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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증권배

'타젬 물8단을 얕보지 말라!'

4월랭킹전 특선보③ 제3보(1~50)

2010-04-19 오후 5:47:42 입력 / 2010-04-19 오후 6:22:37 수정



● 9단 AllKill(P)(P) (韓) ○ 9단 Soul1(P) (中)


① 브레이크 없는 벤츠, 세돌

지금까지 자신과 5할 승부를 벌인 강적 구리와의 후지쯔배는 조심스러웠다. 구리는 작년 LG배에서 맞닥뜨려서 그에게 완패를 안긴 최고기사. 따라서 복귀 후 보여주었던 ‘운 좋은 역전승’으로는 이길 수 없는 상대였지만, 이세돌은 놀라운 집중력으로 완승을 이끌어내었다.

이세돌은 작년 각종 타이틀을 내려놓고 휴직함으로써 막 입단한 초년병같이 세계대회나 국내대회를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출발해야 한다. 잃어버린 실지회복을 하기 위해서 중국리그 출전을 과감하게 포기한 것은 그의 정신력을 말해준다.

휴직기간동안 저하된 체력을 보강했기 때문에 덩달아 집중력이 보강되었다는 측면도 있다. 실제로 콩지에 구리 등 일류기사들과의 대결에서 원사이드하게 밀어붙이는 등 과거보다 진일보한 결정력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지난 비씨카드배 콩지에와의 대국에서 보았듯이 거의 초반에 70여 집을 허용하고서도 역전의 실마리를 찾는 등 이기는 법을 아는 기사로 돌아왔다는 점도 상승세의 큰 이유가 되지 않을까 한다. 여하튼 이세돌은 날고 한국바둑은 기는 요즘이다.


② 동양증권배 통합1차 예선 성료

어제 동양증권배 1차 통합예선이 중국선수끼리의 1판만 남겨둔 채 모조리 끝이 났다. 총 34명의 1차 예선 통과자 가운데 한국은 글로리아(P) 출사표(P) 촌닭(P) 한대화(P) 첨성대(P) 볼매(P) 너트(P) 괴물(P) 흑수돌(P) 쓰리고스트 등 13명이 진출했다. 모조리 프로기사 식별이며 딱 1명 쓰리고스트만 (P)식별을 달지 않았다. 아니 달 권리가 없었는지 모른다.

나머지 21명은 중국선수들 차지였다. 한국과 중국의 본선진출자 수가 이리 차이나는 것은 이미 한국의 초강자들은 본선에 진출한 숫자가 많아서 당연한 결과이리라. 중국도 tryortry rrx diffme loveddlove lxlx 등 전통의 강호들이 올라왔다.

다음 2차 통합예선은 한 주를 쉬고 26일(월)~30일(금) 1차 예선 통과자 34명에다 2차 예선 시드자 38명이 합쳐서 최종 본선진출자 18명을 가린다. 점점 구체적인 ID가 거론되기 시작하니 비로소 동양증권배가 시작되었는지 실감이 난다. 서서히 데워지기 시작한다.



③ 살아도 산 것이 아니네요

흑1로 중앙을 쫓아간다. 약간은 백이 무리하게 보이기도 한다. 중앙은 아무래도 흑이 기득권이 있는 곳인데, 여길 헤치고나간다는 것이 무리하게 보인다.

흑3으로 젖혔을 때 백4로 끊는 것은 뭔가 타협을 하겠다는 표시. 결국 흑5로 급소를 누르자 백은 6으로 몰아서 일부를 남겨두고 탈출한다. 백10까지 무겁지만 삶을 어느 정도 확인한 다음이다.

흑11로 좁은 곳이지만 쳐들어간다. 흑5로 기대기 전법으로 안착할 자신이 있었던 것이다. 흑21까지 하변에서 흑은 또 수습했다. 하변에서 수습한 것이 자체의 목적만 있는 게 아니라 멀리 백 대마를 노려보는 효과도 있었던 모양이다.

