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증권배
조훈현의 봉투와 눈물 젖은 빵
영웅들의 귀환 결승 제3보(151~204)
2011-02-24 오후 12:51:59 입력 / 2011-02-24 오후 1:01:12 수정

① 감동적인 승리
실로 감동적이지 않은가. 어제 LG배에서 깜짝 우승하여 세계를 놀라게 했던 박문요, 혹은 파오원야오. 오늘만은 박문요로 불러야 하겠다.
그는 한이 참으로 많은 청년이다. 부모님이 행상을 하며 어렵게 생활을 해오곤 했지만 목표가 있었기에 그와 가족은 행복했다. 든든한 바둑후원자였던 아버지가 노상강도에게 변을 당하고 난 다음부터 가세는 지독하게 기울게 된다.
박문요의 딱한 사정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은 의외로 조훈현의 선행이 알려지면서부터. 2003년 중국 을조리그에 참가한 조훈현은 딱한 처지에 놓인 ‘재중동포’ 박문요의 사정을 전해 듣고, 그를 조용히 불러서 등을 두드려주며 조그마한 ‘봉투’를 건넸다. 또한 타이젬에서는 일체의 경비를 대주는 조건으로 3단 시절 박문요를 삼성화재배에 특별히 참가를 요청하기도 했고, 당시 타이젬 모이사는 매달 생활비까지 챙겨주며 독지가 역할을 했다.
그러고 보면 그보다 1년 일찍 스타덤에 올랐던 콩지에도 사춘기시절 어머니가 친구 집에 파출부를 하면서 키웠던 아들이다. 중국에서는 아직도 뼈저린 아픔을 간직한 이들이‘개천에서 용 나는 성공시대를 여는 것을 보니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다.
“바둑은 실현하고 싶은 꿈”
박문요가 콩지에에게 완승을 거두고 우승을 차지한 후 제일성이다. 과연 박문요는 이번 우승으로 꿈을 완전히 이룬 것인지, 아니면 아직도 이루고 있는 중일까? 확실한 것은 23세 박문요가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본 사람이라는 것이다.
② 믿을 수 없는 역전
● 아쉬워서 ○ 코브라더스 제3보(151~204)
어느새 역전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초반 죽지 못해 사는 정도의 백이 어느새 역전 이야기를 할 정도로 바둑이 균형을 찾았다면 흐름상 이것은 완전 백의 무대이다.
흑7도 실리가 만만치 않다는 생각에서 둔 한 수. 보통이라면 8의 곳으로 계속 밀고 나가야 하지만 이럴 경우 상변 백이 부풀어난 다는 것을 의식한 수이다.
자, 결국 흑은 13으로 우상귀의 실리를 잔뜩 챙겼고 중앙 백 넉 점을 삼키려고 하기 직전이다. 문제는 백16으로 끊는 수가 어찌 되는가하는 점이다. 백24까지 중앙과 우변에서 한껏 벌어들여서는 집으로도 이젠 만만찮아졌다.
백26으로 들여다 본 수는 코브라의 독수이며 백29로 흑이 반발한 수는 승부수가 된다. 백32로 수를 늘여서는 이제 서로 여기서 승부가 결정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니가 죽느냐 내가 죽느냐의 일만 남았다.
백36으로 수를 줄이자 공기가 차악 가라앉는 느낌이 든다. 흑37로 손을 돌려서 초읽기독촉을 피하는 것으로 보아서 본능적으로 수상전에서 흑이 부족한 것이다.
흑39,41로 변칙이다. 그리고 백은 최대한 흑의 수를 조여 가며 급기야 54로 꽉 이어서 수상전은 이런 것이며, 역전이란 이런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아’, 코브라더스의 대역전이다. 이번 ‘영웅들의 귀환’은 일정이 지루하게 늘어지면서 조금 김이 샜지만, 역시 호화찬란한 배역들이 사력을 다하는 모습은 모든 것을 만회하고 남음이 있다.
워러는 많은 승부를 보아왔지만, 이 처럼 최선을 다한 경기는 오랜만에 본다. 과거 외톨이가 등장했을 때와 같은 감동을 느낀다. 역시 오래된 고수들도 새로운 감흥을 줄 수 있는 것은 멋진 무대 멋진 승부에는 유저들이 들끓는다는 것을 느꼈다. 이벤트를 추진해준 타젬측에 유저를 대신해서 감사를 드린다.
③ 코브라도 워러의 응원에 감복했다
스티브잡스(18급)> 코브라 잘 했어요.~~~
진재호(8단)> 스티브잡스는 6주밖에 몬 산다는디….
스티브잡스(18급)> 글게.
조은삼삼(4단)> 코브라가 아시워 이겼나요?
탱구러브(3급)> 예
클리어디(3급)> world 1st master kobra~!!!!!!!!!!!
진재호(8단)> 역시. 코브라.
탱구러브(3급)> 바둑 엄청 재밌었어요.
축제의밤(18급)> 역쉬 코브라님.
진재호(8단)> 코브라더스님 멘트 한번 하셈.
축제의밤(18급)> 옛날 팬들 잊지 않으셨음.
노망난9단(2단)> 이정도 축하인사 받으문 예를 표해야 하능거 아닌감?
클리어디(3급)> 코사붐님 나오세요.
노망난9단(2단)> 오늘뱃 징글징글하게 안 댄다.
진재호(8단)> 멘트 한번 하라.코브라.
지금이시간(1단)> 진기자님 쪽지를 보내세요.
진재호(8단)> 타젬에서 첫 우승 소감은?
les1124(1급)> 아. 좀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여러분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서 앞으로도 열심히 두겠습니다. 감사합니다.-코브라더스-
일승삼패(7단)> 커피가식기전에 적장의 목을 베어오겟습니다.
진재호(8단)> 여러분! 워러교 신도가 됨을 자랑스럽게 여깁시다.
cho1961(10급)> 워러 만세~~
살아봐여(3단)> 코브라더스.만세
진재호(8단)> 워러가 책임집니다. 진재호펀드!!!
일승삼패(7단)> 재호님 말 들을 걸. 흑흑 후회막급.
진재호(8단)> 코사범. 동증배 관전기에서 댓글 한번 달아주삼.
대구왕초(1단)> 재호가 신났어.
금도수아(7단)> 가래떡 묵을 사람 손 드러바라.
승부처(2단)> 아쉬워서 코부러뜨려쓰.
다음은 코브라더스와의 쪽지 대화 내용임.
진재호(8단)> 코사범 축하해요~ 한마디 하셈.
코브라더스(9단)> 감사합니다. 그런데 제가 누구신지 아시죠?
진재호(8단)> 흐미, 아다마다….
코브라더스(9단)> 혹시 저를 진짜 디셈버라고 생각하시는 것 아니죠?
진재호(8단)> 왜 이래 아마추어같이…. 나 진짜 워러야?
코브라더스(9단)> 아 예…. 사실 예선에서 떨어지는 것이었는데, 가닥구님이 봐주시는 통에….
TYGEM / 진재호 바둑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