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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증권배

"급수랄 게 있나. 뭐…"

제3보(51~79)

2009-06-03 오후 12:25:17 입력 / 2009-06-04 오전 12:23:04 수정

● 9단 Lucky(P)  ○ 9단 txqk

제3보(51~79) "급수랄 게 있나. 뭐…"

 

실전진행

 

흑1,3으로 하변을 구축하자 남은 큰 곳인 우변을 백4로 가져간다. 하변 정석에서 흑3으로는 통상 두칸벌리는 수가 널리 쓰이지만, 보다시피 좌변방면에 흑이 두터운 상황이니 보다 입체적으로 형태를 가꾸기 위함이다. 또 하변은 뒷문이 열린 듯하지만, 나중에 보게 되지만 거의 막혀있는 것이나 진배없다.


바둑은 분명해졌다. 좌변과 하변이 자연스럽게 만나는 그곳에서 흑 집이 얼마나 만들어지느냐가 관건이다. Lucky(P)는 흑5로 단박에 뛰어든다. 오히려 이렇게 뛰어드는 것이 국면을 단순화시킨다. 백10까지 서로 한 칸 씩 뜀박질을 하게 되니 정리가 되어버리는 듯한 양상이다.


흑11,13으로 남아있는 공터인 상변을 또 가져가니 진짜 벌써 끝내기 국면인 것 같다. 대신 우변은 확실히 백 집으로 굳어졌다. 더욱이 흑15로 기대어 수습을 하려고 하니 말이다.


흑23부터 27까지는 이렇게 될 자리. 그리고 흑29로 틀어막아서는 흑의 바둑인 것처럼 보인다. feel so good!이다.

 

 

우스갯소리 하나. 워러의 부인님은 결혼과 함께 바둑을 알게 되었다. 자꾸 지니까 급수가 내려가는 꼴을 못 보겠던 모양인지, 타이젬 ID를 몇 개 째 새로이 만들고 있는 지 모른다. 한창 바둑에 빠져있는 모습이 좋아 보여서 필자가 많이 도움을 주곤 했다. 그러나 바둑이 그리 쉽게 느는 종목이 아니지 않는가. 12급쯤 되는 것 같다.


바둑의 재미에 푹 빠져 익사직전인 부인님은 손님이 집을 방문하게 되면 그 손님에게 꼭 ‘바둑을 둘 줄 아시냐’고 물어보는 습관이 생겼다. 바둑을 한번 두어보기 위함인데, 워러와는 너무 차이가 나서 재미가 없었던 모양이다.


한 번은 손아래 처남이 찾아와서 부인님과 바둑을 두었는데, 바둑을 두기 전 처남은 이렇게 말했다.


“바둑은 전혀 모르는데 길만 좀 알아.”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바둑판을 끌어다가 대좌한 부인님은 그 말을 듣는 순간 승리의 기대감에 한참 고무되어 있었다.


그러나 국면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더니 두는 족족 잡아먹히며 그만 만방으로  패하고 말았다. 벌겋게 상기된 표정으로 한마디 뱉는다.


“길밖에 모른다더니 이게 어찌된 일이여?”


성인 남자 중 바둑 팬인 사람은 많지만 그들은 팬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산다는데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워러가 바둑 밥을 먹으면서 수없이 만나 본 사람들 가운데 바둑을 최소한 바둑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은 한결같이 “바둑을 좀 두실 줄 압니까?”라고 물으면 “아니요.”라고 일언지하의 부정한다.


그러면서 다시 말을 붙이면 그제야 본색(?)이 나온다.


“전혀 못 두십니까?”


“뭐, 군대에서 좀 두기는 했지요. 사회에 나와서는 어깨너머로 좀 보기는 했는데….”


10급 정도의 기력을 갖춘 이가 있다고 치자. 그러면 10급이라는 수준에 대한 평가가 사람마다 다다. 어린이 주부나 여성은 바둑을 ‘좀 둔다’라고 표현하고, 성인남자 같은 경우는 ‘전혀 모른다.’고 말한다.


성인남자의 경우 바둑을 도무지 모른다고 하는 사람은 사실 거의 없다. 다만 앞의 글에서도 밝혔듯이 10급 정도면 자신이 못 둔다고 얘기 할 뿐이다. 반면 어린이 주부의 경우는 솔직하게 ‘둘 줄 안다.’ 라고 말하지만 성인남자의 경우는 10급 정도의 기량이면 아예 모른다고 손사래를 친다.


그 이유는 어린이 여성의 경우는 주변에서 바둑을 자신만큼 많이 즐기는 사람과 자신만큼 많이 공부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자랑스럽게 태도로 대답한 때문이고, 성인남자의 경우는 군대생활 또는 사회생활에서, 심지어는 복덕방 할아버지가 평상에서 바둑을 두는 모습도 어릴 적부터 많이 봐왔는지라 바둑돌을 만질 줄 아는 사람은 전부다 자신보다는 고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기원에는 가지 않지만 가끔 인터넷 공간에서 바둑을 즐기는 인구를 성인남자의  5분의 1은 확실히 될 테다. 의심이 나면 지금 성인남자에게 물어보시라. 그러면 다들 처음에는 바둑을 모른다고 했다가, 다시 꼬치꼬치 캐물어보면 바둑을 둘 줄은 안다고 얘기가 달라진다. 또 다시 물어보면 10급 정도라는 얘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기원에 출입하는 바둑 팬 100만 명, 여성 팬 50만 명, 어린이 팬 30만 명. 그리고 성인남자 팬 300만 명. 이 정도만 합해도 거의 500만 명 수준은 충분히 된다는 워러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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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YGEM / 진재호 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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