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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덕기회가 우리를 이어주는 공감대죠'

'이젠 덕기회가 우리를 이어주는 공감대죠'

2013-11-23 오후 10:52:16 입력


▲ 제10회 덕수고 총동창회장배 바둑대회 전경.  

"이제는 바둑이 우리를 이어주는 공감대죠."

전북 부안에 사는 김석환 씨(덕수고 66회)는 오늘 부안에서 서울로 한걸음에 달려왔다. 오로지 제10회 덕수고 총동창회장배 바둑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300km가 넘는 여정에 오른 것이다. 김씨는 우승상금을 노릴 만한 기력도 아니다. 기원 5급정도. '아니, 대체 덕수고 바둑대회가 뭐길래?'

23일 토요일 300석을 완비한 종로기원에는 덕수고등학교 동문들로 붐볐다. 바로 제10회 덕수고 총동창회장배 바둑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47회 졸업생부터 75회 졸업생까지 덕수고 동문기우들이 종로기원에서 화합을 다진 것. 프로기사 김종수도 대회장에 도착한다. 야구명문 덕수고가 바둑도 명문이었다. 

덕수고등학교 기우회의 명칭은 '덕기회'. 덕기회 회원들은 보통 각 기수 별로 매주 모임을 갖고, 수담을 즐긴다. 덕기회의 총 동문들이 모이는 때는 1년에 두 번으로, 5월에는 각 기수 별로 팀을 이뤄 단체전의 형식으로 대회를 하며, 11월에는 개인전을 벌인다. 매주 있는 행사가 아니기에 자주 볼 수 없는 선후배들과 수담을 나누기 위해 부안에서도 찾아오고 '번개소문' 김종수도 자리를 빛내러 왔다.

학창시절에 바둑동아리가 있었던 것인지 덕수고는 동문기우회원이 상당히 많다. 오늘 대회에는 101명이 참가신청을 했지만 덕기회 총 회원은 약 700명이라고.

장승권(60회) 기우회장은 "맨 처음 기우회 대회를 열었을 때가 6년 전이다. 그 때 참가선수는 30명에 불과했다. 덕수고 기우회가 이렇게 활성화된 것은 YES24 고교동문전 덕분이다. YES24 첫 출전만 해도 동문 중에 강자가 있는지도 잘 몰랐던 터라 수소문해 겨우 팀을 꾸릴 수 있는 정도였다. 그런데 이제는 YES24 고교동문전에 덕수고가 출전한다는 소식을 들은 동문들이 점차 덕기회에 가입했고, 이제는 매 년 2차례의 대회를 거쳐 YES24배 출전선수를 선발할 만큼 경쟁이 치열해졌다."라고 전했다.

이러한 덕기회를 지켜보며 김천배(50회) 총동문회 부회장은 "나도 10급 정도 바둑을 두기 때문에 덕기회를 유심히 지켜보는데, 상당한 발전을 거듭했다. 아주 기쁘다. 동문 기우회에 후배들이 무척 열정적이기에 보는 나도 흐뭇해 매년 약소하게 지원금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오늘 대회는 1년 중 두번째 대회인 개인전. A조부터 F조까지 16명씩 6조로 나뉘어 치러진다. 기력은 모두 기원급수로 참여해, A조에 속한 이들은 1급. 동문들은 서로의 기력을 대강 알고있기 때문에, '사기급수'로 출전하는 경우는 없다.

대회에 참가한 음승모(66회) 씨는 덕기회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사실 학창시절에 바둑두며 어울리진 않았다. 바둑두면 어른들께 혼나는 시절이기도 했지만 모두 공부하느라 바빴다. 그 시절에는 공부와 학교라는 매개체로 친구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는데, 졸업한 뒤에는 친구들과 서먹해지더라. 아무래도 살아가는 환경이 다르기에 공감대가 무너진 것 아니겠나. 그런데 덕기회에 가입한 이후, 바둑이라는 매개체로 다시 동문들과 학창시절의 추억을 되새기고 있다. 이제는 바둑이 우리의 공감대다."



▲ 종로기원 입구에 들어서면, 덕수고 동문들의 출석체크 창구가 있다. 선수들은 출석체크 후 이름표를 받아 착석.

▲ '덕기회의 주역들' 왼쪽부터 덕기회 2대회장 최용일(60회), 1대회장 김용선(54회), 3대회장 장승권(60회).

▲ 김천배(50회) 총동문회 부회장의 개회사. "오늘 하루 마음껏 즐기시고 추억에 남는 하루 되시라-"

▲ 장승권(60회) 덕기회 회장의 대국개시선언으로 대회가 시작했다.

▲ 대회는 16명 씩 총 6개조로 나뉜다. 한 조의 리그전은 승자조와 패자조로 나뉘어 두는데, 위 사진의 내용으로 진행한다. 장승권 회장은 "이 리그전으로 진행할 경우, 한 판을 지고 집에가는 선수는 없다. 최소 2판 이상 두어야하며, 16명 중 5명이 상을 받게 된다. 이 대회는 다 함께 즐기는 대회기 때문에 이러한 방식을 내가 구상했다."라며 자랑했다.

▲ 박종현(60회) 씨가 전승웅(65회) 씨에게 패했다. 박종현 씨(왼쪽)가 "너 선배대접 제대로 안할래?"라고 농을 던지자, 전승웅 씨는 "원래 5년이나 차이나는 선배는 안 무섭습니다."라고 받아쳤다.

▲ 부안에서 김석환(66회) 씨가 헐레벌떡 들어왔다. "지각은 아니죠?"


▲ 김석환 씨의 66회 동기들이 그의 발걸음을 환영해준다.

▲ 덕수고 54회 동문들의 모습.

▲ 기원 내에 '끔'은 절대금지 입니다.

▲ 임동균 아마7단의 친형 임창균(53회) 씨도 덕수동문이다.

▲ 64회 동문 중에는 1급이 무려 3명이나 있다.  

▲ 60기 동문들이 모였다. 왼쪽부터 이관용, 김재복, 서진원, 이원형 씨.

▲ 54회 졸업생 박치용 씨와 박홍근 씨는 학창시절부터 라이벌. 박치용(왼쪽) 씨는 "요즘 내기바둑을 두면 저 친구한테 맨날 진다. 돈을 하도 잃어서 집사람이 같이 어울리지 말라한다."며 너스레. 

▲ 역시 A조에는 관전자들이 많다. 저 멀리 프로기사 김종수(67회)의 모습도 보인다.

▲ 프로기사 김종수(67회)와 그의 동기 오경진 씨. 오경진 씨는 "1학년 겨울방학 때 내가 김종수를 이긴 적이 있는데, 김종수는 계속 인정하지 않는다."라고 하자, 김종수는 "그럴리가 없다. 내가 학창시절엔 기원만 다녔는데…"라며 웃었다.
TYGEM / 강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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