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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棋士소식]아픔 딛고 재기하는 유창혁9단
[棋士소식]아픔 딛고 재기하는 유창혁9단
2004-06-09 오후 2:09:53 입력
喪妻 아픔 딛고 재기하는 유창혁 九단
"아직도 가끔 멍해이젠 정신차리고 둬야죠"
아내 위해서라도 자식·제자 열심히 키울것
유창혁(38)은 눈에 띄게 지친 모습이었다. 사랑하는 아내(전 MBC 김태희 아나운서)를
갑작스럽게 떠나 보낸 지 어느덧 석 달여. 마포구 염리동 ‘유창혁 바둑도장’에서 만난 그의 얼굴은 아직도 그늘지고 푸석푸석해 보였다. 후지쓰배와
중국 리그 출국 준비에 바쁘던 그는 “팬들이 너무 궁금해 한다”는 설득에 결심한 듯, 그간의 심경과 근황을 처음으로 털어놓았다.
ㅡ요즘 성적이 들쭉날쭉이던데….
“아직도 대국 때 종종 멍하니 딴 생각에 빠져들곤 합니다. 게다가 밤에 잠을 잘 못 자고 잠들어도 자꾸 깨고, 술 먹는 횟수도 늘고…. 바둑 내용이 내가 봐도 부끄러울 때가 많습니다.” (유창혁의 올 전체 성적은 8일 현재 19승 16패, 시즌 초 7승 2패를 달리다 상처한 3월 이후부터는 12승 14패를 기록 중이다)
ㅡ사실 유 사범 부부만큼 바둑계에서 소문난 잉꼬부부도 없었지요.
“부모님을 모시고 함께 놀러가기로 약속돼 있던 바로 전날 밤 불행이 찾아왔어요. 큰애는 내가 보겠다니까 운전하려면 피곤할 테니 미리 자라고…. 주말이어서 애 보는 아줌마도 그날따라 없었죠. 빈혈에다 불면증 증세까지 있던 아내에게 그날 밤 모든 걸 맡겼던 일이 두고두고 걸립니다.”
ㅡ아이들을 보면 특히 마음이 아프겠어요.
“인큐베이터도 벗어나지 못했을 때 엄마를 잃은 둘째는 이제 생후 4개월이 됐습니다. 이 녀석이 예정일보다 한 달 반 미리 태어난 게 아내 건강 악화의 한 원인이었지만 잘 자라주고 있으니 고맙죠. 하지만 17개월짜리 큰 녀석이 종종 보채며 엄마를 찾을 때면 참 애처롭습니다.”
ㅡ요즘 일상 생활을 소개해 주렵니까?
“애들은 제 부모님께서 쌍문동 집에서 돌봐주고 계셔서 주말에 한 번씩 만납니다. 저는 아직 서부이촌동(전세) 집에 달랑 혼자 머물고 있는데, 너무 쓸쓸하고 옛 일이 생각나 되도록 늦게 들어가게 되더군요. 식사는 주로 사 먹고, 빨래는 모았다가 주말에 들고 갑니다.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모두가 합쳐 살기로 하고 현재 집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ㅡ아내 묘소는 자주 찾는지….
“고양시에 있는 해인사 미타원이란 납골당에 유골을 안치했어요. 매주 한 번씩 들르곤 하는데 쉽지는 않네요. 지난번 초파일 때는 중국에 가 있는 바람에 찾지 못했을 정도니까요.”
ㅡ요즘 과거 어느 때보다도 바빠진 모습이던데….
“이런저런 잡념을 없애려고 바둑TV에도 나가는 등 일부러 많은 일을 벌려 놓았습니다. 첨엔 중국리그를 포기할까도 생각했지만 신의를 저버릴 수 없어 강행했죠. 가을쯤 해서 아내도 한번 데리고 간다고 약속했었는데…. 성적이 부진해 소속 팀에 미안할 뿐입니다.”
ㅡ바둑 도장을 연 것도 같은 맥락인가요?
“유망한 새싹을 내 손으로 키워보고 싶다는 꿈은 오래 전부터 있었지요. 도장(02-719-3879)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시간이 가장 부담 없고 즐겁습니다. 최근엔 도장 근처에 연수생 숙소도 마련했지요. 가장 믿고 의지해 온 선배 최규병 九단을 비롯해 후배 기사 몇 명이 함께 애쓰고 있는데, 언젠가는 바둑 서적 출판과 인터넷 강의까지 영역을 넓히고 싶습니다.”
ㅡ세계 최강 그룹의 일각을 계속 지켜 나가길 모두가 바라는데….
“연령대로 보나 벌려놓은 시간표로 보나 이제 모든 기전에 매달리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큰 기전을 골라 출전해 매년 국제와 국내 기전 1개씩만 차지할 수 있다면 행복할 것 같아요. 앞으로는 삶을 관조하고 베풀면서, 애들 키워가는 재미로 살아갈 생각입니다.”
ㅡ2세들에게도 바둑 가르칠 생각 있나요?
“4, 5세쯤 되면 일단 시켜보려고 해요. 원한다면 전문가까지 밀어줘야죠. 아내는 결혼 후 내게 배워서 한 15급쯤 됐었나…. 25점으로 매번 덤벼오곤 했는데 자주 못 가르쳐줬어요. 훗날 천상에서 만나면 실컷 두어줘야죠. (그는 이 대목에서 기어이 눈자위를 붉혔다)”
ㅡ이젠 지난 봄의 충격에서 벗어나야 하지 않겠습니까?
“요즘 들어서 아, 이게 정말로 현실이구나 하고 가끔씩 실감하곤 합니다. 그런 게 적응이라는 건지…. 그날 이후 숱한 분이 편지 메일 전화 등 여러 방법으로 위로해 주셨는데, 제 성격 탓에 감사하다는 인사말 한마디 변변히 못했어요. 이 기회를 빌려 용서를 구하고 싶군요. 아내 몫까지 열심히 살아 가렵니다.”
(이홍렬기자 hrlee@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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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그날 이후로 첫번째 인터뷰였습니다. 이 기사를 보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습니다. 중국기사 검색하다가 유창혁9단에 대한 기사를 보았는데, 다시보니 한국에서 오늘 나온 기사더군요. 원 기사에서는 유창혁9단의 사진이 있는데 생략했습니다. 너무나 살이 빠져있고 초췌한 모습이 가슴 아파서요...
http://weiqi.tom.com/php/display.php?id=9027 http://www.chosun.com/w21data/html/news/200406/200406080282.html
유창혁9단에 대한 타이젬 기우님들의 사랑도 뜨겁습니다. 부디 아픔 딛고 다시 우뚝 서시기를 바랍니다. ㅠ.ㅜ::
그리고 마포구 염리동에 유창혁 바둑도장을 개원했다고 합니다. 정말 훌륭한 바둑 도장으로 진심으로 발전하기를 바랍니다. 타이젬 기우님들도 관심 가져주시기를 바랍니다.
꾸벅
[타이젬 명예기자 i진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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