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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기획기사

'이세돌-콩지에' 승부를 예측한다

김지명-김원 형제의 승부예측토크

2010-02-26 오전 1:30:05 입력 / 2010-02-26 오전 11:13:03 수정


2월 24일 치러진 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결승전 제2국에서 중국의 콩지에가 한국의 이창호를 꺾고 종합전적 2-0으로 LG컵을 거머쥐었다. 지난해 12월 삼성화재배에 이어 세계대회 본격기전에서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최고의 기세를 이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콩지에는 우승 후 자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아직 한국에 머물러 있다. 그 이유는 27일 정오부터 진행될 제2회 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 16강전 대국 때문이다.

기세의 정점에 올라있는 콩지에와 대국하는 기사는 한국대표기사 이세돌. 지난해 휴직을 선언했던 이세돌은 올해 1월 복귀했고,주최사의 시드배정으로 세계대회인 비씨카드배를 복귀무대로 삼을 수 있었다.

휴직 전 최고의 컨디션으로 세계바둑계를 휩쓸었던 이세돌. 이세돌의 휴직기간 중 절정의 기세를 보여준 콩지에. 이제 그 둘의 대결을 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세돌과 콩지에의 물러설수 없는 대결. 형제로 알려진 바둑TV 진행자 김지명 아마5단과 프로기사 김원 7단의 예상을 들어보자.


김원: 형~ 맥심커피배 방송 잘 봤어. (박)지은이와 방송호흡이 척척 맞던데? 대국도 아주 재미난 대결이었고.. 조국수님이랑 서명인님이랑 명승부를 펼치시던데? 여전히 치열한 대국을 펼치시더군~
김지명: 그렇지? 난 대결도 기억에 남지만 대국 전 서명인님이 말씀하신 것이 더 기억이 남는다. 세상에, 너랑 나랑 형제인걸 30년 동안이나 몰랐다고 하셨잖아.

김원: 그리고 덧붙이신 한 마디. "동생이 인물이 낫구먼."^^
김지명: 그건 그냥 하시는 말씀이지. 넌 그걸 기억하고 있냐.
김원: 당연히 기억하지 그나저나 이번에 그 대결 못지않게 재미있는 대결이 펼쳐지던데?




▲ 바둑TV진행자 김지명(왼쪽), 김원 7단 형제.

김지명: 아~! 혹시 비씨카드배 이세돌-콩지에 대결 말하는거야?
김원: 응. 복귀 후 본격적으로 시합에 임하는 이세돌과 최근 최고의 기세를 올리고 있는 콩지에의 대결!
김지명: 원이 너는 누가 이길 것 같아? 타이젬 회원의 70%이상이 이세돌이 이길 것 같다고 예상하던데?


김원: 음… 나도 세돌이가 이길 것 같은 예감이 들어. 하지만 최근 콩지에가 삼성화재배에 이어 LG배까지 우승컵을 거머쥔 걸 봐서 쉽지는 않겠지. LG배서도 한국 간판스타 이창호를 꺾었으니 말야.
김지명: 이세돌과 콩지에는 성격이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아. 시합 전에 홀로 산책하며 사색에 잠겨있는 모습을 많이 봤어. 바둑스타일은 어떻지? 내가 보기에 비슷한 거 같으면서도 무언가 다른 것 같아.
김원: 형 말이 맞아. 둘 다 수읽기를 바탕으로 판을 짜나가는 것은 같지만 스타일은 완전히 달라.

