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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회원정대

영환도사, 서라벌기우회에 떴다

동호회원정대 3탄 서라벌기우회

2011-03-18 오후 3:12:14 입력 / 2011-03-20 오후 1:17:14 수정

김영환 9단과 분당에서 비씨카드 투나잇 방송을 마치고 시계를 보니 저녁 9시 30분. 방송은 끝났지만, 우리의 행마는 이어진다. 바로 다음날 포항에서 서라벌, 영일만 기우회의 원정대 행사가 있기 때문이다.

김영환 9단이 자신의 SUV 차를 타고 가자고 한다.
"기름값이 장난 아닐 텐데?"
"형, 그렇기는 하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너무 번거로운데? 분당에서 서울역 가서 KTX로 대구에서 이동한 뒤 포항 가는 기차로 갈아타고, 또 내려서 택시를 타야 해."
"나 복잡한 거 질색이야. 좋다. 차로 가자."

차를 이용해 포항에 가는 것은 서로 처음이라 마치 어린아이들 소풍을 가는 그런 기분이었다. 낭랑한 여성의 목소리도 들린다. 바로 중부내륙이 원주 방향으로 새로 뚫렸다고 알려주는 내비양이다.
자고로 세 여자 말만 잘 들으면 크게 망하지 않는다고 했다. 엄마, 마누라, 그리고 내비게이션. ㅎㅎ

▲두 명의 꽃중년 김영환 9단, 김원 7단. 필자는 닮았다고 생각하는데 어떠신지요. 

친절한 내비양의 안내로 네 시간을 밟은 후에 무사히 새벽 두 시 포항터미널 부근에 도착했다. 잠시 눈을 붙였나 싶었는데 벌써 아침이다. 행사장인 이성호 원장 학원으로 가야하는데, 마침 김원 7단도 포항에 도착했다고 전화가 왔다. 서로 닮은(닮았다고 하면 분명 둘 다 싫어할 것이다.)프로 두 명과 점심을 먹고 경주 서라벌 기우회 임원들을 만났다.

서라벌 기우회. 만들어진 지는 꽤 되었지만 타이젬 내에서는 새내기인 동호회다. 활동인원은 30명 정도. 이번 행사에는 열분 정도 오셨다. 하지만, 그 허전함을 뒤이어 대국이 치러지는 영일만 기우회 분들이 꽉 채워주셨다.

▲서라벌 기우회 김구선 씨.

오늘 지도대국 상대는 김구선씨다. 경북 바둑협회 이사이기도 한 김구선씨의 또 다른 직함은 상당히 길다. 대한불교 진각종 포항 상륜 심인당 주교 도홍정사 김구선 님^^;

보통은 한 번에 기억하는 나도 이번은 쉽지 않았다. 진각종은 조계종 태고종 천태종과 함께 4대 종파라고 한다. 단지 승복착용과 삭발을 하지 않는단다. 
(종교 이야기와 정치 이야기는 원래 바둑 사이트에서 하지 않는 것이 정수지만 그래도 대국자 설명은 필수이니 많은 양해를 부탁드린다.)

안광이 빛나서일까. 김구선님의 첫인상은 약간 주눅이 들 정도로 카리스마가 넘쳤는데 대화를 나누어 보니 이게 웬걸. 카리스마 남에서 순식간에 푸근하고 온화한 동네 옆집 아저씨로 바뀌었다. 조금 걱정이 된다. 독한 영환도사와 상대하려면 그러면 안 되는데….

또, 염려되는 부분이 추가된다. 타이젬 7단의 짱짱한 기력이지만 프로와 한 번도 대국을 해본 적이 없다는 것,

첫 프로기사와의 지도기 치수는 5점으로 낙찰되고, 그렇게 대국은 시작됐다. 대국 결과에 대한 내용을 이어가기 전에 잠시 서라벌 기우회 총무 My-J님의 동호회원정대 후기를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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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회 원정대 3번째를 우리 서라벌기우회가 출연하게 되어 저를 비롯한 우리 회원님들 모두 들뜬 마음으로 촬영장인 이성호 바둑교실로 향했습니다.

서라벌 기우회는 제가 운영하던 연세기원에서 출발, 바둑친구들이자 술친구들의 모임으로 주로 40대가 주축이죠. 매달 정기모임을 가지고 있고, 이 외 주중에도 삼삼오오 자주 만나며 수담으로 친분을 쌓고 있습니다.

