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최철한 9단, 고재희 단장이 친절한 택시 기사의 배려로 국제 미아가 될 뻔했다고?

22일 오후 12시 반, 한국 선수단과 관계자들은 점심을 먹기 위해 호텔 로비에서 모이기로 했다. 이세돌-이창호-최철한 9단순으로 모인 일행. 잉씨배·태국바둑협회·한국기원·바둑TV 관계자 등 9명이 한국 식당으로 향했다.

꿀맛같은 점심 식사를 위해 9명의 일행은 3대의 택시로 나눠탔다. 고재희 단장, 이창호·최철한 9단이 첫번째 택시, 두번째 택시는 이세돌 9단, 잉씨배·한국기원 관계자가 세번째 택시에는 태국바둑협회·바둑TV 관계자와 기자가 올랐다.

원래 한국 식당까지는 10분 거리인데 차가 많이 막혀 20분 가량 걸려서 도착을 했다. 식당에 들어가니 아직 첫번째, 두번째 택시가 도착을 하지 않았는지 식당에 가장 먼저 도착을 했다. 다음은 두번째 택시에 탔던 이세돌 9단과 일행이 도착. 이창호·최철한 9단 일행이 도착하지 않은 것을 확인한 관계자들은 뭔가 이상한 낌새를 차리고는 식당 밖으로 일행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는 20분… 25분…. 식당 종업원들이 와서 메뉴판을 들고 활짝 미소를 보이며 주문 할 것을 몇번이나 요구했다. 하지만 이세돌 9단, 바둑TV 관계자, 기자는 난감한 상황. 또한 함께 있는 잉씨배 관계자는 말이 안 통해서인지 눈을 감고 명상에 잠겼다.

이세돌 9단은 "중국이라면 어떻게 해 볼텐데, 세명다 영어가 안되니…. 왜 세명이 한 차에 탔지. 호텔 이름만 말해도 될텐데, 아마 호텔에 있을 거예요."라고 거듭 말했다.

또 다시 10분…15분. 이세돌 9단은 전날 태국에 오기 전에 컵라면 하나 먹은 것 빼고는 아직 한끼의 식사도 하지 않았다고. 결국 일행은 음식을 시키기로 했다. 음식을 거의 다 먹고 얼마 되지 않아 잉씨배 관계자에게 한통의 전화가 온다.

"오케이!" 손가락으로 동그란 원을 만든다. 휴….

몇분 후, 국제 미아가 될 뻔한 이창호·최철한 9단과 고재희 단장이 한국기원 관계자와 등장. 선수들의 등장이 이렇게 반가울 수가! 무사할 것이라고 생각을 했지만 어디서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를 무서운 세상 아닌가.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가장 먼저 약속 장소에 도착한 이창호·최철한, 고재희 단장은 뒤따라 올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두번째 택시가 10분이 지나도 장소에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이창호·최철한, 고재희 단장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그도 그럴것이 첫번째 택시가 떠나고 두번째 일행은 택시가 오지 않아 10분 가량 늦게 탑승을 했던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부터 시작된다. 첫번째 일행을 내려준 택시 기사가 차를 돌려서 다른 장소로 향하려는데 아직도 이창호·최철한 9단과 고재희 단장이 같은 장소에 서있는 것이었다. 세명의 한국 사람들이 길을 잃은 것 처럼 보였던 것이다. 고개를 갸웃하던 택시 기사는 한참을 바라보다가 안되겠는지 서비스 정신을 발휘해 일행을 다시 택시에 태웠고 일행을 안전히 호텔 로비에 데려다 줬던 것. 

고재희 단장은 "일행을 기다리고 있는데 택시기사가 다시 돌아오더라고요. 자기가 내려 준 곳이 긴가민가 했던 거죠. 우리도 택시기사가 다른 장소에 내려줘서 다시 데려다 준다는 의미로 알았어요."라고 뒷 이야기를 하며 미소를 지었다.

일행이 숙소로 향하는 동안 한국기원 관계자와 태국 바둑협회 관계자는 둘로 나누어 수소문을 했고 호텔 로비에 일행이 있다는 소식을 입수. 결국 일행은 파란만장한 1시간을 보내고 관계자들을 만나 점심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결국 방콕에서 이창호·최철한 9단과 고재희 단장의 미아될 뻔한(?) 이야기는 택시 기사 아저씨의 최고 서비스 정신이 만들어낸 작품.

고생고생해서 1시간 만에 찾은 한국 식당. 과연 음식맛은 어떨까.
설렁탕 먹던 이세돌 9단은 "설렁설렁하게 만들었나봐요."
김치찌개 먹은 이창호 9단은 "그냥 그래요."
돌솥비빔밥 먹은 최철한 9단도 "그냥 뭐…. 먹을만해요."
돌솥비빔밥 먹은 고재희 단장은 "야채 좀 넣고 하면 돌솥비빔밥인데요 뭐, 근데 맛은 별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