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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디바 손승연도 바둑가족

- 보이스 오브 코리아 우승자 손승연

2012-07-21 오후 12:29:55 입력 / 2012-07-22 오전 12:01:40 수정


▲ 보이스 오브 코리아 손승연 우승 장면.(사진 출처- M.net)

S#1. 시대가 만들어낸 가수

오직 목소리만으로 평가하는 오디션 프로그램 보이스 오브 코리아는 본선이 진행되면서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배틀 라운드에 진출한 모든 출전자들이 놀라운 기량과 가창력을 발휘했다.
그들이 불렀던 노래는 곧바로 화제가 되고 동영상은 수십 만 명이 클릭했다.
8강 멤버는 누가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강미진, 유성은, 이소정, 우혜미, 지세희, 손승연
모두 독특한 음색과 실력을 지닌 후보들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손승연이 앞으로 치고 나왔다.
'물들어'를 불렀을 때 많은 관객들이 기립박수를 보냈고, 관객들의 호응에 감동한 손승연은 울음을 터뜨렸다.
그때부터 결승까지 손승연은 다섯 번 연속 기립박수를 받았다.
기립박수는 억지로 연출되는 것이 아니다.
부르는 이와 듣는 이의 마음 속 현(絃)이 함께 공명했을 때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축포다.
결국 손승연은 우승을 차지했다.


디바 손승연의 고음은 깨끗하다.
한계점에 다다랐을 것 같은데 또 한 번 그 위로 치솟는 보이스.
그럴 때 듣는 이들은 전율한다.
4옥타브를 넘나드는 절창들이 적지 않지만 대개 한계점의 고음에서는 약간 소리가 변형되기 쉽다.
그러나 손승연의 고음은 흔들리지 않는다.
호흡도 강하지만 마음이 강하기 때문이다.
진심을 담은 그녀의 노래는 많은 이들을 울렸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그녀의 '안녕'을 듣고 마음을 빼앗겼다.
김태화의 원곡도 좋지만 그녀가 부르니 새로운 노래로 다가왔다.
심사위원인 박선주, 강타, 신승훈 등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감탄했다.
최종무대에서도 손승연은 전혀 흔들리지 않고 '여러분'을 불렀다.
그리고 우승과 함께 3억원의 상금을 거머쥐었다.
'노래하는 기계', '천재 디바', '백조가 된 오리' 등의 별명이 뒤따랐다.
노래하는 모습이 어찌나 여유로운지 베테랑인 줄 알았는데 이제 겨우 스무 살, 대학생이었다.
그 동안 여러 군데 오디션에 응시했다가 쓴잔을 마셨다고 했다.
그런데 목소리만으로 승부하는 '보이스 오브 코리아'가 생겼고 마침내 신이 내린 목소리를 지닌 손승연은 자신의 잠재력을 온 세상에 내뿜었다.
웰빙의 시대가 비주얼을 중시했다면 힐링의 시대는 본질을 중시한다.
경쟁에 지친 우리를 치유해주는 목소리.
손승연은 신데렐라로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게 아니다.
천부적인 재능과 오랜 염원이 화학적으로 결합한 뒤 시대와 만나 완성된 스타라는 이야기다.

▲ 모교인 홍은중학교 앞에서 활짝 웃는 손승연.

S#2. 그녀를 만난 이유

비 내리는 수요일.
은평구 홍은중학교에서 그녀를 만났다.
첫 만남인데도 시원스럽게 인사를 한다.
털털한 성격이 그냥 드러난다.
"나는 '안녕'을 너무 좋아해요."
"오오, 어른들은 그 노래를 좋아하시더라구요."

