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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회원정대

바둑이 있어 더 아름다운 철원

철원의 명성기우회

2011-08-16 오후 4:59:27 입력 / 2011-08-17 오전 11:45:51 수정

▲정겨운 철원.

강원도 철원. 북한과 가까워 항상 긴장감이 감돌고, 전국에서 가장 질이 좋은 쌀 생산지로 유명한 곳.

또 있다. 바둑의 도시 철원. 승용차로 철원을 향했다.
태어나서 처음 가보는 곳이라 약간의 설렘이 돋아난다.
엄마와 마누라와 내비게이션 이렇게 세 명의 여자 말만 잘 들으면 망하지는 않는단다. 친절한 내비양의 안내로 도착한 곳은 신철원.

생각보다 일찍 도착(동서울기준 한 시간 반 남짓)한 탓에 시간이 약간 남아 신철원을 둘러보았다. 어느 곳은 70년대 분위기 어느 곳은 최첨단. 옛것과 새것이 묘한 조화를 이룬다.


▲오랜만에 보는 다방 간판.

다방. 요즘 서울에서 다방은 정말 보기 어려운데 철원의 다방은 특이했다.
빨간 립스틱에 짧은 치마 오토바이를 은근(?) 기대했던 우리 일행은 약간 실망했다.(나는 너무 솔직하다, 계속 솔직하겠다)

▲동호회원정대가 진행된 철원실내체육관.

철원에 바둑을 두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있다! 그것도 아주 많이!
이번 원정대 행사장은 철원실내체육관
체육관도 컸지만 행사장 무대가 상당히 크다.
체육관을 들어서니 철원 주민이 배드민턴을 하고 있었다.

▲행사 못지않은 열기!

무대 위에는 행사 한 시간 전인데도 상당히 많은 인원이 기다리고 있었다. 점심을 먹으러 가는데 승용차 10대 정도 움직인 것 같다.
군부대 몇 개를 지나 일행이 내린 곳은‘대득봉’이라는 산 밑 식당.
‘대득을 봤다’라는 바둑용어가 있는데….
순전히 채식이다. 멸치 한 마리 없는 완전 식물성 식사를 하고 나니 몸이 개운해지는 느낌. 역시 대득이다.

▲명성기우회 회원들.

명성 기우회.
1978년에 창설된 33살 기우회. 기우회 인원이 무려 120명이다.
매일 모이는 회원이 30명 정도란다.
연 4회. 군 대회 연 2회, 도 대회 연 1회가 열린다고 한다.
이런 기우회가 철원에? 동행을 한 타이젬, K바둑 관계자들도 깜짝 놀란다.
백순선 회장의 동호회자랑이 이어진다.
어린이 바둑교실 운영에 한문서당 예절교육 불우이웃돕기까지!
대단하다는 말 외에 다른 말이 잘 안 떠오른다.

▲정호조 군수(왼쪽)와 백순선 회장.

동호회원정대 본 대국에 앞서 명사대국이 벌어진다. 평소 라이벌인 백순선 회장과 철원의 정호조 군수다. 군수님 하면 위엄(목에 힘주기), 정치이야기, 바쁜 일정(얼굴만 비추고 얼른 총총) 이런 생각을 하기 쉽다. 그런 생각이 통쾌하게 또 깨졌다,

옆집 쌀가게 아저씨 같은 푸근한 느낌에 바둑은 왜 그리 좋아하시던지.
정치 이야기는 한마디도 안하고 내내 쌀 자랑과 바둑자랑 풍광 자랑만 한다.서울과 상당히 가까운 거리인데도 강원도라는 명칭 때문에 멀게 느껴진다고 볼 멘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예전에는 철원이 경기도였다고 한다.)
바둑은 백회장님의 승리.


이제 본 대국 김희조씨와 서능욱9단의 대결이 시작되자 정군수님이 잠깐 경치 구경시켜준다고 따라오란다. 김희조씨로 넉 점으로 도전.

이번 동호회원정대 덕분에 전국을 돌아다녔지만, 군수님 가이드로 관광을 하는 호사를 누릴 기회가 또 언제 있겠는가? 바로 따라나섰다.
물론 바둑이 끝나려면 한 시간 반이 걸리는데 그사이에 짬이 난 것도 있겠지만, 철원자랑을 하고 싶으신게다.


▲아름다운 철원에서 정호조 군수(왼쪽)와 필자. 

차로 5분, 내려서 10분, 걷고 또 5분, 다시10분…. 이런 식으로 철원 맛보기관광을 나섰다. 차에서 5분은 화제가 철원, 쌀과 바둑이야기를 할 틈도 없이 아름다운 경치에 푹 빠져버렸다. 꼭 많은 분에게 철원 가보시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너무 아름답고 경치가 좋다.

정군수 님은 바둑을 무척 좋아하지만 시간이 없어서 일주일에 한판 두기 어렵단다. 바쁜 분을 위하여 타이젬 바둑을 은근하게 권해 드렸다.^^


▲공개해설만으로는 아쉽다! 동호회원정대는 생생한 해설 외에도 지도다면기도!

한 시간 정도 돌아보고 돌아오니 바둑이 끝나간다.
김원7단은 해설 마치고 다면기서비스까지 한다.
철원은 군부대 관련인원이 5 만명, 지역주민이 5 만명 해서 10 만명 정도가 산단다.

▲손오공과 정호조 군수의 대국을 진지하게 관전하는 동호회원들.

다른 지역보다 프로다면기도 익숙하다.
군부대바둑 보급 때문에 프로기사는 자주 보는 편 이라고한다.
대국이 마무리되려면 시간이 좀 남기에 지역고수님(한명구법무사님 타이젬7단)과 담배내기 한판. 결과는 묻지 마시기를.


▲즐거운 회식 자리.

▲녹이 아름다울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도정소 철문.

날이 어둑해지고 배고프다.
요즘 소고기보다 더 대접받는다는 삼겹살과 주물럭을 먹고 잠깐 바람을 쐬러 나와 보니 육이오 당시 도정소 철문이 보인다.
붉은색으로 심하게 녹이 슬었다. 세월을 가득담고 있어서인지 아름답고 슬프다.

하루 만에 정이든 철원 동호회 회원 분들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돌아오는데 맑은 하늘에 초승달이 꼭 다시 철원을 오라는 듯 눈웃음을 보낸다.

추신: 백순선회장님, 정호조군수님, 현태섭 생활체육 회장님, 한명구법무사님 그 외 여러분 환대 너무 감사했습니다. 꼭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TYGEM / 김지명 아마 6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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