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4-29 오후 4:37:13 입력 / 2010-04-29 오후 5:17:47 수정
● 9단 tenho- ○ 9단 tryortry
① 본선멤버 속속
합류하다
제7회 동양증권배 최종 예선이 한창이다. 지난 화요일 8명의 선수가 본선에 올랐다. 관심이 쏠렸던
디펜딩 챔프 daxiang과 첨성대(P)간의 대국은 접속불량으로 치러지지 못해 내일(금) 다시 두어진다.
문제는 8판 가운데
한국선수의 진출은 1명도 없고 모조리 중국선수로 채워졌다는 것이다. (8명의 선수 중에 이 바둑의 주인공 tryortry도 끼어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어제(28일) 저녁에 벌어진 대국에서 한국의 유명9단이 대거 탈락했다. 한대화(P) sharp(P)
코브라더스(P) 등 우승후보 급들이 중도 탈락했다는 것은 이변을 넘어 굴욕이다. 그나마 sharp(P)는 4월 랭킹전에서 이변이 없으면
1위가 거의 확정적이라서 본선에서 곧장 부활하겠지만.
어제 아시안게임 대표선발전에 관한 기사도 올렸지만, 중국 바둑의 저변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넓다. 타이젬 동양배우승자는 한국 중국에서 번갈아가며 나오지만, 예선전에서 보면 중국이 월등히 앞선다는 것은
놀랄만한 얘기가 아니다. 그래서일까. 중국 주최의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은 없고 단체전만 있는 이유일는지도 모른다.
어쩔 수
없이, 오늘(29일) 대국을 기대해야 하겠다. 저녁8시 또 10판이 벌어진다. 오늘 밤 대국의 승자는 본선에 합류하게 된다. 마시멜로(P)
루시퍼(P) 괴물(P) 철이(P) 한심한(P) 두터움(P) boss(P) 등 한국의 간판스타가 등장한다. 오늘 저녁8시엔 동양증권배
대국방으로 집합해서 거리 응원이라고 나가야 할 판이다.
② 정석도 정석
나름
역시 일본기사가 끼어있으니 행마의 난잡함을 찾을 수는 없다. 늘 말하는 것이지만, 일본바둑이 예쁘장해서
교본용으로는 적당하다. 문제는 그렇게 낭만적으로 두어서는 이기질 못한다는 데에 있다. 이기지 못하는 바둑은 무의미한 시대에서 일본바둑이
도태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수가 약하면 돌이 부딪히는 것을 꺼려한다.
흑1의 협공은 전체를 보면 이해가 된다. 좌변 흑과
하변 흑이 세력권이니 이렇게 협공(功)을 하고 싶다. 세력을 공격에 쓰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같은 의미로 백2의 변신은 옳다. 만약
중앙으로 한 칸을 뛰어나간다면 그 순간 백은 삶을 찾기 위한 여정이 피곤할 터.
백4로부터 백17까지는 일반의 정석이다.
그러나 빈 바둑판의 4분의 1만을 놓고서 볼 때 정석이란 것이지, 지금처럼 4분의 3이 결정되었을 때는 기존의 배석관계를 보아가며 가치를
매겨야 하는 것이다.
지금은 백18이 훌륭한 점이 된다. 이 보다 먼저 좌상귀를 흑17로 잇는 것도 우변 전체를 보다보면
선수가 안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흑15도 너무 깊숙이 들어가 있는 듯하다. 흑으로서는 이 정석 진행 자체가 어색하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흑15는 흑11의 오른쪽에 뻗어두는 것이 나았다. 이 편이 중앙과 하변을 멀리 내다보며 세력권을 형성하는
좋은 수였다.
흑21로 끊었지만 이미 백은 22 이후를 준비해두고 있었다. 흑29로 끊어가서 약간의 혼란이 생긴다. 이내
백34까지 일단락이 된다.
흑35는 타이트한 수법으로 상변 흑을 수습하기 위한 유일한 활로이다. 백36부터 39까지는 이런
정도의 처리. 여기서 백40,42로 젖혀 있고 만다. 백의 근거를 확보하면서 흑의 근거를 빼앗는 양수겸장이다. 백50까지 일단락이 되었다.
아직은 확실한 유불리를 논하기는 이르다.
③ 워러생각-고수가 존경받는 세상을
기다리며~
‘그 참 신기하단 말이야. 그토록 줘 터져가면서 수년째 두는데도 계속 눌리니 말이야….’
‘다 이긴 바둑을…. 그냥 단수만 치면 될 것을 아끼다가 그만….’
흔히 듣는 유저들의 고민이다. 기우(棋友)는
보기만 만만한 게 아니라, 막상 붙어 봐도 만만한데, 승부에서는 늘 자신이 진다는 것이다. 원초적인 머리의 질을 따져보곤 하지만, 자신보다
바둑을 조금 잘 둔다고 인정하면 그뿐이다.
인정하자. 인정하기 싫은 것을 ‘집착’이라고 한다. 돈이 많은 사람은 인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 이긴 바둑 이기기가 가장 어렵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사실은 다 이긴 것이 아니라 거의 이겨있는 것이고, 사실 변수가
남아있었던 바둑이라는 것을 자신만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워러에게 만원증권배에서 수년째 조공(朝貢)을 바치는 하수님들도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자기도 아마4~5단쯤 되기에 별로 나아보이지 않는 워러는 입만 살아있는 듯하고, 조금만 신경 쓰면 대등할 것
같은데, 결과는 자신의 지갑 속 배춧잎만 나부끼는 것이다.
고수는 자신보다 시간과 정열 또는 기재 등 어느 한부분이라도 뛰어난
투자를 했기에 강한 것일 것이다. 세상이 안 고르다고 느끼는 사람은 대개 자신만 노력했고 상대는 노력을 덜 한 것으로 오해하곤 한다.
상대가 쉽게 배춧잎 수거한다고 여기겠지만, 그도 소싯적에는 지금은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뭇 고수에게 가산 탕진에 가까운 조공을
바친 적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자장면 담배 기료 등등.
가장 바둑이 재미있는 급수가 5급이라는 세간의 설도 있고,
당구는 가장 재미있을 때가 80점 놓을 때라는 설도 있다. 그 급수를 넘어 본 워러의 생각은 결코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아는 만큼 즐거운 것이다. 고수가 되면 될수록 더욱 즐거운 것이었다. 세상은 공평하다. 그냥 당구 잘 치고 바둑 잘 두고 포커
잘 치는 사람은 없다. 자신만 열심히 한다고 오판하지 마시라. 적어도 40대 이상에서 기력이 타젬7단 이상이라면, 상급학교 진학에 애로사항이
있을 정도로 흠뻑 빠졌던 고수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