김지명: 내가 바둑은 하수지만 방송에서 세돌이 바둑을 워낙 많이 진행해서 세돌이 스타일이 어느 정도 감이 와. 주워들은 것도 많고^^; 음… 단도 같은 같은 스타일 아냐? 아주 날카로운 단도. 세돌이가 이겨갈 때는 그 단도로 상대를 사정없이 괴롭히더라. 그에 반해 콩지에는…

김원: 최근 콩지에 바둑을 보면 탁월한 균형감각을 자랑해. 그리고 그 밑바탕에는 깊은 수읽기가 깔려있지. 깊은 수읽기를 초반, 중반, 종반 고루 활용해. 이번LG배 결승 2국 이창호와의 대결에서도 아주 잘 드러났지. 중반에 큰 차이는 아니지만 콩지에가 조금 불리했잖아? 결국 이창호의 약점을 이용해서 역전하더라고. 그건 수읽기의 힘이야. 최근 중국인터넷 사이트에서 봤는데 ‘현재 중국에서 가장 수읽기가 센 기사는 콩지에’라고 할 정도야.

김지명: 세돌이는? 이세돌한테 수읽기와 힘빼면 시체잖아?
김원: 맞아. 세돌이 스타일은 아까 형이 말한 ‘날카로운 단도’ 그 자체지. 힘을 비축해놨다가 승부를 끝낼 때 확실히 그 칼을 뽑아들어. 그런 특징들은 중반 이후 잘 드러나. 초반에 무심코 던진 것 같은 수순들이 있는데 그게 나중에 묘하게 조화를 이뤄서 승부를 끝내는 수순들에 도움을 주더라고.

김지명: 그럼 승부를 결정짓는 수읽기와 균형을 맞추는 수읽기의 대결이군.
김원: 그렇지. 둘의 승부는 얼마만큼 자신의 스타일로 바둑을 이끄느냐의 따라서 한 순간에 판가름 날 수도 있어. 아마 초반부터 기 싸움이 팽팽할거야. 프로라면 상대의 의도대로 절대로 따라가지 않으니까. 하지만 난 세돌이에게 점수를 좀 더 주고 싶어. 세돌이는 ‘자유로운 발상’이라는 비장의 카드가 있거든.

김지명: 오호~ 흥미로운데? 아마추어가 보기에 프로는 모든 수를 다 보는 신 같은 존재잖아. 아마추어보다 다양한 수들을 구사하니 당연히 발상이 자유로운 거 아니야?
김원: 프로는 대국 및 사활공부가 많이 되어있어서 수읽기가 깊고 정확하지. 그런데 공부나 경험으로 안 되는 부분이 있어. 그 중 하나가 발상의 자유로움이야. 훈련만으로는 갖추기 힘든 면인데….
특히 세돌이의 바둑을 보면 그런 점이 많이 보여. 예를 들면 세돌이가 어떤 수를 뒀을 때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곳이 좋을 때가 많아. 그래서 세돌이를 천재라고 하는거야. 예로 들어서 설명해줄까. 음 어떤 바둑이 좋을까. 그래 이거다.


▲ 2009년 1월 21일 치러진 제13회 삼성화재배 결승 2국 (이세돌(백)vs콩지에)

김지명: 오호~ 이번에 대결하는 콩지에와 예전에 대결한 바둑이잖아?
김원: 형. 기억력 좋은데? 맞아. 바로 지난해 1월 21일 삼성화재배 결승 2국이야. 이 바둑이면 이세돌이 가진 강점을 충분히 알 수 있을거라 생각해.
김지명: 뜸 들이지말고 얼른 설명해.
김원: 참고도 1을 봐. 보통 1~6까지는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수순이야. 그런데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지 못했던 수가 7이야. 저 수로 인해 평온했던 바둑이 한순간에 이세돌쪽으로 기울었지.

김지명: !!
김원: 왜 예상을 쉽게 못하냐면 참고도 2의 흑1을 젖힘 때문이야. 실전진행이기도 한데 결국 백14까지 패가 났어. 나중에 대 바꿔치기가 일어났는데 좌변 흑돌은 타개했지만 △의 흑돌들은 잡히고 말았지. 자세한 사항은
하이라이트 에서 V2 일궈낸 쎈돌표 파천황 필살기를 보면 알 수 있어.
어쨌든 위의 수순들은 발상이 자유롭기 때문에 구사할 수 있었던거지.



