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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생명배

이창호, 힘을 내다오!

제2보(1~54)

2009-11-03 오후 4:29:10 입력 / 2009-12-11 오후 7:29:12 수정


● 9단 ShenSanJ(중국)  ○ 9단 내안의神(한국)

제2보(1~54) 이창호, 힘을 내다오!

1. 비교적 우울하다. 1국을 이창호가 패했다. 이곳 상하이출신인 치우쥔이 전력상 초강자는 아니지만 고향에서 대국하기 때문인지 컨디션이 매우 좋다. 바둑내용도 거의 초반부터 완승모드로 흘러갔다. 중국 언론은 “마왕(磨王)이 석불(石佛)을 다스렸다는 둥 자극적인 문구를 써가면서 1국의 완승을 즐기고 있다.

2,3국이 내일 모레 연달아 벌어지기 때문에 컨디션 조절에 힘을 모아야 한다. 그래서 같은 충에 묶고 있어서 자주 얼굴을 대하게 되면서도 서로 목례만 할 뿐 식사시간에도 눈을 마주치치도 않는다.

이창호는 그는 그렇게 인내하며 은둔하며 고비를 넘겨본 적이 많다. 이번에도 이겨내길 바라는 맘이다. 이창호가 만약 패한다면, 개인의 패배가 아니라 한국바둑의 참패로 기록될 지도 모르는 일이다. 적당한 부담감을 그도 여실히 느끼는 듯했다.

이창호의 선전을 기원하며 워러는 사찰을 찾았다. 오늘 오전 삼국지에 나오는 오나라의 손권이 어머니를 추모하기 위해 지었다는 롱화쓰(龍華寺)를 들렀다. 하긴 기자단으로 참가를 했어도 우리 선수가 위기에 봉착하게 되니 어느새 응원단으로 돌변하게 된다.

향을 5·6개만 피워도 된다는데, 다다익선이라고 한통을 다 피웠으니 손권이 이 워러의 지극정성을 알아주시겠지. 모쪼록 컨디션을 되찾고 2,3국에서 이겨 주리라 기원한다. 워러의 공력과 염력이 보태진다면 승리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2. 타젬 이정환 기자와 같은 방을 쓴다. 사진도 잘 찍어주지, 컴퓨터도 잘 다루지 디카도 잘 다루지, 거기에다 중국어도 잘하니 택시를 타도 문제가 없다.(흠, 오해가 있을 수 있겠다. 손 짓 발짓이 워러보다 더 낫다.) 선물을 많이 사더라도 걱정이 없다.자세한 삼성화재배 소식은 이정환 기자의 리포터를 참조하시라. 

이런 든든한 방졸에게 방장이 해줄 수 있는 것은 신라면, 청도맥주, 양고기꼬치 살 때 돈 계산하는 것만 책임지면 된다. ‘까잇꺼, 돈 정도야. 쌓인 게 돈인데….’ 포커챔피언쉽만 꾸준히 출전하면 된다.

돈은 어디 있는가. 밤이면 선수단의 여유자금을 가지고 돈을 굴리려는 이들로 북적되는 곳이 있다. 바로 워러의 룸. 9시 언저리가 되면 아예 룸을 열어 놓아야 할 정도로 자금이 물려드는 곳이다. 저마다 현찰다발을 들고 돈 놓고 돈 먹기에 참가하는 선수들. 어쩌면 그들은 그 행사를 위해 하루를 사는 사람들이다. 그제 밤에 벌어진 1차전에서는 워러가 예상대로 승리를 거두었다. 뭐, 액수를 밝히긴 뭣하지만 2000 위안정도…. 서울로 돌아올 차비라도 벌어야 하는데, 아직 멀었다. 차비가 좀 비싸니 말이다. 

기보

흑1로 뛰자 백2로 틈새를 비집으며 흑을 가르고 나온다. 하변에서 흑 돌이 거의 살아갔다고 보면 좌변 흑을 수습하는 것이 지금에 와서 할 일이다. 흑5까지 제법 자세를 잡은 것처럼 보인다.

백4는 두터움을 장기로 삼는 이가 선호하는 착수. 이런 수는 딱 한 수로써 의미를 찾기 보다는 그 다음 수와 연계하여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다음 백6은 끝내기 크기로는 10여집을 넘기는 곳인데, 이것이 부가서비스로 따라온다는 것이다. 흑11까지 완전히 사는 모습을 갖추었다. 그러나 나중에 백‘가’로 끼워서 자투리를 뜯어먹는 수단이 남아있는 것이다.

참으로 두터움의 힘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백12,14로 마구잡이로 붙여 끝는 것도 주변 백이 두텁기에 가능한 발상이다. 백20으로 흑 한 점을 낙오시키면서 우변 흑은 비교적 안정한 모습이다. 꼭 초원을 찾아가는 소떼 중 한 마리를 악어에게 허용하면서 안전하게 물을 건너는 형국.

그런데 악어가 대식가였던 모양이다. 흑23으로 잠시 무리에서 이탈하여 장난치는 겁 없는 새끼물소를 또 한 번 쫓아간다. 백30으로 허리를 분지를 자세이다. 
고민하던 ShenSanJ는 흑33으로 틈새를 엿본다. 흑1까지 수단을 만든 것은 다음 44의 곳을 지그시 누르는 수부터 선수가 됨을 의식한 것이다.

백44로 오히려 내안의神은 역공이다. 백44의 빈삼각을 두면서 중앙 흑을 공격한다. 공격의 결말로서는 좌변을 통으로 백 집으로 만든다면 대성공일 것이다. 역시 고수는 타협의 명수라고 하지 않던가. 백52로 목적을 달성했다.
마치 흑은 중앙을 잡아두면서(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만족한다. 백54로 이젠 하나만 수습에 나서면 된다는 얘기이다.

TYGEM / 진재호 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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