바둑 실력 면에서는 변방에 속하지만, 세계 바둑 통합의 측면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선수들과 대회 주관자들이 바둑 대회의 핵심 요소이며, EGC는 수많은 소규모 대회를 포함한 바둑의 장터와도 같은 곳이다. 여기서 한국, 중국, 일본의 선의의 경쟁과 협력이 잘 어우러지고 있다.

특히, 한중일 프로 14명의 바둑 강의는 사실상 EGC의 메인 이벤트라고 할 수 있다. 유럽바둑연합 마틴 회장은 어제 총회에서 한국의 KPMC와 삼성화재배와의 관계의 중요성을 여러 번 강조했다. 2006년에 출범한 KPMC는 19회를 거치며 유럽 바둑과 많은 교류와 성과를 쌓아왔다. 현재 지도사범으로 활동 중인 최원진 프로는 제14회 대회에 한국 대표로 참가했던 바 있다.
 

올해 열리는 24회 KPMC는 다음 달 태백시에서 개최될 예정이며, 태백시는 내년 2월 제1회 세계바둑 콩그레스를 태백시에서 개최할 계획을 알리기 위해 대회장에 부스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1996년에 시작한 삼성화재 세계 바둑대회는 개최 첫해부터 '오픈'과 '글로벌'을 강조하며 29년 동안 이어져 왔다. 삼성 대회의 월드조를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처음으로 EGC 대회장에 설치되어, 그간의 세계 바둑과의 교류를 대변하고 있다.

중국은 섭위평 바둑 아카데미가 이번 대회를 후원하고 있으며, 인공지능 바둑 로봇을 설치해 유럽 바둑인들과 함께 AI와 인간의 대결을 즐기고 있다. 중국 취조우시는 바둑 진흥을 위한 조례를 통과시키고, 시내 각급 학교에서 바둑을 가르치는 한편, 2023년 난카배 세계바둑대회를 개최해 바둑의 기원이 취조우임을 알리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바둑 성지로서의 명예를 두고 경쟁하는 취조우시와 태백시가 대표단을 파견해 각기 활동하고 있다.

전통의 일본은 1880년대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바둑을 처음 보급한 이후, 유럽 바둑과 지속적으로 교류해 왔으며, 판다넷(일본의 바둑 플랫폼)이 각국의 대표단이 참가하는 유럽바둑 단체전을 창안했다. 일본에서 창안한 새로운 바둑 게임 방식인 페어고는 일본페어고협회에서 임원을 파견하여 개막식과 유럽바둑총회에서 이를 세계 바둑 무대에 알리고 있다.

한편, 일본 대사관도 이번 EGC 후원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바르샤바의 상징인 인어 동상 앞에서 폴란드 바둑협회 임원은 바르샤바 대회에 한국과 일본 대사관의 지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한중일 간의 교류는 국가 차원뿐만 아니라 민간 차원에서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유럽 바둑대회에서 여러 차례 우승한 오치민이 툴루즈 출신의 아내 조이와 함께 조직위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이승현 국장은 EGC 전담 연락 오피서로서 한국 선수들의 유럽 대회 참가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
 

일본에서는 프랑스 바둑 도시 그레노블에 정착한 모도끼 씨가 유럽 청소년 국가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탕귀를 지도하고 있다. 중국기원 소속 프로 2단인 리딩은 오스트리아 국적을 취득한 후 유럽바둑연합과 중국기원의 가교 역할을 하며, 유럽 선수들이 중국에서 바둑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녀의 어린 딸은 이번 대회 청소년조에서 입상하여 첫날 개막식에서 트로피를 받았다.

유럽에서 바둑 강국들의 역할은 마치 용광로처럼 지속되고 있으며, 2030년에 바둑이 마인드 스포츠의 올림픽 종목으로 성장하는 꿈을 툴루즈에서 발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