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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우승은 봉이다.
준우승은 봉이다.
2012-12-12 오후 9:39:22 입력
세계기전 준우승은 봉이다.

어떤 대회든지 1등이 최고다. 올림픽이든 아시안게임이든 하물며 동네 축구 시합일지라도 1등이 최고다. 누구나 경험했음직한 초등학교 50미터 달리기 시합, 자신 앞의 주자가 단 한 명도 없고 달리는 기분. 결승선에 노란 테이프가 나를 기다린다. 수 많은 친구들이 감탄의 눈초리로 쳐다본다. 뒷통수에서 들리는 나를 따르는 자들의 거친 숨소리에 뒤를 획돌아보는 순간 나를 앞서면서 1등을 가로채는 친구. 1등 놓쳤다. 2등이다. 아쉽고도 억울한 2등. 말하자면 준우승이다. 차라리 처음부터 뛰지나 말았었다면 이리도 아쉽고 속상하지는 않을텐데. 1등에게 돌아가는 푸짐한 상품이 부러워서도, 1등을 빼앗은 친구가 미워서도 아니다. 자존심이 상한거다. 결승 테이프를 앞두고 왜 뒤를 돌아보았을까. 그냥 앞만 보고 열심히 달리면 되는데. 어린 마음에 상처를 주었던 1등, 아니 2등에대한 섭섭함과 아쉬움은 누구나 느끼는바다.그런데 이런 섭섭함과 아쉬움의 경쟁이 세계 바둑계에도 횡행한다.
지난 5월 30일에 세계 체스팬들의 마음을 조마조마하게했던, 러시아 모스코바 트레티야포프스키 뮤지엄(너무 길어서 슬픈 그 이름이여...ㅡ.ㅜ::)에서 진행된 "제 5회 세계 체스 챔피언십 대회"에서 현 체스 챔피언인 Anand는 도전자 Gelpant를 상대로 12경기 6대6동점 상황에서 땀에 쥐는 명승부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여기서 놀라우면서도 지극히 정상적인 장면은 우승자 Anand는 상금이 150만 달러였고, 준우승자는 100만달러였다는 사실이다. 상금액수가 문제가 아니라, 준우승 상금이 우승상금의 2/3, 즉 67%에 달한다는 점이다. 우승못한 준우승자 아쉬워하면서도 속으로는 매우 만족하면서 귀가했을 듯.
다른 스포츠 대부분 준우승 상금은 우승의 70%가 상식. 그런데 유독 세계기전만큼은 그 비율이 갈수록 준우승자를 봉으로 만들고 있다. 전체적으로 본다면 국내 선발전이나 세계기전 출전 자격을 따기위한 대국 횟수(보통 7~8연승)를 빼고도 32강 혹은 64강에서 5연승에서 6연승을 해야 결승전에 도달할 수 있다. 그리고나서 다시 2승이든 3승이든 먼저 이겨야 우승한다. 우승자 훌륭하지만, 준우승자도 못지않다.
한국 국내기전의 우승상금과 준우승상금의 전반적인 변화 추세를 다 꼽아보지는 못했으나 1980년 제 25기 국수전 자료에 의하면 준우승자는 우승자 상금의 35%가량을 받았다.

기전의 성격에 따라다른데 60%에서 시작해서 세월이 갈수록 우승대비 준우승자 상금은 작아져서 현 세계기전은 20% 정도로 추락 중이다.사실상 첫 세계기전인 응창기배가 준우승 상금비율을 대폭 축소시키는데 기폭제가 된다. 우승 40만불 준우승 10만불. 그 이 후로 모든 세계기전이 전례를 따르기 시작한다. 준우승자 상금비율 축소 가속화가 되었다. 국내기전도 그 길을 간다.

한국기원 자료에 준우승자 상금이 공식적으로 게시되지를 않아서 낱낱이 구체적인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확인할 수 없었다. 우승 상금은 공식적이지만, 준우승자 상금은 비밀(?). 그러고 싶어서는 아니고, 승자 독식주의가 갈 수록 심화되니, 준우승 상금 게시를 아예 뺏나보다. 추세라면 추세. 그 중 제7기 원익배 십단전은 우승이 5,000만원이고 준우승은 2000만원이다. 40%정도의 비율로 2등도 만족할 수 있겠다. GS칼텍스배는 좀 심하다. 우승상금은 7,000만원인데 준우승은 1,500만원이다. 21.3%다. GS칼택스배는 우승상금은 원익배 십단전보다 2,000만원이나 더 많은데, 준우승상금은 오히려 500만원 적다. GS칼텍스배 준우승자는 원익배가 부럽다. 앞으로 20%도 위험하다. 우승상금 1억원에 준우승 0.1억원주는 10% 기전도 생겨날 수도 있다. 결승전까지 오른 2등에 대한 푸대접이 이 정도이니 3~4위와 그 이하는 언급하기조차도 창피한 수준. 바둑계는 갈 수록 박해지나. 왜. 적은 비용으로 홍보효과는 딱. 우승자에게 몰아주고 상금 높은 기전으로 생색하기 좋다. 얼마전에 한국리그를 마쳤다. 우승팀은 3억원 준우승은 2억원 3위는 1억원이었다. 왜 그렇게 정했을까? 그 비율이 가장 올바른 분배라고 바둑계가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위자 상금까지 우승자에게 몰아주는 유행(?)이 장기적으로 바둑계에 득인가.
프로기사들이여, 바둑과 체스에 모두 유능하다면 세계기전은 체스기전으로 달려가고, 이왕 국내기전 우승하려면 홍보효과 짱인 우승자 독식대회를, 피치못할 사정으로 준우승하고자 한다면 사랑과 배려가 충만한 원익배 십단전을 과감히 선택하라.
[i진선 한마디]
쉬는 동안 "1등 독식주의, 1% 과식주의" 인가 어쩌구 하는 경제관련 글 쓰다가..바둑계에도 날로 줄어드는 준우승 상금비율 축소 경향을 보면서 기사 작성했었습니다. 프로체스의 66% 정도까지는 안되어도...최소한 50% 아니... 40%라도 되어야죠.
(본문에서 삼성화재배와 LG배 관련 내용은 뺏습니다. 훔.....세계기전 비판하고자 한 건데...국내기전만...ㅡ.ㅡ:: 바둑계분들도 이미 잘 알고 있고, 앞으로 변화와 개혁이 있겠죠. 한중일 프로기사들..일생을 바둑에 몸바쳐서 살아가는 직업인들인데...타 스포츠 못지않은 공정한 분배 비율이 되어야죠. 그래야 파이가 더욱 커집니다. 지금보다 더 그 비율이 악화된다면..정말 큰일입니다. 전체적으로 수정본은 원문 행간 내용과 큰 차이 없습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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