흑23,25로 때린 것은 선수이다. 그 사이 백은 24까지 아래와 위를 연결했다. 매끈하게 연결은 했지만, 바둑은 집이 많아야 하는 경기. 연결만 했지 집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런데 흑29,31로 연달아 잽을 던지더니 흑33으로 파고들어서 또 파상공격이다. 너무 쉽게 허물어져버린다. 애초에 중앙을 살아나오려고 한 것에서부터 하변까지의 연결 자체가 큰 소득이 없었던 것이다. 하변은 흑35,37로 취해놓으니 집으로는 이미 흑이 이겨있다.

백36,38로 좌하귀 흑을 대신 맹공 하는 백이다. 흑39로 젖혔을 때 백40은 접으러 간다는 표시. 흑41부터는 선수 한 집을 만들려는 몸부림이다. 과연 이 흑은 살 수 있을까?




④ 기자단 바둑대회 경과보고 2


기자단 바둑대회는 총 40여명이 출전했다. 왜 여명이냐 하면, 원래 이름을 올려놓았다가 지각 결석 사태가 이어지면, 한국기원 직원 가운데 스페어들이 대국에 참여하기도 한다.

70년생 이상과 이하로 나뉘어 청년부 장년부로 나뉘어 대회를 치른다. 대개는 아마5단(타이젬 7단 정도)가 대대수이지만 요즘은 진폭이 넓어졌다. 청년층에서는 입단 문턱까지 갔던 초고수가 있는가 하면(심사위원 김성룡의 말을 빌면 자신과 호선인 친구란다.) 전국아마대회 우승을 차지한 적 있는 고수도 있다. 그 외 연구생 출신들이 늙은 소들 노니는 초원에 같이 풀을 뜯겠다고 나타났다. 그러나…. 그런데 그들은 모두 청년부에 참가한 철각들.

‘이래서 나이는 들고 봐야 하는 것이야.’
‘빡시지? 너거들도 나이 들면 헐렁한 장년부에 오게 된단다.^^

워러는 겨우 장년부에 들게 되었다. 장년부는 7명이 단체전으로 팀을 이뤘다. 4개팀 별로 우승을 가리며, 개인전에서도 3승을 거두면 전승상이 주어진다. 우리조는 이름도 거룩한 국수조.

박치문 이홍렬 이광구 등 선배님과 한 조에 든 워러. 우승전망이 보이는 걸까? 딱 보는 순간, 굿뉴스와 배드뉴스가 동시에 떠올랐다. 기자최강인 박치문 선배와 같은 조에 들게 된 것은 게 중 행운인데, OO님과 같이 낀 것은 불행이었다. OO님과 대적할 다른 조가 막강한 선수구성이어서이다.

일단 개인전을 열심히 두면 단체전도 덩달아 성적이 뛰어날 수밖에 없는 것. 타젬 물8단 워러와 맞붙게 될 선수는 YTN 김모 기자. 한국기원 이모 부장. 전 월간바둑 구모 편집장. ‘흐흐흐….’ 전부 다 ‘거저먹기’이다. 혹자는 ‘얼라 손목비틀기라고도 하지. 상당히 거만한 표현이다.

김모기자는 바둑전문가가 아니면서도 상당한 기력을 갖추고 있었다. 타젬 급수로는 대략 5단 정도 되어 보이는데, 워러와 호선으로 대국하니 ‘경사났네’ 수준이다.

그러나 대국 중에 건방진 모습을 보이질 않았다. 그저 대진표를 작성해준 이만 속으로 고맙게 생각했다. 시작하자마자 중앙에 대마를 띄어놓으면서 뱃놀이 꽃놀이를 겸하다가 결국 150수 언저리에서 항복을 받아내었다.

가벼운 복기 시간이 자연스레 찾아온다. 워러는 엄청 착한 사람이다. 복기할 때 들어보면 진 사람의 맘을 참으로 잘 헤아려 준다. 남의 고통을 진정 이해하는 사람처럼 같이 측은해하며, 보듬고 쓸어주기까지 한다.

‘맞아. 그랬으면 다 진 바둑인데.’
‘아, 그런 수가 있었나? 난 전혀 모르고 있었어.’

복기할 때 꼭 이기려드는 사람을 난 이해할 수가 없다.
‘그거 이겨서 뭐하는데? ㅋㅋㅋ’ (계속)

TYGEM / 진재호 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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