경주·포항 연구생 전담사범으로 2월 말경부터 주말이면 만나고 있는 김원 사범님과 늘(형님 자랑)이야기로만 듣던 김지명 진행자님, 영환도사 김영환 사범님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설레이는 것을 느꼈습니다.

▲서라벌 기우회와 영일만 기우회가 함께 숨죽이며 해설을 듣고 있다.

스튜디오를 그대로 옮긴 듯한 대국장과 해설장, 마치 지금이 생방송인양 모두 조심조심 소곤소곤….

대국자로 나선 김구선님을 잠시 소개해 드리자면, 대한불교 진각종 정사님(주지 스님에 해당)이시면서 바둑에 대한 열정이 남달라, 진각종 종립학교인 위덕대학교(경주소재)에서 어린 꿈나무 학생들을 위한 바둑대회를 구상해 추진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이른 시일 내에 열릴 거라고 합니다.)

기력은 평소 기원에서는 약한 1급 정도. 타이젬 기력은 7단인데 초·중반까지 모범적인 포석과 행마로 시종 유리한 반면을 이끌고 있다는 김원 사범님의 해설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던 중 상대가 도사이고, 방송조명 아래 반상이 눈이 부셔서인지 종반 대마가 비명횡사하여 투석하고 말았네요.

▲빼놓을 수 없는 국 후 인터뷰!

“프로기사와 처음 대국이고, 방송에 나간다고 생각되니까 내 수가 안 나오더라.”
대국을 마친 김구선님의 소감입니다. 행사 후 인근 식당에서 오삼불고기에 아귀탕으로 맛난 저녁 식사와 간단한 쇠주 한 잔.

김종석 K-바둑 부사장님과 스텝 여러분들은 급히 장비를 챙겨 또 “내일 스케줄 때문에 가야 한다”며 저녁 식사도 거른 체 소주만 한 잔 급히 들이켜고 출발하시더군요. 미안했습니다.

아쉬움에 다시 호프집으로 이동. 김지명 앵커님, 김원 사범님 김영환 사범님, 타이젬 운영자 82님, 김구선님 서라벌기우회 시샾 정한태님, 부시샾 김신림님, 그리고 또 회원여러분들. 다들 거나한 분위기에 취해 이른 봄날의 저녁 한때를 보냈습니다.

참석해 주신 김용식 경주 바둑협회 전 부회장님, 서부기원 광마 형, 경북바둑협회 김대웅 전무이사님, 권순찬 회원님, 부득이 참석은 못하셨지만 적극 적으로 지원해주신 권순대 서라벌기우회 회장님이하 회원님들 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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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한 후기 잘 감상하셨으리라 본다. 다시 본문으로 돌아와서 앞서 총무님이 말했듯이 김구선씨는 경험부족을 넘지 못하고 아쉽게 패하고 말았다. 역시나 패인은 프로와 대국을 한 번도 안 해 본 것. 

또 영환도사가 왜 영환도사 인가를 보여주는 한 판이었다고 볼 수 있다. 아무튼 김기선씨가 아쉽게 패하면서 서라벌기우회와 영일만 기우회의 열렬한 협공 응원도 무위에 그쳤다.

▲뒤풀이 모습.

아! 이날의 잊지 못할 유행어 한 가지 소개를 하고 마무리를 짓는다. 유행어는 다름 아닌 총무님의 건배제의. 총무님의 일장 연설 후 건배제의를 할 차례. 모두 구호가 무엇일까 모두 궁금해하며 따라 하려고 긴장하고 있었는데… 구호는 바로, 바로, 바로

“드시지요!”
짧은 한 마디였다. 거창한(?) 대사를 기다렸던 많은 바둑인은 박장대소. 그 후로는 모든 건배 제의가“드시지요" 통일이 되었다.

참. 더욱 생생한 현장을 전해 드리기 위해 경주 바둑협회의 최중훈님이 찍어주신 사진도 사용했다. 잘 나온 사진은 다 그 분 작품. 어느 사진이 그 분 작품인지 찾아보시길.

멋진 여행, 멋진 경험에 좋은 분들을 만나게 해 준 타이젬 동호회 원정대에 감사드린다. 

▲서라벌 기우회의 단체사진.
TYGEM / 김지명 아마 6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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