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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생명배

「국가대표」외톨이의 비상(飛翔)

제1보(1~50)

2009-12-21 오전 2:19:05 입력 / 2009-12-22 오후 2:02:48 수정


● 9단 철이(P)(韓)  ○ 9단 daxiang(中)
제1보(1~50)「국가대표」외톨이의 비상(飛翔)

바둑은 한국이 최강국이라는 자부심이 있다. 중국이 20년 동안 무던히 깨지면서 도전해왔지만 번번히 빈손으로 되돌아갔었다. 이제야 비로소 대등한 관계가 되었지만, 그래도 한국 팬의 가슴속에는 ‘중국, 그 까이 꺼~’ 하는 맘이 솔직히 존재할 터. 혹자는 그것을 근거 없는 오만과 편견과 방자라고들 하지만, 오늘만큼은 거만하게 이기고 싶다.

대망의 동양생명배 결승전 3번기가 오늘 시작된다. 소망하던 외톨이와 철이(P)의 역사적인 ‘외철이’ 대결은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그러나 오히려 싸움은 진지해진 면이 있다. 한국대표 외톨이와 중국대표 daxiang의 맞짱 대결로 치러지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지난 8월25일 등장했던 외톨이는 불과 5개월 만에 인기에서든 실력에서든 타이젬 최고기사의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과거 얘기는 잠시 접어두고자 한다. 그간 설사 100연승을 했다고 해도 오늘 이 한판을 위한 트레이닝에 지나지 않을 터.

화려했던 기풍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승자만 기억되는 냉엄한 현실에 맞서 싸우자. 상대가 누구든 이제 아무런 소용이 없다. 어차피 상대도 최선을 다할 터. 자신과의 외로운 승부만 남은 것이다. 알다시피 큰 바둑은 심장싸움이다. 그런 면에서는 거침없는 외톨이가 든든하다. 그의 심장은 모든 영장류보다 우위인 3심방 3심실이기 때문이다.

외톨이가 개인 외톨이가 아니고 daxiang도 개인 daxiang이 아니다. 갑자기 스키점프 선수들의 감동적인 실화, 「국가대표」가 오버랩된다. 비상(飛翔)을 기다리는-,

‘그래! 외톨이는 국가대표야!’

제1보(1~50)

바둑으로 돌아와서-.
철이(P)가 daxiang에게 통한의 역전패를 당하는 바둑이다.(결승전은 이 바둑 이후에 연재 됩니다. 착오 없으시길…) 사실 철이(P)가 daxiang에게 질 것이라고 예상한 유저는 거의 없을 것이다. 일단 철이(P)가 그간 워낙 안정적인 전력을 보여주었고, 더욱이 3번 승부에서 1국을 이겨놓았고, 남은 2,3국에서는 그가 좋아하는 흑차례였기 때문이다.

지난 금요일 밤 철이(P)가 원 사이드한 실력으로 1승을 먼저 거두자, 우리는 토요일 대국에서 분명 철이(P)가 또 이길 것이라 다들 믿고 조용히 연말 분위기를 즐겼다. 그러나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갑자기 하루 사이에 기량이 만개된 daxiang은 철이(P)의 만심의 허를 찔러 그대로 승리를 골인해버렸다. 1승을 올린 후 ‘다 이긴 바둑’을 그만 안타깝게도 역전을 당하자, 이미 상심한 철이(P)는 최종국까지 놓쳐버린다. 안타깝지만 현실이므로 인정하자. 그리고 daxiang의 역전승을 쓸개를 씹는 맘으로 감상해보자.

흑을 들면 더욱 잘 둔다는 철이(P). 흑3,5로 견고하게 지키고, 백6으로 여유 있게 걸쳐오자 흑7로 또 알뜰하게 지켜둔다. 게다가 백8로 다리를 번쩍 들자, 별 걸 다 물어본다는 듯 흑9로 달려단다. 백14까지 상변이 모두 처리되었다.  

하변에서는 흑17로 흑이 여유 있게 걸쳐간다. 왠지 협공을 당하지 않으려는 벌림처럼 보인다. 아무래도 백이 활동 폭이 넓은 곳이라서 하변 화점부근에 협공을 당하게 되면 일찌감치 수세에 놓이게 될 것을 염려한 듯하다.

백18은 무겁게 만들겠다는 의도이며, 흑19는 그것을 거부한 딴청. 좌하귀 정석 도중 백28은 물론 하변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뜻이다.

만일 정석처럼 <참고도> 백1로 계속해서 덮어씌우게 되면 흑2,4로 정리정돈한 후에 백은 5의 가일수가 필요하다. 이때 흑6을 선수한 다음 8로 벌려두는 것이 임기응변. 이렇게 되고 보면 부분 부분은 하등 이상할 것이 없으니 ‘하변은 내 땅’이라고 생각한 백으로서는 흑10까지 살아있는 모습이 눈꼴사납다.

참고도

흑31로 어깨를 짚으면서 중앙을 개척하려 한다. 백44까지 프로의 행마를 보여주면서 정리 된다. 여기서 의식할 것은 흑43까지 하변 집을 깨고서 살아갔지만 백도 하변 집이 구체화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자 집에 대한 애착이 누구보다 강한 철이(P)가 화를 낸다. 흑49로 잡을 지으며 백 대마를 추궁한다.

 

TYGEM / 진재호 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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