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 올해 3월에 연구생 마지막 리그를 치른 이범진. 침착하고 차분해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할말은 분명하게 밝히는 화끈한 청년이다.
part.2 우리는 말하는 양천대일바둑도장 - 동문 형들이 연구생출신이 더 세다고 주장(?)하는데 연구생 랭킹 2위로 입단한 박민규 초단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박민규: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함께 입단한 형들을 비롯해 도장에 저보다 잘 두는 형들이 많아요. 그 형들을 이기면 입단이라고 생각했을 정도니까요.
- 입단 후 류수항, 이범진, 박민규 초단은 어떤 생활을 하고 있나요? 또 입단 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요?
류수항: 달라진 것은 없어요. 저희 3명 모두 도장에 나가서 아침부터 밤까지 입단을 준비할 때처럼 12시간씩 공부합니다.
이범진: 조금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이제 프로이기 때문에 주말이 조금 자유로워졌어요. 저희 세 명 모두 기숙사인데, 기숙사생은 일요일을 제외하고 따로 자유시간이 없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토요일도 쉴 수 있어요.(웃음)
- 이번 일반인 입단대회에서 입단한 세 명 외에도 최횽윤, 이동훈 등 올해 12명의 기사 중 양천대일바둑도장에서 배출한 입단자만 5명이에요. 양천대일바둑도장이 이렇게 입단자를 배출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해요?
이범진: 도장이 굉장히 엄격해요. 김희용 원장님은 물론이고 옥득진, 이용수 사범님도 바둑공부에만 몰두할 수 있게 엄격하게 관리하시죠. 물론 점심시간이나 휴식시간에는 원생들끼리 장난도 잘 치고 친하게 지내지만 공부시간이 되면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집중해서 공부해요. 정신을 차려보면 금세 귀가할 시간이고요.
박민규: 도장에서 엄격하게 관리를 해주기 때문에 정말 모든 것을 걸고 바둑만 생각하고 싶다면 저희 도장에 오라고 하고 싶어요. 주 2회 한 시간씩 운동을 하는데 그래서인지 저희 도장 원생들은 체력도 좋은 편이죠. 이번 입단대회도 그런 부분이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입단지망생들의 실력도 상당해요. 이번에 저희 도장에서 3명이 입단했지만, 그 3명과 실력이 비슷한 입단대회 출전자는 15명 정도였으니까요.
류수항: 공부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 같아요. 저한테는 잘 맞았어요.
- 세 기사 나이는 다르지만, 동문이고 실력도 비슷해 서로 너무나 잘 알 것 같아요. 각자의 장점과 조금 고쳐야 할 점을 말해준다면요.
류수항: 범진이는 수읽기가 세고 힘이 좋아서인지 두텁고 단단한 바둑을 둬요. 민규는 천재형이죠. 수읽기가 굉장히 빠르고 정확해서 놀랄 때가 잦아요.
이범진: 수항이 형은 침착하고 정말 끈질겨요. 민규는 수를 굉장히 빨리 보고 속기를 잘 둬요. 기재가 넘치죠. 조금 기복이 있는데 그게 그나마 단점이죠.
박민규: 범진이 형은 굉장히 단단하게 둬요, 약점이 없는 그런 바둑이죠. 그런데 형들이 왜 이리 절 비행기 태워줄까요? 형들이 저보다 잘 둬요.
▲박민규. 이번에 입단한 양천대일도장 출신 중 가장 나이가 어리다. 쾌활하며 잘 웃는 박민규. 이범진과 류수항은 수읽기가 빠른 천재형기사라고 밝혔다.part 3: 내 생애 최고의 순간은 입단이 결정된 순간
- 바둑은 언제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류수항·이범진: 저희 둘은 좀 비슷해요. 초등학교 1학년 때 집 근처 바둑학원을 찾게 되면서 시작했지요.
박민규: 저는 좀 달라요. 아버지 회사에서 뛰어놀다가 강제로(?) 배우게 됐어요. 제가 너무 요란(?)하게 놀았는지 아버지께서 제가 조금은 얌전해지길 바라셨는지 "바둑을 가르쳐보자"라고 결정하셨대요. (기자-효과가 있었나요?) 아니요. 중학교 이후 여전히 얌전한 것과는 거리가 있어요. (좌중 웃음)
- 바둑을 배우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과 힘들었던 순간을 꼽으라면 언제인가요?
류수항: 가장 기쁜 순간은 당연히 입단이죠. 힘들었던 순간은 많았는데 그 중 하나는 지난해 입단대회 본선 1회전에서 떨어진 거예요. 아쉽게 입단을 놓쳐서가 아니라 탈락하고 정말 막막해서 힘들었어요.
이범진: 입단결정국을 이겼을 때가 가장 좋은 기억이죠. 힘들었을 때는 나이는 많아지는데 제 실력에 진전이 없다고 느껴질 때예요. 성적이 좋고 나쁘고에 상관없이 실력이 나아지지 않을 때 정말 힘들었어요.
박민규: 저도 입단대회 마지막 대국을 이겼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고요. 힘들었을 때는 음… 머랄까. 너무 많아서 한 가지만 말하기는 힘드네요.
- 꿈에 그리던 프로기사가 됐잖아요. 앞으로의 목표를 말해주세요.
류수항: 22살. 입단이 많이 늦은 만큼 공부를 열심히 하고 싶어요. 우선 탐나는 기전은 바둑리그예요. 본선에 올라서 활약하고 싶어요.
이범진: 입단 후에도 바둑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좋은 성적 거두고 싶고요. 이 외에도 운동 등 입단준비 때문에 잠시 접어뒀던 것들도 해보고 싶어요.
박민규: 꿈은 당연히 타이틀 획득이죠! 우선은 본선에 오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