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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생명배

외톨이에 관한 小考

제2보(1~38)

2009-12-17 오후 1:56:56 입력 / 2009-12-17 오후 10:11:11 수정


● 9단 hua  ○ 9단  외톨이(韓)
제2보(1~38) 외톨이에 관한 小考

① “이세돌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랭킹5위권 밖이다.”

송태곤 사범이 그제 외톨이 대국을 해설하던 중 밝힌 외톨이의 정체에 관해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외톨이는 이세돌일 것'이라며 거의 신앙처럼 여겼던 대다수 유저들은 송사범의 이러한 폭탄발언(?)에 적잖이 허탈해하고 있다.

실제로 외톨이가 누구인지, 실제 바둑을 두는 사람이 누구인지 아무도 사실 모른다. 그러나 ID을 개설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알 수 있다. 외톨이 ID 개설자는 누구라고 이름을 대면 알만한 프로기사이다. 그래서 송사범은 무심결에(?) 그 프로기사를 염두에 두고 발언한 것으로 사료된다.

지금 타이젬에서 대국하는 프로기사 가운데 자신의 이름으로 ID를 만든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그리고 ID개수가 여러 개인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한 맥락에서 외톨이라는 ID도 비슷한 과정을 거쳐(친구 후배 엄마 주민증 등) 생성되었으리라 짐작된다.

그 화려한 공격력을 보여주었던 그 외톨이가 랭킹5위권 밖의 기사라고 믿고 싶은 생각은 없다. 우리가 환호한 것은 그의 스타일이었으며 오프에서 보았던 어떤 초인과 흡사한 파괴력에 반한 것이다.

‘절대자=외톨이’는 개연성이 아니라 당위성이다. 외톨이는 우리가 필요할 때 나타나 주었고, 이길 때 이겨주었고, “저 × 혼 좀 내줘!”라고 했을 때 번개처럼 나타나서 언제든지 혼을 내주었다. 마치 임꺽정처럼 홍길동처럼 쾌걸 조로처럼 민초들의 희망이었다.

이름만 가렸을 뿐, 접속회수가 차이 날 뿐, 이창호 조훈현 서봉수 박영훈 최철한 강동윤 박정환 구리 창하오 씨에허 후야호위 장쉬 조치훈 등 일류기사들도 다들 타이젬 바둑을 즐긴다.

하물며 이세돌이라고 해서 이 짜릿짜릿한 고수들의 결전장을 외면할 리 없다. 누가 누구일지 모르고, 누가 대신 두어주는 지도 모르는 가면무도회. 익명성의 컨셉을 가진 타이젬바둑의 한계이자 최극단의 희열인 것이다.

우리도 그를 즐기면 된다. 우리가 알려 하면 할수록 그들은 빠져나가려고 할 것이며 가면을 바꿀 것이다. 찾으면 찾을수록 숨어버릴 지도 모른다. 가면을 빼앗긴 레슬러는 링을 떠나버리는 것처럼.

외톨이가 우리 맘속에 영원한 외톨이로서 존재하도록 애써 외톨이를 외면해두는 것이 어떨는지. 훗날 외톨이와 함께 한 시간 동안 우리는 행복했노라고 얘기할 수 있다면 그것이 아름다운 것 아닐까.

② 버릇이란 신기한 것이, 하루 동양증권배 관전을 쉬었더니 좀이 쑤시고 자리에 앉아 있어도 마우스만 이리저리 돌리게 되는 등 금단현상이 여간 아니다. 대국이 없던 어제, 오후 8시가 되기만 기다리다가, 혹시 선수들이 나 몰래 출전하여 대국을 할까봐 동양생명배방을 들락거리는 나. 분명 중독이다.

오늘 빅게임이 또 벌어진다. 철이(P)-daxiang간의 동양생명배 4강전 첫판이 벌어진다. 과연 철이(p)와 외톨이의 매치가 이루어질까. 두근두근 세근세근….  타이젬바둑은 과연 마약이다.

기보

바둑으로 돌아와서-.
손바닥 계가를 해본다. 우상 흑집과 좌하 백집이 비슷하다. 좌상귀과 상변은 상변이 조금 낫다. 그리고 하변 흑집과 우변 백집은 조금 흑이 낫다. 그러나 중앙쪽은 흑이 약간 더 불안한 모양이다. 여기서 확실한 것은 하변의 흑집이 완전치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백이 조금은 기분 좋은 흐름이 아닐까 싶다.

흑1,3으로 상변을 억누르려고 한다. 백이 일단 중앙으로 품을 넓히는 것은 경계함이 첫째요, 하변에서 달아난 흑 말의 응원군도 되어주었으면 하는 것이 둘째 이유.

흑13까지 제법 구색을 갖추었다. 수순 중 백도 10으로 뛰어두어서 중앙에 집이라고 추정되는 공터가 제법 생겼다. 다만 흑‘가’로 절단하는 맛이 남아있어 흑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셈이다.

여기서 아까부터 궁금하던 곳을 백14로 간다. 다음 백16으로 또 들어간다. 이 수는 다음 백18로 빠지는 수가 선수이니까 양쪽으로 넘어가는 수를 만들기 위함이다. 보라, 백20으로 넘어가고 나니 아까 손바둑 계가의 결과보다는 백 집이 상당히 부풀어나지 않았는가.

흑27로 돌진이다. 너무 깊은 지 안 깊은 지는 따지고 싶지 않을 터. hua는 일단 이렇게 두지 않으면 곤란하다고 본 것이다. 중앙에서 삼각에 성공하는 대신(아직은 완벽하게 탈출을 한 것은 아니지만) 백도 모조리 연결해오면서 계속 두터움을 견지한다.

백38로 미끄러졌을 때가 문제의 장면이다.

TYGEM / 진재호 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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