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화 시간 내내 해설 장을 지키고 앉아 대국자들의 한 수 한 수를 집중해 보았고 대국 후 강의실에 따로 모여 집단검토를 하는 장면이 보기에 좋았다.
▲ 지도대국에 참가한 전태용 군.서능욱 9단에게 2점으로 지도를 받게 된 학생은 2학년에 재학 중인 전태용 군. (타이젬 기력은 8단)
“준키 사범님도 가끔 8단으로 강단하던데 타이젬 대국실에서 만나면 호선으로 둬야겠네요.”
필자가 서9단을 살짝 긁었다.
“하하 그렇죠 뭐. 호선도 좋고 두 점도 좋습니다.”
▲ 서능욱 9단.서9단의 스타일은 늘 이런 식이다.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고 누구라도 좋으니 어서 한판 두자는 식이다.
그저 평범한 아마추어 바둑 팬들이라면 프로기사들이 마음 편하게 접바둑 지도기를 둘 수 있지만 바둑학도들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명지대나 대불대 바둑학도들 중에는 프로기사와 아마 강자들이 수두룩하다.
연구생 출신도 허다하니 어지간한 프로기사들이 지도기를 두기 버거운 게 사실이다.
그러나 서9단은 망설임이 없다.
늘 자신감 가득해서 진정한 프로로 다가온다.
아니나 다를까 지도대국의 결과는 서9단의 완승으로 끝났다.
스튜디오를 나오면서 전태용 군이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다.
“꼼짝 못하겠던데요. 진짜 강하셨습니다.”

대불대 학생들과 따로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 공부하기 좋은가요?
"네, 너무 좋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먼 곳에 대학이 있어 힘들었지만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바둑을 공부하니까 집중할 수 있습니다."
- 바둑학과가 아니라 레저스포츠학과라고 들었습니다.
"네, 마인드스포츠로 분류해서 저희들도 바둑학사 과정이 아니라 체육학사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이 점이 명지대와 다른 부분이다.
체육학과장 박종욱 교수가 바둑을 대학을 끌어들인 주인공이다.
▲ 모자를 쓴 필자의 왼쪽이 박종욱 교수다. "제가 전남체육회 이사로 활동하면서 바둑을 유심히 지켜보았습니다. 마인드스포츠로 바둑이 세계화될 가능성이 많아 적극적으로 바둑학도들을 대불대로 유치했습니다. 학과를 만들기 위해 서울의 모든 도장과 바둑을 육성하는 고교들을 찾아 다녔습니다. 그래서 첫 해에 연구생 출신 10명을 포함해 15명을 선발했지요. 명지대는 내신과 수능을 함께 보지만 우리는 철저하게 실기 위주로 선발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해 지금은 바둑학도들이 성공적으로 대불에 모여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불대 바둑학도들은 장학생이 많은 편이라고 한다.
함영우와 송예슬 등 전국대회 상위입사자들은 전액무료 장학생이다.
▲ 필자와 대불대 미녀 3인방.(신지혜 2년, 장민희 1년, 송예슬 4년)
얼굴은 동안이지만 4학년으로 맏언니 역할을 톡톡히 맡고 있는 송예슬 양이 학과 분위기를 설명한다.
"캠퍼스는 전남에 있지만 학생들은 거의 다 서울 경기 지역이 집이에요. 그러니까 전부 기숙사생활을 합니다. 하루 모든 시간을 함께 하니까 아무래도 친밀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죠. 모두 형제 자매처럼 지냅니다."
실제로 함께 하는 동안 학생들은 무척 서로 스스럼없이 가까워보였다.
또 빛고을광주 동호회와 결연을 맺어서 그런지 두 모임이 가족처럼 느껴졌다.
그것이 지역동호회의 강점이 아닐까 싶다.
"대불대 학생 3명이 빛광회 지도사범입니다. 학생들이 시간 날 때 타이젬 대국실을 통해 복기강의를 해줍니다. 우리들이 해줄 수 있는 것은 그들을 만날 때 맛있는 밥 한 끼 대접하는 정도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앞으로 바둑의 길을 통해 훌륭한 바둑 인이 될 수 있도록 지켜볼 겁니다."
빛광회 시샵 빛고을현대 4단이 대불대 학생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설명한다.
▲ 대불대 학생들과 동호회원정대팀.동호회원정대 프로그램 녹화가 끝나고 두 팀과 모든 관계자가 동행해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너나할 것 없이 그 시간에는 모두 타이젬 가족이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두 팀이 하나 되어 호남지역의 바둑문화를 이끌어 갔으면 좋겠고, 다른 지역의 동호회들도 타이젬 기획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좋은 만남을 가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