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의 피말리는 싸움을 계속되지만 관전자들은 즐겁기만 하다!

타이페이 화롄현 메이뤈호텔 3층에서 열리고 있는 이창호, 최철한의 제6회 잉씨배 결승5번기 제4국 현장을 스케치 해본다.

▲ 선수단 일행이 화롄현 메이뤈 호텔에 도착한 것은 4월 21일 오후 5시 30분이었다. 봄비가 역두를 적시고 있었다. 다음 날도 하루 종일 궂은 비가 내렸다. 두 대국자는 밥 때를 제외하고는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기전사업팀 하훈희 부장이 바둑판을 방으로 넣어준 것은 22일 아침이었다.

우칭위엔 9단은 4월20일 미리 호텔에 도착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22일 저녁에 이창호와 최철한, 서봉수9단은 우칭위엔 선생을 찾아가 인사를 드렸다. 우칭위엔 9단이 엄지를 치켜세우며 반갑게 맞아주었다.

▲ 해안산맥이 태평양을 향해 출렁이며 흘러들고 있는 타이루거 국립공원이 대국실 밖에 펼쳐져 있다. 반면 최철한은 10분 전에 입장해 묵묵히 판을 내려다보며 이창호를 기다렸다. 우칭위엔 9단은 대국 5분 전에 입장했다. 이창호 9단이 결연한 얼굴로 대국장에 들어선 것은 9시28분.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가운데 우9단이 대국의 시작을 알렸다. 흑17까지 빠르게 흘러갔다.

▲ 우칭위엔 9단은 흑67이 놓였을 때 "뭔가 큰 변화가 일어날 듯하다."는 말을 한 뒤 검토실에서 방으로 올라랐다. 백72가 놓인 시점이 11시50분. 우칭위엔의 예상대로 큰 변화가 판 위에 등장했다.

"흑49가 실수였다. 그런데 백도 이 수를 바로 응징하지 못했다. 백이 좌중앙으로 간 것은 뭔가 서두른다는 인상을 피할 수 없다."는 관전평이었다.

"최철한이 아니면 둘 수 없는 초식으로 가고 있다. 승부를 떠나 최철한답다고 밖에 할 말이 없다."고 백74가 놓였을 때 서봉수 9단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

▲ "흑73이 이 바둑을 지면 패착이 될 가능성이 많다. 72의 아래로 붙여 즉각 살려나왔으면 일찍이 승세를 잡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서봉수 9단)고 분석했을 때 옆에 있던 저우쥔쉰도 적극 공감을 표시했다.

▲ 11시58분에 흑75가 놓였다. 최철한이 76으로 바로 어깨를 짚어갔다. 12시였다. 백78로 중앙을 두텁게 틀어막았다.

▲ 백80에 이창호가 자리를 고쳐 잡고 장고에 들어갔다. 12시 5분이었다. 15분이 훌쩍 지나갔다. 판 위에 돌은 놓이지 않고 있었다. 흑81로 지켰다. 12시 22분이었다. 최철한은 미리 읽어두었다는 듯 1분을 생각한 뒤 백82로 스며들었다.

▲ 오전 봉수는 백82.

▲ 최철한 9단은 준비된 점심 도시락(러비아니 덮밥)을 두 젓가락 손을 댄 뒤 바로 일어섰다. 이창호9단은 거의 다 비웠다. 두 기사는 다 방으로 총총히 사라졌다.

▲ "음, 바둑은 상당히 미세한 것 같아."고 서봉수 9단은 점심을 먹고 난 뒤 홀로 검토실에서 여러 개의 참고도를 그리며 판을 음미하고 있었다.

▲ 오전소비시간→ 이창호 : 2시간 2분, 최철한 : 1시간 58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