홍은중학교는 그녀의 모교다.
모교에서 영어 팝송 경연대회가 열리는데 초청가수로 초대된 것이다.
"제가 6년 전 열네 살 때 팝송 경연대회에 참가해 우승을 하고 가수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거든요. 그래서 이 대회는 저에게 각별합니다."
오전인데다가 학교 강당의 음향시스템이 좋지 않은데도 그녀는 있는 힘을 다해 세 곡이나 불렀다.
후배들이 열광했다.
이제 스타가 됐지만 모교의 행사이므로 출연료는 없고 거꾸로 전교생에게 음료수를 하나씩 선사했다.

▲ 학생들이 줄을 서서 손승연에게 사인을 받고 있다.

공연이 끝나고 사인회가 열렸다.
300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길게 줄을 섰다.
점심시간인데도 아이들은 밥을 마다하고 자랑스런 선배의 사인을 받고자 했다.
손승연은 싫은 기색 전혀 비치지 않고 두 시간에 걸쳐 전원에게 사인을 해주었다.
"쟤가 원래 저렇게 고집이 세요."
지켜보던 그녀의 어머니가 씩 웃는다.


▲ 손승연의 단증.

사인회를 끝내고 운동장으로 함께 나왔다.
"바둑을 배웠다면서요?"
"네에 1단 둡니다."
"혹시 타이젬 알아요?"
"에이, 바둑 두면서 타이젬 모른다는 게 말이 되나요? 한때 엄청 거기서 바둑을 뒀어요. 지금도 아빠, 동생과 가끔 둡니다."
그녀를 찾아온 이유를 이제는 아시리라.
천재 디바 손승연 양은 오래 전부터 우리들의 가족이었던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도 그녀와 바둑을 두었을지 모른다.
바둑을 좋아하는 가수라면 우리가 지지하고 응원해줄 이유가 충분하지 않은가?
게다가 노래까지 잘하니 바둑 팬들의 마음을 몽땅 모아서 그녀의 등 뒤에 달아주고 싶다.

▲ 열창 중인 손승연.

S#3. 진심을 담아 부른다

손승연에게 청풍명월 바둑가요제 초청장을 내밀었다.
"우와 재미있겠는데요!"
심성 고운 그녀 당장 스케줄을 확인한다.
그러더니 한숨을 내쉰다.
"어휴, 일정이 안 맞네요. 23일 미국으로 음악여행가거든요."
보이스 오브 코리아 우승 옵션으로 디지털 음반제작과 음악여행이 잡혀 있다고 한다.
시간만 맞으면 바둑계의 행사는 언제든지 오케이라고 시원스럽게 말한다.
말이라도 참 예쁘게 한다.

그녀의 동생인 손정인 군이 현재 이세돌 도장에서 바둑을 배우고 있어 인연의 끈이 닿아있는 셈이다.
"동생이 가끔 내기 바둑을 두자고 해요. 천 원짜리 내기인데 요 녀석이 무섭게 실력이 늘어서 요즘은 많이 깔고 둬요. 지는 게 무척 싫은데 다시 바둑을 배워야 할까 봐요."
1993년 생 숙녀 손승연은 홍은중, 서울공연예술고교를 나와 호원대 실용음악학과에 재학 중이다.
고교 때 전교 2등을 유지했고 미국의 버클리 음대에도 합격해 선택의 고비에 서 있다.
"신승훈 선생님과 미국 음악여행을 하면서 미래를 설계해 볼 생각입니다."
"방송을 통해 스타가 됐는데 기분이 어떤가요?"
"일단 방송국에 자주 가서 연예인들을 직접 보는 게 좋아요 후후."
아직 새내기 티를 벗지 못한 풋풋함이 보기 좋다.
"타이젬의 삼촌 팬들에게 인사말 전하실래요?"
"제 노래 사랑해주세요. 바둑 좋아하시는 분들 의리강하잖아요? 저도 앞으로 계속 바둑 잊지 않을게요."
진심을 노래에 담아 부르는 손승연 양을 오늘 유저수첩의 주인공으로 소개해드린다.

▲ 손승연과 필자의 기념사진 찰칵! 
TYGEM / 김종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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