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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바둑

음주, 바둑

2013-05-13 오후 12:21:45 입력

술은 술이요, 바둑은 바둑이로다.

바둑계는 이미 70년대에 음주 예절 홍보에 앞장서

최근 음주로 벌어진 희대의 사건 때문에 정국이 뒤숭숭하다. 믿기힘든 첫 소식이 흘러나오자마자 타이젬 대국실의 회원들까지도 술렁거렸다. 지금 며칠째 이런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데, 국민들은 참으로 괴롭다. 만약 술에 관련된 사고나 추태가 바둑계 행사나 기전중에 벌어졌다면, 한국기원은 당연히 추호의 관용이나 용서없이 냉정하게 처리되었을 것이다.    

다행히 한국 프로기사들의 상당수는 술을 잘 하지 못한다. 조훈현 9단(이하 단위생략)은 빈 소주병만 보아도 취한다고 하고, 한 때는 구리와 콩지에와 두주불사 외치며 마셨던 이세돌도 최근 들어서 주량이 매우 줄었다고 전한다. 사실 아예 못함도 지나침도 안좋다. 약간의 술은 대화의 문을 열지만 심하면 자신을 제어하기 힘들어서다. 

중국 송(宋)나라의 문장가이며 시인이며 명필가로 역사에 길이 이름 남긴 소동파(蘇東波)는 말년에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세가지를 탄식했다.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못한 것이 세가지가 있으니, 음주와 가창 그리고 바둑이다." 그러나 그의 시문에 보면 술마시고 흥겹게 놀았다던지, 옆 사람의 노래 따라불렀으니...라는 자취가 남아있다. 또 '이기면 진실로 기쁘고, 져도 또한 즐겁다.' (勝固欣然.敗亦可喜) 라는 글도 남아있음 보면, 아마도 하긴 했는데, 뛰어나게 잘 하지는 못했다는 아쉬움의 뜻일거다.

과거의 자료를 보면, 한국기원도 과한 음주에 매우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술 좋아하는 문인들에게 전염된 주당 프로기사들로 한국기원 월간바둑 편집실에까지도 술 냄새가 진동했었다고 한다. 전날 심한 음주하고 대국 결석도 자주 있었고, 왔어도 덜 깬 상태로 대국이 제대로 진행될 리가 없다. 일본에서 당대 최고수였던 후지사와 9단은 술취한 상태로 NHK TV에 출연하여 90분 대국 방영 시간이 예정되어 있는데, 30분만에 돌을 던지고 사라져서 방송 제작진은 나머지 60분간을 메꾸느라고 고역을 치뤘다. 화가난 NHK는 '취중대국'한 후지사와에 대하여 징계할 것을 일본 기원에 강력하게 항의했었다. 이 후로 일본기원은 술마시고 대국 금하는 원칙을 세웠다. 물론 원칙일 뿐, 규칙은 아니어서, 술 소동은 그 후에도 종종 일어났다.  

적당히 좋아함은 어쩔 수 없지만, 바둑과 함께 할 때는 별로 어울리지를 않는다. 술은 술이요, 바둑은 바둑일 뿐이다. 보완제도 아니고, 대체제도 아니다. 바둑의 원리가치는 술과 전혀 관련없다. 1977년 동아일보기사 보면, 한국기원은 술에 대하여 상당히 경계하여, 바둑 예절 캠패인까지 벌였음을 볼 수가 있다. 당시 우리 사회에서는 과한 음주를 호기로 여기고, 음주운전까지도 법적인 관용(?) 베풀던 시기였다. 시대를 앞서서 음주에 경각심 불러일으킨 바둑계의 모습에 흐믓하면서도, 그 후 40여년 된 지금, 정치계는 아직까지도 '술판 깽판'인가보다. 기막히고도 한심하고도 매우 씁쓸하다.

[i진선 한 마디]

전 아나운서가 공식 뉴스중에 'X덩이' 'X팬티'등등 언급하는 모습 살다살다 처음 보았습니다. 한 명의 술취한 미친 X 덕분에 국격이 추락하여 정말 속상합니다. 우리 사회는 음주에 대하여 더욱 경각심을 높이고, 엄격한 규제와 조치가 필요합니다.

TYGEM / i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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