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1. 타이젬의 자생적인 커뮤니티
"유성으로 오시죠. 점심이나 같이 하게요."
칼럼 코너에 소설 [다사왕비]를 연재하고 있는 리징 이상훈 작가로부터 날아온 전화.
[다사왕비] 코너에서 작가와 함께 날마다 이야기를 꾸며가고 있는 댓글 작가들과 만나는 날이라고 한다.
사실 이런 연락은 좀 무섭다.
200Km쯤 달려가서 밥 한 끼 먹고 친해질 만하면 작별하고 다시 홀로 먼 길 돌아오는 귀로가 너무 쓸쓸하기에.
그러나 그 길 각오하고 차를 몬다. 서울과 부산 등 각지에서 올라오는 바둑 벗들 또한 다르지 않으므로.
이 작가는 독자들을 '댓글 작가'라고 부른다.
올해 들어 타이젬과 연을 맺은 이상훈 작가는 아주 오래전부터 바둑계의 아이디어맨으로 알려져 있었다.
바둑사학자 청석 이승우 선생의 조카이면서 바둑을 응용한 어린이 산수 책 등을 출간하기도 했었다.
만학도로서 명지대 바둑학 석사과정과 박사과정까지 이수했다.
"타이젬은 확실히 문화 환경이 기름진 것 같습니다. 소설 코너에 들어온 독자들이 필자를 자극하고 뒤에서 떠미는 분위기랄까? 그래서 소설 쓰는 맛을 느낍니다."
과거 신문지상과 사이트를 통해 대하소설을 연재한 적 있지만 타이젬에서의 작업이 신명난다고 밝힌다.
"소설 본문보다도 아래에 달린 댓글이 더 인기를 끌고 있거든요. 작가로서 머리를 긁을 일이지만 그분들의 참여가 너무 고마워서 밥이라도 한 번 함께 먹고 싶었습니다."
그런 마음을 밝혔는데 곧바로 총대를 멘 사나이가 등장했다.
▲ mbtion.
"만남 장소는 대전의 유성이 좋겠군요. 제가 자리를 만들겠습니다."
mbtion(6단)이 호스트를 자청했다.
그는 오래전부터 타이젬에서 바둑을 즐겨 온 마니아였다.
[다사왕비]가 연재되면서 필자 이상훈 작가의 프로필을 보다가 깜짝 놀랐다.
까마득히 오랜 소년시절 충북 옥천중학교 동창이었기 때문이다.
mbtion(6단)은 안경 렌즈 수출사업으로 사상 처음 수출 1억불을 달성한 사업가, 옛 친구를 위해 기꺼이 자리를 만든 거였다.
타이젬이 출범한 이후 지금까지 이런 모임은 수없이 있었으리라.
온라인의 인연이 오프라인으로 전개되는 확장의 수순을 지켜보면 경이롭다.
이렇게 자생적인 커뮤니티가 계속 만들어지는 타이젬의 문화 생태계는 건강하고 싱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