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제6회 동양생명배 타이젬오픈 결승전이다. 무림의 뭇 준재들을 단칼에 베고 마지막 능선에서 일전을 벌인다. 전형적인 무림고수 냄새가 나는 뇌전검룡 9단과 바둑의 무대를 상징하는 ‘동양’에서 빛이 되겠다는 뜻을 지닌 동양의빛 9단이 최종겨루기에 나선다.

알려진 것은 주인공들이 한국 신예프로기사라는 정도. 그러나 두 검객은 주민증을 까놓지 않아도 서로의 무예능력을 짐작하며 이미 상대가 누구인지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고수는 고수를 알아본다고 하질 않던가. 결승은 3번기로 치러진다. 1국은 뇌전검룡 9단의 흑 차례로 먼저 무공을 펼치게 된다.

두 장수가 일합을 겨루는 전장에는 구경꾼이 삼삼오오 몰려들어 타이젬 대국장에는 개시 20분이 지나자 피크에 달해 1000명이 북적거려서 발 디딜 틈이 없다. 프로세계타이틀을 중계에서도 700명을 넘기기는 쉽지 않은 현실임을 감안하면 대단한 관심이다.

실 전

역시 2000만원의 상금이 걸려있는 바둑이기 때문에 초반전은 쉽게 간다. 아직은 긴장이 덜 풀렸을 것이다. 백6으로 갈라 치는 것은 요즘 바둑에서는 오랜만에 본다. 과거 같으면 눈을 감고도 두는 당연한 곳이었지만, 요즘 바둑에서는 ‘촌스럽다’는 소리를 듣는다.

또한 흑9는 과거에는 열이면 아홉은 흑‘가’로 다가갔다. 아무래도 우하귀 소목 굳힘이 우상귀 화점보다 집으로 굳어질 공산이 크다는 얘기였다. 흑11로는 <참고도1> 흑1로 크게 갈 수도 있다. 이때는 백2로 3,3을 차지하는 것은 흑13까지 외곽이 좋아져서 백이 실패. 흑11로 미끄러져도 백은 ‘3,3’을 본 체 만 체 하며 12로 날아간다.

참고도1

<실전> 흑13은 정수이다. 이 수로 ‘나’쪽으로 협공을 하게 되면 백‘다’를 파게 되어서 초반부터 혼란의 연속이 될 터. 백14는 앞선 백12의 응원군이 있을 때 가능한 붙임수이다.

옆구리에 붙이는 수가 탄생하게 된 계기를 살펴보자. 백14로 보통이라면 <참고도2> 백1로 두 칸을 벌여두는 것이다. 그때는 흑2가 좋은 응수가 되며, 백3로 뛸 때 흑4로 들여다보는 수가 좋은 타이밍이다. 백11까지 수습은 되지만 흑12까지 흑이 실속은 다 챙긴 상황이라서 백은 불만이다.

참고도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