▲ 제13회 삼성화재배에서 대결한 이세돌(왼쪽)-콩지에..

김지명: 와! 놀라운 수순들인데.
김원: 이 대국뿐만 아니라 이세돌의 이런 강점은 그 동안 콩지에에게 잘 먹혀들었지. 삼성화재배 우승할 당시 공식기전에서 5승 1패로 앞서갔어. 중국리그까지 합치면 7승 1패였고.
김지명: '한국기사 킬러'로 알려진 콩지에가 이세돌에게는 전적이 좋지 않았군.

김원: 그런데 조금 걱정되는 부분이 있어. 세돌이가 복귀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2007~2009년까지 보여준 폭발력을 보여줄 수 있냐는거지. 본인도 복귀 후 인터뷰에서 “승부감각을 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었고.
김지명: 복귀전에서 연구생인 이주형군 하고 뒀잖아? 조금 위험했다고 들었는데….

김원: 많이 부담스러웠을 꺼야. 프로가 아닌 연구생과의 대국이잖아. 휴직 전 최고의 성적을 내던 이세돌인데 이겨야 본전인 대국을 복귀전으로 치렀잖아.
김지명: 이주형 군을 이기고 나서 평소 전적이 안 좋은 홍성지에게 이겼지. 하긴 이제 복귀한지 2달이 다 되어가니 승부감각이 돌아올 때가 됐네. 아 맞다!! 그리고 큰 승부 하면 이세돌이잖아.

김원: 맞아. 10회 농심신라면배 막판 2연승, 삼성화재배 9․12․13회 우승 등에서 볼 수 있듯이 말야.
김지명: 큰 승부에서 특히 집중력이 발휘되는 모양이지?
김원: 결승전 같은 큰 판, 거기에 궁지에 몰렸을 때 더욱 집중력을 보이는 면이 있어. 보통 큰 승부에 임하면 실력이 센데도 속칭 '새가슴'이 되는 기사들도 있거든. 그런데 이세돌은 정반대야. 큰 승부일수록 특유의 폭발력을 더 잘 발휘해.굉장한 강점이지.  

김지명: 콩지에가 대국 직전 이창호를 이기고 우승한 것이 오히려 자극제가 될 수도 있겠군?
김원: 그렇지. 평소 이세돌이 가장 존경하고 최강의 기사로 꼽는 기사가 이창호잖아. 거기에 자신이 휴직상태였을 때 가장 좋은 성적을 보인 기사가 콩지에니 아마 승부욕이 장난이 아닐꺼야. 반드시 이겨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을거고. 내 생각에 16강전 대국이지만 결승전 못지 않은 각오로 임할꺼야. 그리고 그러길 바래. 그래야 더 잘 둘테니.

김지명: 흠. 이번 비씨카드배 이세돌-콩지에 대결 관전포인트는 '얼마만큼 서로의 스타일대로 흘러가느냐'와 '이세돌의 대국집중도'라는 거군. 그리고 원이는 최근 콩지에의 기세가 무섭긴하지만 ‘자유로운 발상’과 큰 승부에 강한 이세돌의 우세를 점친다는 거고.



▲ 커피를 마시고 있는 김지명(오른쪽)-김원 형제. 

김원: 빙고!
김지명: 원아 우리 누가 이기나 내기할까? 난 이세돌 찜!
김원: 뭐야. 이유를 다 말하고나니까 그러는게 어딨어. 형이면 다야?
김지명: 억울하면 너가 먼저 태어나던가. 서명인님 말씀대로 나보다 더 잘생긴 너가 당연히 양보해.
김원: 그래. 잘생긴 동생이 참을게.
김지명: 이제 커피도 슬슬 다 마셔가는데 일어나자. 이세돌 파이팅!

TYGEM / 정리-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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