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혁 위원은 프로기사 야구팀 棋에 일일코치로 자원하며 많은 기사들과 야구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일단 기력이 어느 정도 되나?
타이젬 5급 정도. 어릴 때 아버지가 두는 것을 보며 두 집 개념은 이미 알고 있었다. 바둑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 선수시절 경기에서 너무 서두르는 경향이 있는 것을 보고 주위사람이 바둑을 권해주었다. 바둑은 한 수 둘 때마다 판 전체를 다시 봐야 하는 게임이라서 도움이 될 것이라 했다. 그렇게 해서 바둑을 다시 시작했다. 바둑이랑 야구랑 닮은 점은 꽤 많았다.
주로 어떤 점이 닮았나? 일단 야구는 몸을 쓰는 운동이지만 생각할 시간이 많은 운동이다. 야구는 볼 카운트 아웃카운트에 따라 투구의 질이 달라지고 뒤 타자까지 신경 써가면서 1구 1구를 던진다. 당연히 바둑처럼 멘탈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노력을 배신하지 않는다는 점도 닮았다. 또 경기 전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또한 경기 전체를 아우르는 시각이 있어야 하는 것도 비슷하다. 또한 야구선수들도 상대전적에 따라 움츠러들기도 하고 강하게 대들기도 하는 경향이 있다. 바둑도 기풍에 따라 잘 안 맞는 사람도 있는 것처럼.
바둑은 지금도 즐기는가?
당연하다. 그런데 하는 일이 바쁘니 푹 빠졌을 때보다는 조금 덜하다. 내가 바둑을 너무 좋아해서 '어릴 때부터 바둑을 배웠더라면…' 하는 생각도 가끔 해본다. 손혁의 혁 자(字)가 여러 뜻이 있는데 그 중 '바둑 혁(奕)'도 된다. (웃으면서) 그래서 생래적으로 나는 바둑인이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했다.
바둑에 대한 에피소드를 하나 들려 달라.
선수시절에 친구랑 오후 6시부터 바둑을 두기 시작했는데 이제 그만 둬야지 하고 시계를 봤더니 새벽 6시까지 두었다. 그런데 배가 고파서 저녁으로 준비했던 김치찌개를 새까맣게 태워버려 자칫 불날 뻔한 기억이 있다.
프로선수 시절에 가끔 바둑을 두던 친구들은 누구누구인가? 임선동 최창호 김상호 등과 선수시절 바둑을 즐겼다. 그 때 내 실력이 9급 정도 되었던 때라 그들에게 많이 졌다. 그런데 지금은 내가 많이 늘어서 자신 있다.(웃음) 그리고 구대성 송진우 박정태 선배가 바둑을 두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코끼리' 김응룡, '국민감독' 김인식 감독도 바둑이 강하다고 알고 있다.
한희원 프로골퍼와 스포츠스타 부부인데, 평범한 부부와 차이점이 있나? 공감대가 형성되어 잘 이해해준다. 아주 좋다. 다만 아내가 미국에서 선수생활을 하니까 자주 보지 못하는 점은 아쉽다. 그래서 나는 여름에는 한국에 있고, 겨울에는 샌프란시스코로 간다. 내년 1월에도 다시 샌프란시스코로 갈 예정이다. 그곳에서 나는 야구를 종종 가르친다. 나는 다른 사람들의 투구에 도움을 주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오늘도 棋선수단을 보러 온 것이다. (여기서 손혁이 棋를 샌프란시스코로 초청하겠다고 하자 棋팀도 추진해보자며 폭발적인 반응이 일어났음.)
오늘 棋팀을 지도했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누구인가?
오늘 MVP는 윤현석이다. 외야에 세 번의 수비기회가 있었는데 '저런 공을 잡을 수 있다니…'하고 놀란 것이 두 번이다. 또 박승철은 2루수로 출전했는데 저런 포즈로도 수비가 제대로 먹힌다는 것이 미스터리했다(웃음). 대체로 선수들의 발이 빠른 편이다.
▲ 또 손혁위원(맨 오른쪽)은 저녁에는 프로기사들에게 바둑의 궁금증에 대해 많은 질문을 쏱아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