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14 오후 3:15:10 입력 / 2010-06-15 오후 2:44:03 수정
① 월드컵을 볼 수 없는
사람들
설날 친척집을 방문할 때 버스를 탄 적이 있었다. 4학년쯤 되었던 워러는 마냥 즐거운
설날에도 일하는 버스기사를 보면서, 아무리 즐거운 날이라도 쉬지 못하는 분들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후 어른이 된
지금도 설날이나 추석 때가 되면 아이들에게 오늘같이 좋은 날 가족과 함께 쉴 수 없는 직업을 거명해보라고 퀴즈 아닌 퀴즈를 내곤 한다.
경비원 경찰 버스기사 군인 박물관공무원 놀이공원직원 등 다들 누군가를 위해 일을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그러하다. 남들 쉴 때 쉴 수 있는
직업을 가진 이가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모른다.
왜 이리 장황했냐 하면, 바둑을 둔다고 월드컵 축구 그리스 전을 구경하지 못한
분들이 있을까 하고 한번 생각해보았다. 그 시간에도 바둑만 둔 사람이면(타젬바둑 포함) 세상 그 무엇보다 바둑을 좋아하는 분일 테고, 아니면
바둑과 TV를 동시에 켜놓은 분일 것이다. 혹시 그 시간에 드라마는 보는 분도 있었을까 몹시 궁금하다. 아예 TV를 안본 사람이아면
고시준비를 하는 학생 정도가 아닐까 싶다.
프로기사 중에서도 빅게임을 보지 못한 사람이 있다. 넘 바둑을 좋아해일까? 당시
한국바둑리그 생방송에 출전했던 기사인데, 시간상으로 볼 때 박정상과 홍성지가 되겠다. 그리고 또 있다. 그 시각 스튜디오에 있었던 많은
바둑TV 관계자들 그리고 해설자와 그 대국을 취재하던 기자들이 있을 수 있다.
② 월드컵과 더블헤드
요즘 바둑은 속기전이고 또 오전
오후를 가리지 않고 벌어지기 때문에 더블헤드가 아니라 트리플헤드도 간혹 일어나는 시절이다. 더블헤드라고는 단 한번도 없었던 과거
프로바둑계에서 필자가 눈으로 확인했던 16년 전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월드컵과 더블헤드의 진풍경이 벌어진 상황이 딱 한번
있었다. 당시는 94년 미국월드컵 기간이었는데 한국과 독일의 경기가 잡혀있던 날 대국날짜도 동시에 잡혀있었다. 혹시 기억이 나려냐? 황선홍과
홍명보의 중거리 슛으로 3;2까지 따라붙었던, 그래서 후반에는 독일이 지쳐서 5분만 더 있었어도 역전이 가능했던 그 시합
말이다.
승단 시합이었다. 따라서 1주일 전 승단시합 대진표를 보니, 대망의 그날 권갑룡과 박영찬의 승단시합 을조 대국이
잡혀있었다. 당시 권갑룡은 프로기사 축구단인 비마축구단을 이끌고 있는 알아주는 축구광. 그날 그가 축구중계를 안 볼 리가 없다.
따라서 승단시합을 한판 두고 나서 (승단시합은 돈도 안 생기니 대략 둔다. 그래서 10여 년 전 승단시합이 폐지되었다.)
오후에 그들은 또 두기로 했다. 그리하여 박영찬과 권갑룡은 사상 처음으로 속기전이 아닌 대국에서 공식적으로 하루에 두 판을 둔 프로가
되었다.
③ 엄청
이겨버리다(1~45)
● 아쉬워서 ○ lamcoming 흑1로 때리면서 패싸움이 벌어진다. 지금 이 패싸움은 승부와는 사실 무관하다. 우상방면에 백 집보다 좌상방면 흑 집이 못하지 않고,
또 좌하귀의 백보다 우하귀의 흑이 못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쉬워서는 ‘얼반’ 죽이려고 한다. 왜 남의 땅에 들어오느냐고 호통을 치는
듯하다.
아예 흑5로 통째로 패를 건다. 이런 모양에서는 만약 백이 패를 이긴다면 모조리 흑 집이 다 무너지기 때문에 흑으로서는
통상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 한편으로는 그만큼 팻감에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백6으로 끊자 흑7로 일단 때리고, 백은 팻감을 찾을 수 없자
백8로 잇고 만다.
아쉬워서의 솜씨는 전혀 아쉬울 데가 없다. 흑15부터 19까지 맥을 잡는 요령을 알고 있다. 즉 중앙은 좀
파괴되었지만, 그 이외의 곳은 거의 흑 집으로 굳어졌기에 대성공이다.
백24로 흑 한점을 포획하자고 한다. 잘 안된다는 것은
lamcoming 자신도 알지만 그래도 이렇게 해볼 도리밖에 없다. 억지로 백26으로 눌러보지만, 가만히 흑27로 젖힐 때 응수가 궁하다.
따라서 별수 없이 백28로 찝었는데, 여기서 흑도 29로 찝어서 아예 내부에서 살자고 한다.
흑37로 패를 하자고 유혹했지만,
백은 아까 보다시피 팻감이 없다. 따라서 흑45까지 하변을 넘어가게 되어서는 흑이 원사이드 한 바둑이 되었다.
④ 유혹의 계절에 다시 보는 벳 십계명, 바둑
십계명
**벳 십계명**
1. 올인
말고 2. 3%씩 베팅 3. 10%초과위험 4. 열고 금함 5. 적은 돈 재기 6. 매매는 위험
7. 수양최선 8. 자신의 기법 9. 천천히 10. 신중
**바둑 십계명**
1. 자세를 바르게 2. 큰 곳을 먼저 3. 선수를 두고
4. 후회 없는 수 5. 천천히 생각 6. 전체를 보며 7. 끝까지 최선 8. 초중종 계가 9.
복기는 필수 10. 일일당 세판
이상 은둔자 키네틱스 님의 정성 어린 교훈이었습니다. (본 칼럼은 타젬의 제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