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원정대
머리는 프로, 가슴은 아마, 발은 타이젬
동호회원정대, 빛고을 탐방기
2011-04-07 오후 2:09:14 입력 / 2011-04-07 오후 2:15:34 수정

▲ 동호회 원정대 기념 컷.(왼쪽부터-박창규, 양건, 빛고을캐드, 서능욱, 김원)
동호회원정대 제7탄은 빛고을광주로 이어진다.
동호회 이름 자체가 빛고을광주로 회원 수 119명에 타이젬 4대 추천동호회로 잘 알려진 바둑동아리다.
빛광회가 만들어진 때는 정확히 1년 전.
타이젬 대국실에서 호남지방 유저들이 알음알음으로 동호회를 만들게 되었는데 창립모임을 초당대 캠퍼스에서 가졌다.
그때 필자도 양건 사범과 함께 내려가 발기인으로 힘을 보탰다.
같은 지역에 있는 대불대 바둑학과 학생들을 초청해 수담과 족구를 함께 하며 의형제 결연을 맺었고, 작년 타이젬 프로아마 대항전 행사에 빛광회 회원들이 대거 참여해 분위기를 달구기도 했었다.
이때 지도사범으로 인연을 맺게 된 양건 9단은 빛광회 행사가 있을 때마다 빠지지 않고 참석해 동호인들의 신뢰를 얻었다.
3월 26일. 광주대학교 캠퍼스.
얼마 전 바둑리그 행사가 열렸던 그 자리에 동호회원정대 무대가 만들어졌다.
타이젬에서 기획한 동호회원정대 무대는 일반적인 바둑행사와 달리 스케일이 좀 큰 편이다.

▲ K바둑 중계팀.
K바둑 중계팀이 함께 하기에 현장에 세트와 스튜디오가 만들어진다.
무려 1.5톤에 달하는 방송장비를 설치하다 보면 어지간한 기원 같은 곳은 사람이 운신하기도 힘들만큼 공간이 협소해진다.
카메라 6대와 조명장비, 각종 모니터와 특수효과장비, 편집기, 그리고 세트를 세우는 K바둑 요원들은 동호회원정대의 이모저모를 담기 위해 반나절 전부터 분주히 움직인다.

▲ 빛고을 광주 회원들과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있는 서능욱 9단.
오늘 동호회원정대를 찾은 프로기사는 서능욱 9단.
소탈하고 낙천적인 성격으로 많은 바둑 팬들로부터 환영을 받는 스타다.
서9단은 출연자로 양건 9단은 지도사범으로 광주에 내려왔다.
용의주도한 빛광회 운영진은 행사장 잘 보이는 곳에 프로기사들을 환영하는 현수막을 걸어 성의를 표했다.
세트를 설치하는 동안 동호회원들이 프로기사들을 에워싸고 환담을 나눈다. 빛광회의 운영진은 젊다.
시샵 빛고을현대, 부시샵 수담예찬이 30대 후반이며 전문직 종사자들이라 온라인 활동에 강점이 있다.

▲ 초당거사(왼쪽), 하얀유나(오른쪽)와 함께.
빛광회 고문인 하얀유나 2단은 치과의사이며 한때 타이젬에서 수담장터6이란 아이디로 바둑칼럼을 집필했던 필자다.
초당거사 5급 역시 고문으로 한문학 교수이며 현재 타이젬에서 명심보감을 연재하고 있다.
회원들의 면면을 보면 알 수 있듯 빛광회는 타이젬 골수 마니아들이 많은 편이다.
지난해 청풍명월 바둑대회에도 대거 참가해 가장 큰 상인 최원거리(^^)상을 받기도 했었다.
이윽고 세트가 완료되고 출연자들을 점검하는 시간.

▲ 서능욱 9단과 빛고을캐드.
운영자82 : 오늘 출연자와 사범님의 치수는 어떻게 되죠?
서능욱 9단 : 좋으실 대로 하시죠.
빛고을캐드 5단 : 아마 5점이 적당할 겁니다,
하지만 4점으로 가르침을 받을까 합니다.
서능욱 9단 : 그러시죠.
필자 : 사범님 편하게 모시려는 의도는 알겠는데 기왕이면 타이트하게 승부를 해보시지요. 프로의 벽이 얼마나 높은지 경험도 해보시고요.
빛고을캐드 : 4점으로 버텨보겠습니다.
대국자로 선정된 빛고을캐드 5단의 표정이 결연하다.
맛있는 바둑을 연출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5점이 어울릴 듯싶은데 빛광회 멤버들은 4점을 주장한다.
서9단의 투지를 자극하기 위해 살짝 내기를 걸었다.
이 내기의 조건 때문일까?
동호회원정대 지도대국은 대마도륙으로 피를 튀기게 된다.

▲ 박창규 사범과 김원 7단.
광주 원정의 진행자는 박창규 사범.
부드럽고 굵은 음성에 댄디한 스타일의 MC로 유명하며 현재 대바협 본부장을 맡아 내쇼널 리그 구축에 힘을 쓰고 있다.
김원 사범과 막역한 사이라서 그런지 대본이 없이도 애드립을 주고받으며 편안하게 한 시간 녹화를 진행한다.
▲ 해설을 듣고 있는 빛고을광주 회원들.
녹화가 진행되는 동안 회원들을 위한 양건 9단의 다면지도기가 벌어졌다.
자주 만나 친숙한 프로기사지만 대국에는 양보가 없어 치수전쟁이 벌어진다. 근성이 강한 빛광회 멤버들은 한 점이라도 덜 놓고 자신의 기량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결과는 양9단의 압승.
같은 시각 스튜디오에서도 서9단의 불계승으로 바둑이 끝났다.
빛고을캐드 5단이 초반 단단한 포석으로 잘 짜나갔지만 중반 이후 삐끗하는 바람에 호된 추궁을 당하고 밀려버렸다.


▲ 1주년 기념 지도대국.
대화와 대국보다 즐거운 저녁 회식시간.
회원들은 프로기사들에게 평소 궁금했던 바둑계 소식을 묻느라 여념이 없다. 식사를 마치고 회원이 경영하는 호프집으로 이동, 또 다시 타이젬 이야기로 꽃을 피운다.
빛고을광주 동호회는 정(情)과 애(愛)를 앞세운다.
남도 특유의 인정과 인심으로 모임을 끌어가는 것이다.
빛광회 홈페이지를 열어보면 회원들 가게의 배너광고가 눈에 띈다.
광고효과를 바라기보다 모임에 협찬하고 자신의 존재를 보여주기 위한 성의로 느껴진다.
대구와 경주, 포항에 이어 광주로 이어진 동호회원정대 작전지도가 뿌듯하다.
전국 어디를 가도 바둑으로 뭉친 동아리들이 건재하니 아직 우리 바둑의 뿌리가 튼실함을 실감한다.
TYGEM / 김종서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