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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생명배

야금야금 까먹다⑧

2008년 11월 4일 대국 - 제8보(150~175)

2008-12-20 오후 2:57:53 입력 / 2009-01-15 오전 11:52:08 수정



[32강전] ● 저우쥔쉰(대만) ○ Fairy(P)(한국)

수순을 보기 전에 계가를 해본다. 흑 집은 우하귀 34집. 하변 5집. 상변 5집. 좌변 5집. 총 50집 가량이다. 백 집은 좌상귀 12집(흑▲ 한 점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 상변 8집. 좌하귀 14집. 우상귀 5집. 그리고 중앙 두터움이 조금 있다. 덤까지 쳐도 50집이 무조건 안 된다.

별 일 없으면 흑이 승리할 가능성은 95% 이상이다. 그러나 본보에서부터 백이 승리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져 간다. 별 일이 생기기 때문인데, 야금야금 흑은 자신의 우세를 까먹기 시작한다.

<실전>으로 가자. 초중반은 완벽한 감각을 선보이던 저우쥔신 9단이 후반에 들어서면서 계속 조그마한 실수를 연발하더니 숫제 본보에 들어와서는 ‘역전’이라는 소리를 입에 담기에 이른다.

거꾸로 보면 Fairy(P)의 뒷심이 정말 좋은 것이다. 흔히 신예기사들은 포석단계에서 실수를 잘하지만 후반부에 들어서는 전자계산기 같은 빈틈없는 솜씨를 보여준다고 하질 않던가. Fairy(P)의 후반은 거의 ‘이창호급’이다.

실 전



흑2로 받을 수밖에 없을 때 백3이 맛 좋은 끝내기. 결국은 살기위해 흑4,6으로 백 한 점을 끊어 잡는 것은 불가피하다.

참고도1


백5는 <참고도> 백1로 받을 법도 하다. 만약 이 수가 된다면 백은 쉽게 역전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수읽기는 흑10으로 빈삼각으로 치받는 수 때문에 안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백이 11로 빠져서 살아갈 듯하지만, 흑15로 이단 젖혀서 돌려 치게 되면 백은 몇 발을 가지 못한다. 이런 수읽기는 프로에게는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실전> 백9를 보라. 갑자기 다 죽었다고 생각하던 우하귀 백 한 점이 살아 움직인다. 그야말로 송장이 스스로 일어나서 관을 뛰쳐나오는 형상이다. 백13까지 징검다리를 놓고서 건너가 버린다. 이래서는 역전이라는 말이 새어나오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여기서 궁금한 것은 백‘가’로 넣어서 아직은 패 맛이 있지 않느냐는 주장을 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팻감이 문제다. 자랑스럽게도 상변과 좌변에서 팻감이 넘쳐나는 백으로서는 패는 곧 삶이다.

백19로 따낸 것은 선수이다. 백이 ‘나’로 때려내면 ‘다’와 ‘라’가 맞보기. 하는 수 없이 흑175로 분함을 참고 계가로 가잔다. 그러나 아무리 속기라고 해도 이 정도면 일류들의 대국에서 역전은 없다.

50여수가 더 진행되었지만 계가를 해 본 결과 백이 1집반차이로 역전승 했다. 순전히 백9가 살아갔기 때문이며 흑이 하변을 애당초 지키지 못한 탓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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